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명은 기자] 오리온이 러시아 시장에서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7% 인상한다. 러시아 '국민 간식'으로 불리는 초코파이 등 주력 제품의 원가가 급등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를 시작으로 중국과 베트남 등 '도미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다음달부터 러시아에서 판매 중인 초코파이와 초코송이(현지명 초코보이) 등 9개 주요 품목에 대한 도매 가격을 5~7% 인상한다. 이번 가격 인상은 러시아 내 원재료 및 유통 비용 상승 압박을 반영한 조치이며, 최근 1년간 이어진 제과류 가격 상승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원재료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시장에서 카카오 관련 제품 가격은 1년 새 2배 가까이 상승했으며, 식물성 지방(18~22%), 밀가루(11%), 탈지분유(27%), 당밀(45%)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또한 서아프리카의 코코아 콩 부족과 유제품 수요 증가로 코코아 가루와 코코아 버터 대체재 가격이 31%에서 2배 까지 급등했다. 여기에 러시아 정부가 지난 5월부터 도입한 카카오 수입 관세(3~5%) 역시 제조 원가 상승에 한 몫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러한 흐름은 오리온의 7월 실적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러시아 법인의 매출은 전년 대비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원가 부담이 커지며 전체 영업이익률 개선에는 제약이 있었다. 오리온은 러시아 시장에서 지난 7월 한 달간 전년 동기 대비 54.0% 증가한 27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1.7% 증가하는데 그친 2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반기 러시아 매출과 영업이익 상승폭이 각각 48.6%와 25.5%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매출은 5.4%포인트 증가했으나 수익성은 오히려 3.8%포인트 하락한 셈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원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컸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가 상승으로 국내외 식품 기업들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오리온의 러시아 가격 인상은 수익성 방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더구루=오소영 기자]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개발사인 미국 엑스에너지(X-energy), 글로벌 빅테크 아마존과 원전 협력에 나선다. 이들 기업은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핵연료 개발을 추진, 미국의 신속한 차세대 원전 배치를 지원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 26일 엑스에너지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 한수원, 아마존웹서비스(AWS)와 4세대 SMR Xe-100과 핵연료 TRISO-X 사업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직후 진행됐으며, AWS 섀넌 켈로그(Shannon Kellogg) 부사장, 엑스-에너지 클레이 셀(Clay Sell) CEO, 한수원 황주호 사장, 두산에너빌리티 박지원 회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들은 약 500억 달러(약 70조원) 규모의 공공과 민간 투자를 통해 SMR 상용화에 나선다. Xe-100 원전의 설계부터 공급망 개발, 건설 계획, 투자 전략 수립, 장기 운영 전반에 걸쳐 포괄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Xe-100은 80㎿급 원자로 모듈 4기(총 발전용량 320㎿)로 구성된다. 헬륨가스를 냉각재로 활용하고, 삼중 코팅된 핵연료 입자로 만들어진 TRISO-X 핵연료를 쓴다. 엑스에너지는 미국 에너지부의 지원 속에 원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앞서 두산에너지빌리티와 DL이앤씨로부터 각각 500만 달러(약 70억원), 2000만 달러(약 28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기자재 공급과 설계·조달·시공(EPC)에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추가 MOU를 통해 한국 기업들과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엑스에너지는 한국의 원전 노하우를 접목해 Xe-100을 건설하고 AWS 전력 수요에 대응한다. 인공지능(AI) 확산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빅테크 기업들의 전력 부족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AWS도 다르지 않다. AWS는 엑스에너지를 파트너로 낙점했다. 엑스에너지의 SMR 기술을 활용해 미 전역에 2039년까지 5GW 이상 전력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워싱턴 중부 지역 전력회사인 에너지 노스웨스트(Energy Northwest)와 'Xe-100' 4기(총 320㎿) 건설을 추진한다. 