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이 필리핀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공격기 'FA-50' 추가 수출을 위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현지 공군 본부를 방문해 아리스토텔 곤살레스 부사령관과 만났다. 주요 정책 결정자들과 연쇄 미팅을 갖고 추가 수출을 통해 양국 안보 협력의 새 지평을 연다. 21일 필리핀 공군과 SMNI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석 청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필리핀 파사이시 소재 공군 본부에서 곤살레스 부사령관과 면담을 가졌다. 석 청장은 곤살레스 부사령관의 큰 환대를 받으며, 방산 협력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양국 협력을 강화하고자 공동 사업 기회를 모색하자고 뜻을 모았다. 구체적으로 석 장관은 FA-50의 추가 수출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KAI는 지난 2014년 필리핀과 5200억원 규모의 FA-50PH 12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필리핀 공군의 요구사항에 맞춰 개량한 모델을 공급하며 현지 방산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추가 12대 납품을 위해 협상을 진행해왔다. 필리핀이 눈여겨보는 모델은 FA-50 블록 20이다. FA-50 블록 20은 최대이륙중량이 13.5톤(t)으로 능동형전자주사(AESA) 레이더와 최신 항공전자장비를 탑재했다. 고성능 공대공 미사일 탑재가 가능하며, 공중급유 기능을 갖췄다. 폴란드와 말레이시아에 수출되며 이미 경쟁력을 입증했다. 필리핀은 올해 초 400억 필리핀페소(약 1조250억원) 상당의 추가 계약을 위한 '협상운영세칙(TOR)'을 승인했다. 콘수엘로 카스티요 필리핀(대령) 공군 대변인은 최근 현지 매체를 통해 "FA-50 12대를 추가 구매하자는 제안을 필리핀 국방부에 전달했다"고도 밝혔었다. 추가 구매에 대한 필리핀 의지가 높은 가운데 한국 정부까지 힘을 보태며 협상에 속도가 나고 있다. 석 청장은 같은 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길베르토 테오도로 주니어 국방장관과도 면담을 가졌다. 수천 개의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특성상 해군과 공군의 전력 강화가 필수적이라며 한국산 무기체계가 국방력 강화에 기여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더구루=오소영 기자] "경제 안보의 핵심은 제조업이며, 제조업의 핵심은 공급망 안정화다. 그리고 공급망 안정화의 핵심은 바로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다." 강경성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은 2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사단법인 '소부장미래포럼' 주최 강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번 강연은 '글로벌 변화 속에서 찾는 새로운 기회, 소부장'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강 사장은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현실이 4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진단했다. 일본은 시장 규모 자체는 작지만 각 영역에서 소부장 기업들이 80~90%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은 시장 규모가 큰 영역에서 10~20%의 점유율을 가졌다. 또한 주요 타깃 시장이 중국과 겹쳐 중국 기업의 빠른 추격이 위협이 되고 있다. 강 사장은 "강소·테크 기업으로 변신해야 한다"며 "철저히 고객에 맞추고 품질 최고를 추구하며 계속 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 사장이 이처럼 소부장의 혁신을 촉구하는 이유는 '경제 안보'의 등장에 있다. 강 사장은 과거 군사·정치적 개념이던 '안보'가 경제의 주요 키워드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주요국은 경제 안보 강화를 목적으로 한 법안을 발효했다. 유럽연합(EU)은 2023년 '유럽경제안보전략'을 통해 공급망 다변화를 꾀했고, 일본은 지난해 공급망 안정화와 첨단·그린산업 육성을 담은 '경제안보보장추진법'을 시행했다. 우리나라도 2019년 '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했다. 이는 처음으로 경제 관련 법안에 '안보'라는 단어를 포함시킨 상징적인 사례다. 지난해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및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 시행령'으로 개정됐다. 공급망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글로벌 통상 환경에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강 사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의 도약 △EU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를 주요 이슈로 짚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이후 가장 우려되는 정책으로 상호 관세를 꼽았다. 강 사장은 "철강과 알루미늄 등 특정 품목에 대한 관세는 모든 나라에 똑같이 적용되므로 상대적 경쟁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상호관세는 출발 자체가 국가별로 다르게 대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4월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상호관세가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또한 글로벌 사우스는 세계 인구의 63%,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신흥 거대 시장으로 소부장 기업들이 주목할 지역이다. 