중동 산유국 감산에 기름값 배럴당 100달러 넘었다

브렌트유·WTI 모두 100달러 돌파
전쟁 장기화에 걸프 산유국 감산 영향
“원유 정제 제품 사상 최고치 기록할수도”

 

[더구루=정등용 기자] 글로벌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어섰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중동 지역 산유국들이 본격적인 감산에 들어간 탓이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8일(현지시간)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6.19% 상승해 배럴당 107.7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8.98% 오른 108.15달러에 거래됐다. WTI는 지난주에만 36% 오르며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바 있다. 주간 기준 상승률은 집계가 시작된 지난 1983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지난 1월 초만 해도 WTI와 브렌트유는 모두 배럴당 6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이후 중동 지역 정세가 악화하면서 유가도 상승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로 산유국들이 감산에 들어가면서 유가도 걷잡을 수 없이 오르게 됐다.

 

석유 인프라 모니터링 업체 ‘카이로스(Kayrros)’의 최신 영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수출 길이 막히면서 원유 저장 탱크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감산을 시작했다.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걸프만을 통한 출하 경로를 '동·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홍해 쪽으로 변경을 시도 중이다.

 

쿠웨이트 석유공사(KPC)는 "원유 수출에 대해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고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불가항력 조항은 전쟁과 자연재해 같은 통제불능 이변이 터지면 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해도 책임을 면제하거나 이행을 미뤄주는 장치다.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 역시 해상 유전의 생산량을 감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는 이미 원유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감축했으며, 카타르는 LNG 수출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최근에는 석유 시설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도 감행되고 있다. 사우디 당국은 “하루 생산량 100만 배럴 규모의 셰이바(Shaybah) 유전을 겨냥한 드론 21대를 요격했으며, 베리(Berri) 유전 또한 공격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테헤란 인근의 주요 연료 저장 시설을 폭격했다.

 

전문가들은 전쟁 당사국들이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유가도 추가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컨설팅 업체 ‘에너지 애스펙츠(Energy Aspects)’의 지정학 책임자 리처드 브론즈는 “외교적 해결책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걸프 산유국들이 감산을 발표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꺼리고 있어 글로벌 유가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의 흐름이 3월 내내 저하된 상태로 유지된다면 원유와 가솔린, 디젤 같은 정제 제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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