향후 12기(총 960㎿)로 늘리는 옵션을 검토한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양국 정부의 관심과 지원 속에, SMR 사업화 속도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협약이 양국 에너지 산업 협력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두산의 검증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미국과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양국의 기술력과 사업 역량이 글로벌 SMR 시장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 기대한다"며 "이번 파트너십으로 21세기 경제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가장 안전하고 보안이 우수한 원전 기술을 확보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두산에너빌리티는 같은 날 미국 에너지 디벨로퍼인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와도 원전·SMR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페르미 아메리카가 미국 텍사스 주에 추진 중인 ‘AI 캠퍼스 프로젝트’에 공급할 대형 원전과 SMR 관련 포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대형 원전 4기(총 4GW), SMR, 가스복합발전, 태양광, 대규모 BESS(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 등을 결합해 최대 11GW 규모 독립 전력 인프라와 세계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연이은 협약을 계기로 미국 원전·SMR 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HARMAN)'이 미국 지능형 모빌리티 기업 '미오비전(Miovision)'과 손잡고 북미·유럽 주요 도시에 위치한 10만 교차로 신호 데이터 네트워크를 연동한다.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교통 관리·최적화 서비스를 강화, 글로벌 모빌리티 솔루션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미오비전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ITS 세계총회(ITS World Congress)'에서 하만의 차량-네트워크(V2N) 기반 클라우드 솔루션 '레디 어웨어'에 자사 정밀 교차로 신호 데이터와 분석 기술을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올 연말까지 북미와 유럽 주요 교차로 10만 곳과 연결하고, 내년엔 이를 2배로 늘린다는 목표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하만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처음 공개한 '레디 어웨어' 비전을 실제 도로 환경으로 구현한다. 당시 하만은 미오비전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 레디 어웨어를 포함해 3종의 자동차용 솔루션 신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현장 적용을 통해 교차로 네트워크와 연결된 실제 도로에서의 활용성을 입증하게 됐다. 하만은 레디 어웨어를 시장에 본격 선보이며 차량 내부 경험을 개선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을 넘어 도시 인프라와 연결되는 모빌리티 데이터 사업자로 확장할 전략적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전자 차원에서도 자동차 전장과 소프트웨어 사업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의미가 있다. 레디 어웨어는 교차로 신호 제어 데이터와 AI 기반 예측 정보를 차량에 실시간 전달해 운전자가 교차로 상황을 미리 인식하고 대응하도록 돕는 솔루션이다. 미오비전은 현재 북미와 유럽 8개국 6만 개 이상 교차로에서 수집한 신호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하만과 독점적으로 공유해 클라우드 알림 시스템을 구현한다. 통합 솔루션의 핵심 장점은 교통 흐름 개선과 배출가스 저감이다. 실시간 데이터와 AI 예측을 활용해 불필요한 정차를 줄여 혼잡과 이동 시간을 단축하고, 클라우드 기반 V2N 구조 덕분에 차량에 별도 하드웨어를 추가하지 않고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도시는 축적된 교통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프라 투자와 도시 계획에 활용할 수 있으며, 규모와 상관없이 시범 사업부터 대규모 구축까지 맞춤형 적용이 가능하다. 2005년 캐나다에서 설립된 미오비전은 인공지능(AI)과 컴퓨터 비전을 활용해 교통 신호를 분석·최적화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현재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주요 도시 교차로와 도로망에서 교통 신호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있으며, 교통 혼잡 해소와 안전성 개선을 위한 데이터 분석 서비스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수만 세라(Suman Sehra) 하만 글로벌 커넥티비티 포트폴리오 관리 부사장은 "레디 어웨어는 주변 신호등 정보를 활용해 디지털 알림을 제공함으로써 운전자가 더 안전하고 정보에 기반한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다"며 "미오비전과의 독점적 협력으로 실시간 교통 신호 데이터가 레디 어웨어에 통합돼 자동차 제조사가 확장 가능하고 상황 인식이 뛰어난 주행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토마스 바우어(Thomas Bauer) 미오비전 V2X 세일즈 부사장은 "전방 신호등이 어떻게 작동할지 미리 파악함으로써 운전자는 더욱 안전하고 원활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되며, 불필요한 정차로 시간과 연료를 낭비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며 "미오비전은 하만과 함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도로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성, 효율성,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는 커넥티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구루=정등용 기자] 한국이 에콰도르와 다음달 무역 협정을 체결한다. 한국은 무관세로 자동차를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세계 3위 화훼수출국인 에콰도르는 관세 없이 한국에 화훼류를 들여올 전망이다. 26일 에콰도르 생산통상 투자수산부에 따르면, 두 나라는 다음달 2일 '전략적 경제협력 협정(SECA)' 서명식을 진행한다. 