강 사장은 인도를 비롯해 사우스 시장을 개척하고 수출을 다변화할 수 있다고 봤다. 강 사장은 미국의 관세와 함께 중국·일본과의 경쟁으로 국내 제조업이 처한 현실이 녹록치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은 국가 자체가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고, 일본은 디지털·그린 전환으로 산업 재무장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TSMC의 제1·2공장을 유치하고 1조원이 넘는 보조금을 지급했다. 계획 발표 이후 밤낮없이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약 2년 안에 1공장 건설을 완료하며 반도체 업계의 놀라움을 샀다. 강 사장은 "소재·부품으로 버티며 다른 산업은 한국과 중국에 넘겼다고 여겨진 일본이 다시 기술을 토대로 제조업을 시작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중국은 경쟁자를 넘어서고 있고, 미국은 공장을 지으려고 하는 상황에서 한국 제조업은 어떻게 해야할지, 그 답을 정부와 기업이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소부장미래포럼은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해 국가 경제 도약에 기여하고자 지난 2023년 9월 출범했다. 약 60여 개의 산·학·연 회원사를 뒀으며,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한다.
[더구루=정등용 기자] 서울 강남 3구(강남구·송파구·서초구) 아파트 값 상승률이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의 '3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5% 상승했다. 특히 강남 3구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강남구는 대치동과 압구정동 등 주요 단지의 가격 상승에 힘입어 전주보다 0.14%p(포인트) 오른 0.8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8년 1월 넷째 주(0.9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송파구도 0.79% 오르며 2018년 1월 셋째 주(1.3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초구 역시 2018년 1월 넷째 주(0.78%) 이후 가장 높은 0.69%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나머지 지역도 오름세를 보였다. 용산구의 경우 0.34%의 상승률을 기록, 전주(0.23%)보다 0.11%p 증가했다. 지난해 8월 둘째 주(0.3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밖에 △양천구(0.13%→0.32%) △마포구(0.21%→0.29%) △강동구(0.15%→0.28%) △성동구(0.29%→0.37%) △광진구(0.12%→0.25%) 등도 전주보다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12일 강남·송파에 대해 토지허가거래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이후 강남권 아파트값이 들썩이기 시작하자 약 한달만인 지난 19일, 강남 3구와 용산 아파트까지 토허구역으로 다시 묶었다. 오 시장은 이같은 혼란에 대해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더구루=진유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 1월에 이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은행의 4월 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졌다. 연준은 지난 18∼19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지난해 9월(-0.50%p), 11월(-0.25%p), 12월(-0.25%p)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내린 이후, 올해 1월과 3월 두 차례 연속 동결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경기 침체 위험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이 물가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신중한 행보다. 연준은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고 평가했으며, 올해 금리를 0.5%p 추가 인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서 한은도 당장 다음 달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 기준금리(2.75%)는 이미 미국(4.25∼4.50%)보다 1.75%p 정도 낮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 이상을 넘나드는 등 불안감도 여전하다. 무엇보다 지난달 급증한 가계부채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월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1672조원)은 전월보다 4조3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1월, 10개월 만에 9000억원 줄었다가 한 달 만에 도로 늘었다. 또 정부와 서울시가 지난 19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에 있는 모든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재지정했음에도, 이미 진행된 아파트 거래의 영향이 2~3개월 후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한편, 정부는 최근 상황에 대해 "연준의 금리 동결이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완화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지만, 글로벌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가 1∼2차례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2월 이후 인하 시점을 5월과 7월 또는 8월로 예상하는 의견이 많다.
