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타격' 발언 이후 글로벌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브렌트유가 지난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브렌트유 현물 가격은 2일(현지시간) 배럴당 141.36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20년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물 가격은 향후 10~30일 내에 인도될 브렌트유 수요를 반영한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이 같은 현물 가격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공급 차질로 현재 실물 원유 공급이 매우 부족해졌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브렌트유 선물이 현물보다 약 32.33달러(약 3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브렌트유 6월물 종가는 전장 대비 7.78% 오른 배럴당 109.03달러였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에너지 전문 투자회사 ‘에너지 에스펙츠(Energy Aspects)’의 설립자 암리타 센은 "선물 가격은 투자자들에게 상황이 그리 심각하지 않다는 '잘못된 안도감'을 주고 있다"며 "금융 시장은 여러 면에서 공급 부족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유럽에서 디젤 가격은 배럴당 약 200달러에 육박한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워스 셰브론(Chevron) CEO도 지난 23일 미국 에너지 컨퍼런스에 참석해 "선물 가격이 해협 봉쇄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의 규모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면서 “시장이 불충분한 정보와 막연한 인식에 의존해 거래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5월 인도분 WTI도 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장 대비 11.42달러(11.41%) 오른 배럴당 111.54달러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지난 2022년 6월 이후 3년 10개월 만의 최고치다.
이 같은 유가 급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2∼3주에 걸쳐 이란에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며 "그들을 석기 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세계 최대 장외시장(OTC) 중개업체 ‘TC 아이캡(TC ICAP)’의 에너지 스페셜리스트인 스콧 셀턴은 "시장은 이 상황을 전혀 대비 못 하고 있었다"면서 "투자자들은 긴장 완화 발언을 기대했는데, 완전히 반대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