서명식에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루이스 알베르토 하라미요 에콰도르 생산통상투자수산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전략적경제협력협정은 자유무역협정(FTA)과 내용은 동일하지만 포괄적 경제협력이 강조되는 무역협정이다. 통상조약법에 따라 국내절차(법률검토·법제처 심사·국무회의·대통령 재가 등)와 양국 장관의 정식 서명, 국회 비준 등을 거쳐야 한다. 앞서 두 나라는 지난 2023년 10월 전략적경제협력협정 협상 타결을 공표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으며, 지난 5월에는 파트리시오 에스테반 트로야 수아레스 신임 주한 에콰도르 대사가 이완규 법제처장을 예방해 법제처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전략적경제협력협정이 공식 발효되면 한국은 전체 품목의 96.4%, 에콰도르는 92.8%의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 수입액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자유화율은 98.8%, 에콰도르는 97.6%에 달한다. 양국이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을 하게 되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자동차 △자동차 부품 △세탁기 △TV △건설중장비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라면 △김 △배 등을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의 경우 40%의 고율관세가 협정을 맺은 지 15년 이후 완전 철폐되며, 15%의 자동차 부품 관세는 즉시 사라진다. 에콰도르는 △원유 △사료용옥수수 △배합사료(양돈·양계·축우용) △장미·국화·안개꽃 △새우 △파인애플 △바나나 등을 품목에 따라 일정 기간이 지난 뒤 관세 없이 한국으로 수출할 수 있게 된다. 관세 3%의 원유는 10년 뒤, 328%의 사료용 옥수수는 12년 뒤 무관세 한국 수출이 가능해진다.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이 말레이시아의 원전 도입에 참여할 파트너사로 부상했다. 다툭 세리 파딜라 유소프(Datuk Seri Fadillah Yusof) 말레이시아 부총리 겸 에너지전환수자원부(PETRA) 장관이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원자력수력원을 찾는다. 한국의 원전 기술을 살피고 향후 협력을 논의할 전망이다. 25일 말레이시아차이나 인사이트 등 외신에 따르면 유소프 장관은 26일 한수원 새울원자력본부를 방문한다. 한국형 원전 APR1400 모델을 적용한 새울 1·2호기와 동일 노형으로 내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새울 3·4호기를 둘러본다.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도 찾는다.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원전용 기자재부터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심 부품 제작 기술을 살핀다. 이번 방한은 27일부터 양일간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와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리는 제15차 APEC 에너지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뤄졌다. 유소프 총리는 한국의 원전 기술력을 확인하고 협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화석 연료 비중을 줄이고자 원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6개의 기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쳤고, 타당성조사에 돌입했다. PETRA 산하 마이파워 코퍼레이션(MyPOWER Corporation)의 주도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지침에 따라 진행한다.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원전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작년 말에는 국가에너지위원회(MTN)의 제안에 따라 2035년 이후 전력원의 일부로 도입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었다. <본보 2025년 8월 21일 참고 말레이시아 신규 원전 도입 검토 착수…K원전 '기회의 땅' 되나> 말레이시아는 작년 11월 주말레이시아대사관과 4차산업혁명센터(MYCentre4IR)의 주최로 열린 '한-말레이시아 원전 세미나 2024'에서 협력을 모색했다. 말레이시아 국영전력공사(TNB) 산하의 UNITEN 대학교와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KINGS)는 원전 인력 양성에 협력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에 서명했다. 말레이시아 진출은 한국에도 좋은 기회다. 한수원과 한국전력공사는 웨스팅하우스와 지적재산권 분쟁에 합의하며 북미와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우크라이나 등 주요 시장을 넘겼다. 아시아와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에 집중하기로 하며 신시장 발굴에 힘쓰고 있다.
[필라델피아(미국)=김은비 기자] 쇠퇴했던 미국 조선소에 한화오션이 'K-조선'을 불어넣고 있다. 무대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델라웨어 강변에 위치한 필리조선소. 한때 미 해군 조선산업의 심장이었지만 냉전 종식 이후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지며 '쇠락의 상징'으로 불리던 곳이다. 하지만 지난해 한화오션 인수 이후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난 14일, 필라델피아 센터시티에서 네이비야드 셔틀 버스를 타고 20여 분을 달려 네이비야드에 도착했다. 35도 폭염 속에서 햇빛까지 강하게 내리쬐었지만 그나마 델라웨어 강을 따라 불어오는 바람이 부두의 공기를 식히고 있다. 네이비야드 입구에는 회색빛 선체 두 척이 위엄 있게 자리하고 있었다. 거대하지만 겉 도장이 살짝 벗겨진 배의 모습은 과거 강건했던, 하지만 현재 쇠퇴하는 미국 해군 조선소를 상징하는 듯했다. 