[더구루=정예린 기자] 테슬라가 5년여에 걸친 개발 끝에 '꿈의 배터리 공정'으로 불리는 건식공정 양산 단계에 돌입한다. 건식공정의 필수 소재로 꼽히는 하이니켈 양극재를 공급하는 엘앤에프의 테슬라향 직접 납품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료기사코드] 21일 영국 정보기술(IT) 전문지 ‘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테슬라 4680 배터리셀 사업부를 이끄는 본 에글스턴 시니어 디렉터는 최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올 하반기 사이버트럭에 건식공정 기반 배터리가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작년 2분기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사이버트럭에 적용된 건식공정 기반 4680 배터리의 첫 번째 프로토타입이 차량 테스트 검증 단계에 돌입했다. 해당 기술은 생산 비용 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하며 건식공정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린 바 있다. 테슬라는 건식공정 도입으로 최대 10억 달러 규모의 생산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건식공정은 테슬라가 지난 2020년 배터리데이에서 처음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양극재와 바인더를 건식으로 혼합 후 금속박에 코팅하는 새로운 생산 방식이다. 전극을 두껍게 만들어 에너지 용량을 증대시키고 공정 최소화로 제조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습식 공정은 추후 건조하기 위해 초대형 기계가 필요한 반면 건식 공정은 해당 장비가 필요없어 제조 시설 공간도 효율적으로 이용 가능하다. 테슬라는 건식공정을 상용화하기 위해 지난 2019년 맥스웰 테크놀로지 인수를 포함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으나 기술적 난관에 부딪히며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이후 2021년 맥스웰 울트라캐패시터 사업 및 브랜드를 미국 UCAP파워(이하 UCAP)에 매각하며 테슬라의 배터리 내재화 전략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더구루=오소영 기자] 반도체를 국가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체코 정부가 SK하이닉스에 '러브콜'을 보냈다. 한국 정부와 반도체 파트너십을 정식으로 맺은 체코는 시장을 이끌어온 기술력과 생산 경험이 풍부한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을 향한 반도체 투자 유치 행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체코 주간지 테흐니츠키 티데닉(Technický týdeník) 등 외신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7일 서울에서 루카쉬 블첵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과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 이번 회의는 팀코리아가 참여하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을 계기로 체코와 한국 산업계의 협력을 촉진하고자 마련됐다. SK하이닉스외에도 현대자동차와 현대로템, 삼성SDI 등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첵 장관은 SK하이닉스에 체코가 얼마나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는지 설명하는 한편 현지 투자를 제안했다. 이날 구체적인 협력안은 나오지 않았으나 SK하이닉스를 향한 체코의 손짓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체코의 제1의 관심 분야다. 체코를 포함한 유럽은 대규모 인센티브를 포함하는 '유럽반도체법(ECHA)'을 통해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2030년까지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10%에서 20%까지 두 배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특히 체코는 유럽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거점이다. 공정 제어와 조립, 패키징, 세정, 식각, 증착, 테스트 등 주요 공정에 필요한 장비 기업들이 모여있다. 시장조사기관 식스더블유리서치(6Wresearch)는 체코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22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7.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체코는 작년 6월 세계 2위 전력 반도체 기업인 미국 온세미로부터 약 20억 달러(약 2조9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대가로 10년간 세금 면제와 최대 100억 코루나(약 6300억원)의 국가 직접 보조금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대만 파운드리 TSMC와 거래하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의 투자도 확보한다. 밑작업으로 작년 9월에는 대만 반도체연구소(TSRI)가 최초의 국제 반도체 설계 교육센터를 프라하에 열었다. 체코는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며 한국에도 구애하고 있다. 블첵 장관은 방한 당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회동하고 반도체 산업 협력을 위한 정부간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는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을 통해 "반도체는 체코 10대 경제 전략의 핵심 요소"라며 "저는 안 장관과 이 핵심 산업에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개발과 생산을 공동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며 "체코의 목표는 기술 선도국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독일 법인을 유럽 사업을 총괄할 거점으로 삼고 현지 투자를 지속해왔다. 지난 2020년 1월 유럽 내 주요 자동차 고객들을 겨냥한 메모리 솔루션을 개발하고자 오토 랩(Auto LAB)을 개설했다. 작년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유럽을 찾아 주요 협력사들과도 만났다. 유럽 최대 반도체 연구소 IMEC(아이멕)과 네덜란드 노광장비 회사 ASML 등과 미팅을 갖고 미래 반도체 기술 협력을 탐색했다.
[더구루=정등용 기자] 삼성물산이 세계 최대 LNG 기업 카타르에너지의 탈탄소화 프로젝트에 입찰했다. 프로젝트 규모는 최대 25억 달러(약 3조6000억원)로 추정된다. 카타르에너지의 자회사인 카타르에너지 LNG는 20일(현지시간) 탈탄소화 프로젝트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에 총 3곳의 업체가 입찰했다고 밝혔다. 입찰 업체는 △삼성물산 △일본 치요다 / 그리스·레바논 콘솔리데이티드 컨트랙터 컴퍼니 △인도 라센 앤 투브로 에너지 하이드로카본 등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카타르에너지 LNG의 라스 라판 사업장에 연간 430만t(톤)의 이산화탄소 포집 시설을 건설하는 것이 골자다. 사업비 규모는 20억~25억 달러(약 2조9300억~3조6000억원)로 예상된다. 앞서 카타르에너지 LNG는 지난 2023년 9월 호주 컨설팅 업체 월리와 기본설계(FEED, Front-End Engineering Design) 및 EPC 작업 범위 준비를 위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더구루=홍성환 기자]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메이슨캐피털과의 배상 소송에서 또 패소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제상사법원은 우리 정부가 3200만 달러(약 470억원) 손해배상을 선고한 중재판정부 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취소 소송을 기각했다. 정부는 작년 7월 메이슨캐피털과의 투자자-국가 분쟁해결(ISDS)에서 일부 패소한 것과 관련해 중재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었다. 앞서 메이슨캐피털은 지난 2018년 9월 한국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반했다며 정부를 상대로 1억9000만 달러 상당의 ISDS를 제기했다.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보건복지부 등의 압박으로 국민연금공단이 합병에 찬성해 메이슨캐피털이 손해를 입었으니 한국 정부가 배상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당시 메이슨캐피털은 삼성물산 지분 2.18%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소송에 대해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중재판정부는 지난해 4월 "한국 정부가 메이슨캐피탈에 3200만 달러와 지연이자를 배상하라"고 판정했었다. 메이슨캐피털과의 ISDS 사건 판정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가운데 하나인 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미국계 헤지펀드 소송 중 두 번째 사례다. 중재재판부는 지난 2023년 6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제기한 ISDS 사건에서도 "한국 정부가 약 5359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판정했었다. 지연이자까지 합치면 한국 정부가 엘리엇에 지급해야 하는 액수는 1300억원이다. 정부는 이 판정에도 불복하며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더구루=정등용 기자] 포스코E&C가 중국 최대 해상풍력 업체와 손을 잡았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 지난 17일 김동현 포스코E&C 상무와 쑨웨이밍 CCCC(China Communications Construction Company, 중국교통건설유한공사) 하이펑 풍력발전 회장이 전략적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CCCC는 중국 최대 건설사다. 하이펑 풍력발전은 중국 최대 종합 해상풍력 운영 및 유지 보수 기업이다. 해상풍력 분야의 핵심 장비와 기술, 인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포스코E&C와 CCCC 하이펑 풍력발전은 이번 MOU로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 각사의 핵심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공동 수행을 위해 힘을 쏟기도 했다. 포스코E&C의 이번 행보는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포스코E&C는 신성장 동력 부재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3년 연속 실적 부진에 빠진 가운데 해상풍력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점 찍었다. 지난해 말에는 노르웨이 국영 종합에너지기업 에퀴노르의 자회사 '반딧불이에너지'와 울산 반닷불이 해상풍력 사업 독점공급합의서도 체결했다. 이 사업은 울산항에서 70km 떨어진 해상에 발전용량 750㎿(메가와트)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은 연평균 13%씩 성장해 오는 2040년 1조 달러(약 133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루=정예린 기자]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이 '세계 최초'로 액체 냉각 방식을 적용한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eSSD)를 선보이고 AI 서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SSD 사업 전략을 재편한 솔리다임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고성능 컴퓨팅·클라우드 인프라 분야 경쟁력을 강화한다. 20일 솔리다임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서 개막한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행사 'GTC 2025'에서 기업용 SSD '솔리다임 D7-PS1010 E1.S'를 공개했다. 