그 사이로 델라웨어 강 너머에서 주황빛 골리앗 크레인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작지만 또렷한 ‘Hanwha’라는 크레인 로고가 강 건너에서도 뚜렷이 보였다. ◇한국 기술 투입해 훈련하는 한화 트레이닝 센터 네이비야드 내부로 20분쯤 걸어 들어가자 '한화 트레이닝 센터' 간판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철창 너머로 한국인과 현지인 7~8명이 실제 용접 실습을 하며 기술을 익히고 있었다. 트레이닝 센터에서 앞에서 필리조선소 24년차 미국인 HR 담당자를 만났다. 그는 “인수되기 전부터 필리조선소에 근무했다"며 "처음엔 조선공(선박 기술자)으로 시작해 감독을 거쳐 지금은 인사팀에서 일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도입한 기술 방식이 기존 미국식과 조금 다르지만 그것이 좋은 변화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필리조선소 계획은 여기서 조선 능력을 확장하고 더 많은 배를 더 빠르게 건조하는 것"이라며 "새 건물도 짓고, 많은 사람을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연간 3~4척을 만들고 있지만 목표는 8척”이라고 덧붙였다. 신규 채용된 훈련생들은 이곳에서 8주간의 교육을 받게 된다. ◇“장비 운송비만 1억 달러” 한화오션은 지난해 12월 약 1억 달러(약 1400억 원)를 들여 필리조선소(Philly Shipyard)를 품에 안았다. 올해 초에는 7200만 달러(약 1000억 원)를 추가로 투입해 도크 현대화와 자동화 설비 확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비 운송비만 1억 넘게 들었죠”. 현장에서 만난 한국인 전문가 A씨는 말했다. A씨는 “한화 인수 이후 회사 차원에서 장비 현대화가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며 “한국에서 장비를 들여오는 경우도 많고 급하면 비행기로 실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이 필리조선소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높은 부가가치 때문이다. 또 다른 전문가 B씨는 “여기서 배 한 척 값이 한국에서 짓는 세 척 값과 맞먹는다”며 “한국에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한 척이 3000억~5000억 원이라면, 여기서는 1조 원이다. 부가가치가 높으니 한화가 이곳을 키우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화오션은 향후 LNG선뿐 아니라 해군 함정, 상선 건조를 넘어 유지보수(MRO) 사업까지 노리고 있으며 필리조선소 인수는 10년, 20년 치 물량을 바라보는 큰 그림”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오션은 추가 투자도 진행할 전망이다. 필리조선소는 현재 4개의 도크와 골리앗 크레인도 660톤짜리라 한계가 있다. 1200톤급 크레인으로 교체해 슈퍼블록 공법을 도입할 계획이다. ◇ "현지 직원과 마찰 등 애로사항도 존재" 한화오션 인수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B씨는 "초창기 한화오션 전문가는 5명이 퍼스트 팀으로 왔다"며 “처음 온 사람들은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5명이 각자 생산계획, 건설 매니저, 품질, 도장, 공무 등 분야별로 흩어져 자리를 잡았고, 회의를 통해 안정화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덧붙였다. 필리조선소에 투입된 한국인 전문 인력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현지인들과의 마찰을 꼽았다. A씨는 "장밋빛으로 그리는 언론 보도와 달리 현실은 한국과 미국의 사고방식 차이가 크고 언어 장벽도 있어 소통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지인들이 외부인들에게 자신의 '밥그릇'을 빼앗길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을 쉽게 열지 않았다는 것. B씨는 일례로 유니폼 일화를 전했다. B씨는 “처음에 현지 직원들은 유니폼을 ‘교도소 죄수복 같다’며 거부했다"며 "그런데 나중엔 오히려 ‘작업복 하나 달라’고 하며 좋아하면서 자발적으로 입고 다닌다”고 말했다. 멀리서 본 조선소는 고요했지만, 안으로 들어갈수록 열기가 감돌았다. 강변에 정박한 선박과 주황빛 골리앗 크레인은 여전히 델라웨어 강 윤슬 위에 선명했다. 멈췄던 톱니바퀴가 다시 맞물리듯 미국 조선업의 심장이 한국 기술과 함께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필라델피아(미국)=김은비 기자] “한화오션의 필리조선소 인수는 지역 경제와 산업 생태계 전반에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한화필리조선소는 지난달 관세 협상 과정에서 지렛대 역할을 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로 명명된 한미 조선 협력을 상징합니다.” 피에르 올리비에 루제(Pierre-Olivier Lugez) 필라델피아시 상무부 국제비즈니스·글로벌전략 이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시 상무부 본관에서 본지와 만나 이같이 말하며 한화오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필라델피아 국제투자 전략을 총괄하며 해외 기업 유치와 외국인 직접투자(FDI) 확대를 이끄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루제 이사는 “한화필리조선소는 단순한 소유권 이전이 아니라 필라델피아 조선업 재건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넘어 한미 협력 강화의 새로운 상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고용과 인력 양성 기대…숙련 인력 확보 관건 필라델피아시는 이번 인수의 가장 큰 효과로 ‘고용 확대’를 꼽았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인수 전 약 1700명 수준이던 현장 인력을 향후 10년 내 4000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2300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는 셈이다. 특히 조선업 특성상 숙련 용접공과 같은 전문 기술 인력이 핵심이다. 한화오션은 2026년까지 240명의 용접공을 우선 채용하고, 이후 연간 최대 500명 규모로 고용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필라델피아시도 발맞춰 지원에 나서고 있다. 루제 이사는 “용접공 등 전문 인력 교육과 채용 확대를 돕고 있다”며 “필라델피아에는 약 300만 명의 노동 인구와 펜실베이니아대·와튼스쿨·프린스턴 등 인재 공급처가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펜실베니아주와 필라델피아시는 신규 고용 인원 1명당 수천 달러를 지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프로그램 △직업훈련 과정 △PIDC를 통한 저금리 대출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루제 이사는 “가능한 한 많은 일자리가 필라델피아 주민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정규직과 의료보험, 가족부양이 가능한 임금을 제공하는 일자리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필라델피아와 펜실베이니아 주 지도부 역시 지원 사격에 나서고 있다. 셰렐 파커(Cherelle Parker) 필라델피아 시장과 조시 샤피로(Joshua Shapiro)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한화오션과 직접 만나 네이비야드 투자 확대와 인력 수급을 논의한 바 있다. <본보 7월 21일 기사 참고 美 해사청장·필라델피아 시장도 '반색'…한화 필리조선소, 조선 부활 상징 되나> ◇ "인프라와 정책 등 적극 뒷받침" 필라델피아시는 조선업 투자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기반시설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정부와 필라델피아시는 최근 네이비야드 인근 부지 재개발에 3000만 달러를 투입, 도로·전력·상수도 설비를 확충했다. 루제 이사는 “규모가 큰 프로젝트라면 시·주·민간이 함께 인프라 예산을 마련한다”며 “이처럼 기반시설이 갖춰져야 민간 개발자가 자기 자본으로 건물을 짓고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데 네이비야드 도로는 시나 주가 아닌 민간 소유라 설치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상무부가 이를 보조해 투자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존스법' 등 정책적 환경, 한화오션에 유리...필라델피아 산업 생태계 '시너지' 루제 이사는 존스법(Jones Act)과 바이아메리카법(Buy America Act) 등 미국 연방 정책이 한화오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필라델피아에는 한화오션이 인수한 조선소가 있고, 이곳은 사실상 미국에서 남아 있는 유일한 대형 상선 건조 시설”이라며 “필요하다면 주지사나 연방 의원들과 함께 워싱턴DC에서 산업 지원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것이고, 시 차원에서도 인력·인프라·계약 수주 등 모든 부분에서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스법은 미국 내 항만 간 운송 선박은 반드시 미국에서 건조돼야 한다는 규정을 담고 있어, 한국 필리조선소 인수 사례의 전략적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한화오션의 필리조선소 인수는 필라델피아가 가진 산업 생태계와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루제 이사는 "필라델피아는 헬스케어, 생명과학, 첨단 제조업, 기술혁신 분야 등 다양한 기업이 위치해있다"며 “미국 경제 성공의 핵심 요소를 모두 갖춘 도시”라고 강조했다. 필라델피아는 미국 동북부 핵심 시장의 중심에 자리해 있으며 첨단 로봇 기업 고스트 로보틱스 등 글로벌 기업의 본사 4분의 1이 몰려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루제 이사는 "필라델피아는 약 5500만 명이 접근할 수 있는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뉴욕 등 대도시에 비해 인건비 부담이 낮으면서도 사람 중심의 생활·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스타트업 지놈(Startup Genome)과 글로벌 앙트러프러너십 네트워크(GEN)가 발표한 2025년 보고서에서 필라델피아는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 13위에 올랐다. 불과 3년 만에 12계단 뛰어오른 것으로, 스타트업 투자와 기업공개·인수합병(IPO·M&A) 등으로 창출된 경제적 성과를 의미하는 '스타트업 생태계 가치'는 2022~2024년 약 760억 달러(약 102조6000억 원)로 평가됐다. 루제 이사는 한화오션 투자가 불러올 긍정적인 변화를 전망했다. 그는 “항만 확장과 국제무역 증가로 한국 기업에도 기회가 커지고 있다”며 “이번 투자가 조선업을 넘어 물류·제조·서비스 등 지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라델피아(미국)=김은비 기자] "한화오션 필리조선소는 필라델피아 산업 생태계의 중추적인(Critical) 역할을 합니다. 한화오션의 투자를 통한 생산 능력 확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고용 증가와 더불어 조선·대규모 방위 산업 분야에 큰 발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제임스 메다글리오(James Medaglio) 필라델피아 상공회의소(이하 필라델피아 상의) 기업 유치·확장 담당 이사는 지난 14일 현지에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메다글리오 이사는 해외 기업 투자 발굴과 유치 및 지원, 지역 인센티브 조율 등 전방위 업무를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메다글리오 이사는 "한화오션의 향후 필리조선소 운영 전략은 지역 경제를 움직이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필리조선소, 고용 확대·공급망 확장 기폭제" 필라델피아 상의가 한화오션을 주목하는 것은 이번 인수가 단순한 기업 거래를 넘어 지역 고용 창출과 공급망 확장, 나아가 필라델피아 경제 전반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2월 약 1억 달러(약 1400억 원)를 투입해 미국 필리조선소(Philly Shipyard)를 인수했다. 