엔비디아와 협력해 개발한 신제품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으로, AI 서버의 냉각 효율을 높이고 성능을 극대화한다. D7-PS1010 E1.S는 콜드 플레이트 기반 액체 냉각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다. 기존 SSD의 단점이었던 한쪽 면만 냉각하는 방식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전체 SSD를 냉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콜드 플레이트는 액체 냉각 시스템의 핵심 구성 요소로, 열을 흡수하고 이를 냉각수로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 AI 서버는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의 액체 냉각이 가능했지만, SSD는 주로 공랭식 방식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솔리다임의 신기술을 통해 서버 내 모든 구성 요소를 액체 냉각으로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특히 기존 액체 냉각 SSD의 핫 스왑(서버 작동 중 SSD 교체) 한계를 엔비디아와 협력해 해결하며, 유지보수 편의성을 대폭 개선했다. D7-PS1010 E1.S을 적용하면 AI 서버에서 SSD 냉각용 팬이 불필요해져 완전한 팬리스(Fanless) 설계가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소음과 전력 소비를 줄이고 냉각 효율을 극대화하며, AI 및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또 솔리다임은 기존 2.5인치 SSD 대신 E1.S 9.5mm 및 15mm 폼팩터를 채택해 스토리지 밀도를 높여 AI 서버와 스토리지 설계의 유연성을 강화했다. 솔리다임은 올 초 소비자용 SSD 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약 2년 전부터 소비자용 SSD 사업 규모를 점차적으로 축소해왔고 유일한 소비자용 SSD 제품 라인업인 △P41 플러스 △P44 프로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며 시장 철수를 공식화했다. 수익성과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용 SSD 분야에 사업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본보 2025년 1월 3일 참고 SK하이닉스 솔리다임, 소비자용 SSD 시장 철수...기업·서버용 SSD '올인'> 노종원 솔리다임 사장은 "시장 최초의 혁신인 솔리다임의 D7-PS1010 E1.S와 액체 콜드 플레이트 키트의 조합은 데이터센터 수준의 서비스성을 유지하면서 열 효율에서 상당한 이점을 제공하는 방법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더구루=길소연 기자] 호주 조선·방위산업체 오스탈(Austal)의 최고경영자(CEO)가 한화의 이사회 합류를 거부했다. 한화는 오스탈 이사회에 합류해 경영에 동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오스탈 CEO가 직접 한화의 이사회 합류에 대한 거부 목소리를 내면서 이사회 진입 난항이 예상된다. [유료기사코드] 20일 업계와 호주 외신에 따르면 리차드 스펜서(Richard Spencer) 오스탈 CEO는 한화의 이사회 의석 요구를 거부했다. 스펜서 CEO는 "한화그룹이 오스탈을 다시 장악하려는 새로운 시도를 비난한다"며 "오스탈 이사회 의석에 대한 요구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스탈 최대 주주인 앤드류 포레스트에 대해 '호주의 애국자'라고 묘사하며 신뢰를 드러냈다. 호주 억만장자인 앤드류 포레스트는 오스탈 1대 주주다. 한화는 지난해 오스탈 인수가 무산되자 지분 공개매수로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호주증권거래소 장외거래를 통해 오스탈 지분 9.9%를 직접 매수했다. 이와 별도로 호주 증권사를 통해 오스탈 지분 9.9%에 대한 총수익스와프(TRS·Total Return Swap,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주식에 연동된 수익 손실만 수취하는 금융 계약) 계약도 체결했다.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에 오스탈 지분 19.9% 투자 관련 승인도 신청했다. 호주 상법상 해외 투자자가 지분 10%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선 호주 FIRB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한화는 공개 매수로 오스탈 지분 9.9%를 우선 확보한 뒤 FIRB 승인을 얻어 19.9% 이상의 지분을 매입할 계획이다. 호주 정부로부터 전략적 조선업체로 선정된 오스탈을 해외 기업이 인수하려면 FIRB는 물론 미국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미국 국방방첩안보국 등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화는 오스탈 이사회에 합류해 경영에 동참하려 하고 있다.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하는 호주 기업의 특성상 다른 주주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화측은 "한화그룹의 글로벌 상선 및 함정 분야에서 입증된 건조능력과 미 국방부 및 해군과의 단단한 네트워크에 오스탈의 시너지가 더해진다면 향후 수주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화는 지난 2023년부터 오스탈 인수를 추진했다. 