이어 올해 초에는 7200만 달러(약 1000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발표, 도크 현대화와 자동화 설비 확충에 나섰다. 메다글리오 이사는 "한화오션 투자로 인해 지역 내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 공급업체와 서비스업체 모두 새로운 시장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항만(PhilaPort)은 이미 약 5만4000개의 직접·간접 일자리를 창출하는 핵심 산업 축으로 자리잡고 있어, 한화의 투자가 본격화되면 조선소, 물류·운송, 부품 공급업체, 서비스 기업 등 고용 생태계가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 ◇한화 힘입어 항만·물류 허브 넘어 방산 클러스터 도약 필리조선소는 항만·물류 수요와도 직결될 전망이다. 조선소 생산량이 늘어나면 철강, 전자장비, 기계부품 등 각종 원자재·기자재 수입이 대폭 늘어나면서 필라델피아 항만을 중심으로 한 물류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메다글리오 이사는 “항만과 공항의 물동량이 늘어나면 한화오션을 지원할 서비스업체와 공급업체들의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며 “지역 경제 전반의 물류 기회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필라델피아 항만은 연간 740만 톤 이상 화물을 처리하고 있으며 이미 미국 동부 물류 허브로 자리 잡았다. 필라델피아 상의는 한화오션의 인수가 장기적으로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다글리오 이사는 "우리는 보잉, 록히드마틴, 레오나르도 헬리콥터와 같은 대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필라델피아는 방위산업 관련 기업들이 성공하기에 적합한 지역"이라며고 말했다. 이어 "필리조선소 인수는 지역 방산 클러스터를 강화하는 새로운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오션은 2030년까지 해외 군함 매출 2조9000억 원(약 29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미국 해군 정비·수리 계약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특히 연간 10척 선박 건조 목표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군함·상선 프로젝트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 “지역 사회, 한화 성장 적극 지원” 필라델피아 상의는 한화오션을 중요한 파트너로 규정, 성장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메다글리오 이사는 “한화오션은 우리 상공회의소의 중요한 회원사"라며 “한화오션 투자는 단순한 비즈니스 결정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대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화오션이 필라델피아 지역의 중요한 투자자이자 고용주가 된 된만큼 향후에 필라델피아 지역 역시 시와 주정부, 상공회의소가 함께 협력해 한화가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필라델피아 상의에는 정책을 전담하는 ‘어드보커시팀(Advocacy Team)’뿐 아니라 인재 육성을 담당하는 ‘인재 및 워크포스팀(Talent and Workforce Team)’이 존재한다. 어드보커시팀은 지역 기업 이해를 대변하는 정책·대외협력 전담 부서로, 주·시정부 및 연방정부를 상대로 규제 완화, 세제 혜택, 인센티브 유치 등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메다글리오 이사는 "상의가 넓은 산업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 네트워크를 통해 고용주, 정부, 비영리단체, 경제개발 파트너들 간의 관계를 끊임없이 촉진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연결고리를 적극 활용해 한화오션이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성장하고, 그들의 투자가 최대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더구루=홍성환 기자] GE버노바와 롤스로이스가 스웨덴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사업을 놓고 경쟁한다. 두산에너빌리티·LS일렉트릭·SNT에너지·비에치아이(BHI) 등 국내 발전용 기자재 기업의 직간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유료기사코드] 25일 영국 매체 에너지뉴스에 따르면 스웨덴 국영 전력회사 바텐폴(Vattenfall)이 지난 21일(현지시간) SMR 사업 최종 후보로 GE버노바와 롤스로이스를 선정했다. 바텐폴은 스웨덴 남서부 링할스 베뢰 반도에 총 1.5GW(기가와트) 규모 SMR을 건설할 계획이다. GE버노바의 300㎿(메가와트)급 'BWRX-300' 3기 또는 롤스로이스의 500㎿급 SMR 3기가 건설된다. 2030년대 초반 가동이 목표다. 이 사업에는 스웨덴 기업 연합인 인더스트리크래프트(Industrikraft)가 참여한다. 이 연합에는 석유화학·철강·기계부품·자동차·산업자동화·엔지니어링 등 모든 산업 부문에 걸친 17개 기업이 합류해 있다. 안나 보르그 바텐폴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프로젝트는 40여년 만에 스웨덴에 신규 원전을 건설하는 것"이라며 "2035년까지 SMR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폐쇄된 링할스 1·2 부지에 1GW 규모 추가 원전 건설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톰 에릭슨 인더스트리크래프트 회장은 "바텐폴과 협력해 공동 투자를 위한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웨덴은 1980년 국민투표에서 원자력 단계적 폐지를 결정한 이후 12기 중 6기의 노후 원자로를 폐쇄했다. 남은 6기 원자로에서 전체 전력 수요의 약 30%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신규 원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스웨덴 SMR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LS일렉트릭·SNT에너지·BHI 등 국내 기업의 수혜가 기대된다. 원전 기자재 공급망 파트너로서 협력 가능성이 나오고 있어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최초로 발전용 가스터빈 기술을 국산화했다. SMR 분야에서 미국 뉴스케일파워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국내외 수주 기반을 넓히고 있다. LS일렉트릭은 글로벌 전력기기기업 GE버노바와 협력해 변환용 변압기(CTR) 함께 초고압 직류송전 변환 설비의 핵심인 밸브의 기술 내재화를 추진 중이다. SNT에너지는 발전·석유화학 플랜트 등에 사용되는 열교환기와 압력용기 등의 핵심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BHI는 원전 보조기기(BOP) 설계·제작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SMR 등 차세대 원전에도 BOP가 공통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SMR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수혜가 기대된다.
[더구루=김은비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각각 엘란트라 하이브리드와 2026년형 카니발을 내달 동시 투입한다. 현대차·기아는 친환경차와 중형 MPV를 내세워 중국 자동차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 합작사 베이징현대는 최근 항저우·선전에서 엘란트라 하이브리드 신차를 공개했다. 연말까지 35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엘란트라 하이브리드는 신차는 1.6L GDi 엔진, 6단 DCT, 전기모터를 조합한 TMED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전기모드 주행거리는 85km, 종합 주행거리는 1000km 이상에 달해 도심 통근부터 장거리 여행까지 다양한 주행 환경을 아우를 수 있다. 배터리는 고온·침수 등 극한 환경 테스트를 거쳐 안정성을 확보했으며, 실내 공간을 침해하지 않는 배치로 실용성까지 살렸다. 기아는 내달 1일 2026년형 카니발 중국형 모델을 공식 출시한다. 기아는 최신 글로벌 디자인 대신, 중국 소비자 선호도가 입증된 2021년형 스타일을 유지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대형 크롬 그릴, 직선형 차체 라인, 듀얼 전동 슬라이딩 도어, 일체형 테일램프 등 기존 디자인 요소를 강화해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파워트레인은 2021년형과 동일하게 2.0T 가솔린 엔진(최고출력 171kW·최대토크 353Nm)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은 현행 모델과 유사한 28.99만34.09만 위안(약 5400만6300만원) 선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경쟁 모델은 도요타 시에나, 뷰익 GL8 등으로, 프리미엄 MPV 수요 확대세를 겨냥한 전략적 투입으로 평가된다. 현대차·기아는 ‘친환경+MPV’ 투트랙 전략으로 중국 시장 공세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전동화 기술력을 앞세워 친환경 세그먼트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아는 MPV라는 틈새이자 성장세가 뚜렷한 시장을 선점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GM이 MPV에서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현대차·기아가 동시에 신차를 투입하는 것은 전략적 의미가 크다”며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와 충전 인프라 확충 여부가 양사의 성패를 가를 주요 변수”라고 분석했다.
[더구루=정예린 기자]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주 티루파티 지역의 특별경제구역(SEZ) 스리시티가 '쿨링 시티'로 불리며 인도의 에어컨 제조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다. LG전자가 대규모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하면서 스리시티의 위상은 물론 인도 내 가전 산업 경쟁력도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스리시티에는 현재 7곳의 에어컨 제조업체와 17곳의 부품 공급업체가 입주해 있다. 기존 생산능력 확대와 신규 투자까지 더해지면 전체 내수 생산의 60%, 수출의 80%가 스리시티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라빈드라 산나레디 스리시티 설립자 겸 대표이사는 "LG전자, 다이킨을 포함해 20곳 이상의 부품업체들이 이곳에 둥지를 트면서 인도의 에어컨 미래가 스리시티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며 "중앙정부의 생산연계인센티브(PLI) 제도와 주정부의 산업 정책을 기반으로 세계 최대 에어컨 제조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HVAC 통합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 6월 스리시티에 세 번째 인도 생산기지를 착공했다. 노이다, 푸네에 이어 세 번째 공장인 스리시티 가전공장은 내년 말 에어컨 초도 생산을 시작하고, 2029년까지 세탁기·냉장고·에어컨 압축기 등 주요 라인을 단계적으로 가동한다. 단순 조립을 넘어 핵심 부품과 다양한 제품군까지 생산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스리시티의 제조 생태계 중심축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평가된다. 스리시티는 이미 다이킨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 거점으로 자리 잡았지만, 업계는 LG전자의 합류를 단순한 플레이어 추가가 아닌 ‘무게중심의 이동’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투자와 기술력이 결합되면서 부품업체 유입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스리시티의 위상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변화는 다른 글로벌 기업들의 추가 투자를 촉발해 스리시티의 에어컨 제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이킨은 대만 리치(Reichi)와의 합작을 통해 에어컨 압축기를 생산, 자사 내부뿐 아니라 타사에도 공급할 예정이다. 팩(Pack) 역시 조리기구에 이어 냉장고와 세탁기 생산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캐리어(Carrier)도 안드라프라데시 투자에 관심을 표명하며 나라 로케시 IT·HRD 장관과 논의를 진행했다.