지난해 당시 오스탈의 주가에 약 30%의 프리미엄이 붙은 인수금액 10억2000만 호주달러(약 9300억원)를 제시했지만, 오스탈 경영진이 거부하면서 인수가 중단됐다. 한화가 오스탈 인수를 재추진한 이유는 미 해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이다. 한화필리조선소를 인수해 미국 시장에는 진입했으나, 군함 건조 경력이 없어 라이선스 취득 및 노하우 획득이 필요했던 한화는 오스탈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오스탈은 1988년 설립된 글로벌 선박 및 특수선 건조 업체다. 미 해군의 4대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로 미국 내 소형 수상함, 군수지원함 시장점유율 40~6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스탈은 서호주 헨더슨, 미국 앨러배마주 모빌,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필리핀, 베트남 등에 조선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더구루=오소영 기자] STX와 현대로템의 페루 차륜형장갑차 사업이 현지 감사원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장갑차 선정 과정에 법적 문제가 있으며 인도 시기와 품질 보장도 명확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STX는 즉각 반박하며 현지에서 대응하고 있으나 페루 언론을 통해 보고서 내용이 확산되며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20일 업계와 페루 외신에 따르면 페루 국방부 산하 감사원(OCI)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육군조달청(FAME)과 현대로템·STX의 차륜형장갑차 'K808 백호' 30대 구매 계약을 문제 삼았다. OCI는 크게 △정당한 입찰 부재 △비공개 계약 △납품 기한 미설정 △필수 서류 제출 지연 등 네 가지를 지적했다. 먼저 페루 육군이 공개 입찰을 진행하지 않고, 현대로템·STX와 인연이 있는 FAME을 개입시켜 구매를 진행하며 법적 절차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장갑차 계약은 군사 기밀이 아니며 공공조달시스템에 공개되야 하지만 비공개로 처리돼 정보의 투명성을 보장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납품 기한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 받았다. OCI에 따르면 FAME는 현대로템·STX와 계약금 지급 완료 후 540일(약 18개월) 이내에 계약 이행으로 합의했을 뿐 정확한 인도 시기를 명시하지 않았다. OCI는 이를 '독특한 계약 매커니즘'이라 평하며 명확한 납기와 품질 보장 없이 6000만 달러(약 830억원) 지급을 요구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FAME가 공급사에 수출 허가를 획득하는 데 필요한 필수 서류를 당초 예정보다 42일이나 늦게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장갑차 수출 절차가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봤다. 한편, STX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아 현지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구루=홍성일 기자]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JFK)에 사상 처음으로 순수 전기 항공기가 착륙했다. 이번 착륙으로 순수 전기 항공기 상업화의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료기사코드] 6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우주 기업 베타 테크놀로지스(BETA Technologies, 이하 베타)가 개발한 아리아(ALIA) 전기 항공기(CTOL)가 3일(현지시간) JFK 공항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 이번 착륙은 JFK 공항을 관리하는 뉴욕·뉴저지 항만청과 베타의 협력을 통해 진행됐다. CTOL은 통상적인 방식(활주)으로 이착륙하는 고정익 항공기를 말한다. 베타에 따르면 JFK 공항에 착륙한 아리아 CTOL은 롱아일랜드에서 이륙했으며, 45분간 비행 후 랜딩에 성공했다. 항공기 안에는 조종사 1명과 리퍼블릭 항공 사장 맷 코스칼, 블레이드 에어 모빌리티 최고경영자(CEO) 롭 비젠탈을 포함해 총 5명이 탑승했다. 아리아 CTOL은 최대 5명의 승객 또는 560kg 화물을 수송할 수 있다. 이번 시험비행은 2023년 12월 뉴욕·뉴저지 항만청이 전기 항공기 제작 기업들에 시연 요청서(RFI)를 보내면서 시작됐다. 뉴욕·뉴저지 항만청은 전기 항공기 도입을 통해
[더구루=홍성일 기자] 애플이 이번 연례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서 인공지능(AI)에 집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업계에서는 애플이 AI 경쟁에서 완전히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WWDC 2025는 오는 9일(현지시간)부터 13일까지 개최된다. [유료기사코드] 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WWDC에서 iOS를 포함한 운영체제의 업데이트를 주로 발표할 예정이다. AI와 관련해서는 인터넷 브라우저 '사파리'와 사진앱에서 일부 기능 업데이트가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크 IT전문기자 마크 거먼은 "애플이 올해 WWDC에서 오픈AI나 구글과 같은 AI 선두 기업을 추격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며 "애플은 AI분야에서 2025년을 '갭이어(gap year, 쉬어가는 해)'로 여기로 있다"고 전했다. 애플이 WWDC 2025에서 특별한 AI 기능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경쟁사에 비해 AI 경쟁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애플인 만큼 갭이어를 가질 여유가 없다는 것. 특히 지난달 혁신적인 AI 기능이 다수 공개됐던 구글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