[더구루=정예린 기자]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서 상업용 태양광 모듈 신규 수주를 따냈다. 미국 내 고효율 모듈 공급을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 입지와 청정 에너지 전환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HD현대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애리조나주에 약 40MW 규모 상업용 태양광 모듈을 공급했다. 한국에서 직접 관리·제조된 탑콘(TOPCon) 셀 기반 제품으로, 고효율·고신뢰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원자재 조달부터 최종 제품 출하까지 모든 과정에서 투명하고 추적 가능한 공급망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수주는 이같은 관리 체계를 기반으로 미국 상업용 태양광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최근 고부가 제품을 앞세운 성장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N타입 탑콘 제품 개발에 성공한 뒤 기존 P타입 생산라인을 모두 N타입으로 전환했으며, 올해는 이를 기반으로 산업단지 지역과 RE100 기업을 대상으로 판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N타입 제품은 기존 PERC 대비 고온 환경에서 성능 저하가 적고 효율이 높아 발전 효율이 22.3~22.9%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고효율 실리콘 기술인 HJT(이종 접합 태양전지)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진행하며 고부가가치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성능과 높은 발전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면서 글로벌 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계획이다. 미국 시장 확대를 위해 현지 생산라인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국내에서 생산한 모듈을 미국에 직접 수출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애리조나 프로젝트 역시 같은 공급 구조로 진행됐다. 김원기 HD현대에너지솔루션 미국법인 법인장은 "당사는 모든 원자재에 대해 투명하고 추적 가능한 공급망을 운영하고 있다는 데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성과를 가능하게 해주신 파트너와 팀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함께 더 깨끗하고 밝은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더구루=홍성일 기자]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 시제품 생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플은 내년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8 시리즈를 통해 첫 폴더블 아이폰을 선보이며, 판매량 반등을 만들어낸다는 목표다. [유료기사코드] 18일 일본 니혼자이게이(닛케이)에 따르면 애플은 폴더블 아이폰 시제품의 대만 생산을 위해 공급업체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폴더블 아이폰은 내년 하반기 아이폰18 폴드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애플은 대만에서 아이폰18 폴드 시제품 생산 및 막바지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중국이 아닌 인도에서 폴더블 아이폰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애플이 대만에서 아이폰18 폴드의 시제품을 생산하려는 배경에는 아이폰 생산 협력사인 폭스콘이 있다. 밍치궈(Ming-Chi Kuo)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폭스콘이 3분기 말이나 4분기 초에 폴더블 아이폰 프로젝트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폴더블 아이폰 생산지로 인도를 선택한 것도 눈길을 끈다. 애플은 미·중 갈등 속 인도에서의 아이폰 생산능력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부터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 전량을 인도에서 생산하기로
[더구루=길소연 기자] 에너지 안보 문제에 직면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원자력 발전 건설에 주목하고 있다. 동남아 각국에서 경제적·기술적·사회적 타당성 조사를 거쳐 원전 도입 시기를 결정하는 등 '친원전'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유료기사코드] 18일 업계에 따르면 동남아시아는 2050년까지 25기가와트(GW) 용량의 원자력 발전에 최대 2080억 달러(약 287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가동 중인 원자로가 없는 동남아 국가들은 2050년 예상 발전 비용이 MWh당 220달러로 기존 원자력 발전소의 MWh당 101달러의 두 배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를 선호하고 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자로보다 안전성이 높고, 경제성과 유연성이 뛰어나며, 환경 친화적이다. 크기가 작고 설계가 단순해 사고 발생 가능성이 낮으며, 자연 순환 냉각 등 피동적 안전 기능이 내장되어 비상시에도 자동으로 냉각이 가능해 안전하다. 또 기존 원자력 발전소의 10~30년 소요 기간과 비교해 2~3년 안에 구축을 가속화해 경제적으로도 운영상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기업 전력구매계약(CPPA)을 통해 안정적이고 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