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제이슨 스톡우드 신임 영국 투자부 장관과 만나 국방·우주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영국의 신(新) 국방 정책과 연계해 한화와의 협력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유럽 내 입지 확대와 시장 공략 가속화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영국 투자부에 따르면 스톡우드 장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런던에서 열린 유럽 대표 방산전시회 'DSEI 2025'에서 김 부회장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는 세계 1위 방산기업인 미국 록히드마틴 관계자도 동석했다. 스톡우드 장관은 영국의 제조 인프라와 산업 생태계 강점을 강조하며, 이를 바탕으로 국방·우주 분야에서 한화와의 협력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기업을 위한 파트너십과 지원 강화 방안도 함께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김 부회장과 회동 후 "국방은 정부의 핵심 우선순위이자 영국 현대 산업 전략의 중요한 성장 동력"이라며 "국방 투자를 통해 영국의 일자리와 성장, 기술 혁신을 극대화할 것이며, 산업계 및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톡우드 장관이 임명 후 방산 기업과 만난 것이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회동은 임명 직후 한화 경영진과 가진 첫 공식 일정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영국 정부가 국방·우주 분야 해외 전략 파트너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영국은 최근 향후 3년간 7억7000만 파운드를 투입해 국방을 성장의 엔진으로 삼고, 산업 지원과 일자리·혁신 창출을 목표로 하는 '국방산업전략(Defence Industrial Strategy)'을 발표했다. 또 10년간 지속적 방위비 상승과 국방 해외 직접투자 14억 파운드 이상 유치를 통해 방산 분야 협력 의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SME 지원과 시험평가 혁신 게이트웨이 등 접근성 확대 정책도 함께 추진 중이다. K9 자주포·천무 다연장로켓 등 검증된 무기체계를 앞세운 한화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측 간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스톡우드 장관이 투자부를 총괄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단순 무기 도입을 넘어 공동생산·현지화·기술 협력까지 염두에 둔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이 크다. 영국은 이미 방산과 우주 산업을 국가 성장동력으로 규정하고 적극적인 민관 합작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회동 역시 한화에 '제조·연구 거점으로서의 영국'을 제안하는 성격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이 영국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과 한화의 현지 생산·정비 경험을 결합할 경우 상호 전략적 시너지가 클 것으로 평가한다. 한화는 폴란드·루마니아·호주 등에서 추진해온 현지화 사례를 통해 공급망 안정화와 산업 생태계 기여를 제안할 수 있고, 영국은 자국 산업 및 일자리 창출, 동맹 간 상호운용성 강화라는 전략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는 올해 DSEI에 방산 3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가 공동으로 참가해 K9 자주포, 천무, 모듈화 추진 장약(MCS) 등 유럽 전장 환경에 최적화된 무기체계를 공개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6개국에서 운용되는 K9의 신뢰성과 상호운용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요성이 커진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 △NATO 표준에 부합하는 장약 공급 역량 등을 앞세워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더구루 타이페이(대만)=오소영 기자] 한화솔루션 자회사 한화이센셜이 반도체 기판용 절연소재를 국산화해 일본 아지노모토의 독점을 깬다. '한화빌드업필름(HBF)'라는 브랜드명으로 내년부터 공급을 모색한다. PC와 전장 등에 쓰일 HBF-GC를 앞세우고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최적화된 소재까지 개발에 속도를 낸다. 본격적인 소재 공급을 앞두고 대만 반도체 전시회에서 홍보에 나서면서 글로벌 고객을 잡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이센셜은 9~11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5'에서 'HBF' 로드맵을 공개했다. HBF는 '미원'으로 알려진 일본 아지노모토가 '아지노모토빌드업필름(ABF)'을 벤치마킹해 만들어진 소재다. 반도체 기판을 패키징할 때 쓰인다. 반도체 회로 간에 간섭 없이 전류가 흐르도록 하고 열에 강해 기판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지노모토는 조미료인 '글루탐산일나트륨(MSG)'의 연구를 통해 쌓은 소재 기술을 기반으로 반도체 시장에 진출했다. ABF는 MSG와 동일한 아미노산 화학을 기반으로 한 수지를 쓴다. 아지노모토가 선제적으로 ABF를 개발할 수 있었던 이유다. 우수한 원재료와 다수의 특허 기술, 신규 공급사의 소재 도입에 보수적인 반도체 산업의 특성 때문에 그동안 아지노모토의 독점을 깰 업체는 나타나지 않았다. ABF 시장을 장악한 아지노모토에 도전장을 내민 한국 기업은 한화이센셜과 LG화학, 동진쎄미켐이다. 한화이센셜은 ABF의 앞글자인 '아지노모토'를 '한화'로 바꿔 'HBF'라는 브랜드명으로 선보인다. 한화이센셜이 개발 중인 소재는 HBF-G와 HBF-GCH, HBF-GCE, HBF-GC, HBF-S, HBF-SC다. 상대적으로 열에 약하고 신호 손실이 높아 PC용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 칩 등에 쓰이는 소재부터 고온 공정에 강하고 신호 손실이 적어 AI 반도체에 적합한 소재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이루고 있다. 가장 먼저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소재는 PC와 전장용으로 활용될 HBF-GC다. 한화이센셜은 이번 세미콘 타이완에서 샘플을 전시했다. 내년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열에 가장 강하고 신호 손실이 적은 고부가 소재인 'HBF-SC'를 오는 3분기까지 개발한다. 이어 4분기 고온 환경에 잘 견딜 'HBF-GCH'도 상용화해 샘플 테스트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두 제품을 제외한 4종은 이미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제품 개발과 함께 홍보에도 매진하고 있다. 한화이센셜은 반도체와 전장 등 글로벌 회사들을 대상으로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고객사들과 접점을 넓히고자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세미콘 타이완에도 참석했다. 세미콘은 대만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중국,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열리는데 한화이센셜은 대만 행사에만 2년 연속으로 부스를 꾸렸다. 반도체 생태계가 발달한 대만에서 주요 고객들과 네트워킹을 구축하고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화이센셜은 HBF를 통해 반도체 소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핵심 소재의 자립률 향상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와 5세대(5G) 통신, 고성능컴퓨팅(HPC) 등 기술 발전에 따라 고밀도·고성능 반도체 시장이 성장하며 ABF 소재 수요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GII)에 따르면 ABF 기판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5.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루=김예지 기자] LIG넥스원이 세계적인 로봇 전문기업과 손잡고 지뢰 제거와 무인화 시스템 개발에 나선다. 이를 통해 우크라아나 재건 사업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지난 11일 크로아티아 로봇 전문기업 도킹(DOK-ING)과 차세대 무인 지상 시스템 공동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8일 서울에서 개막한 '서울안보대화'(Seoul Defence Dialogue, SDD) 기간 이뤄졌다. 앞서 도킹은 우크라이나 국방 대표단과 함께 지난 8일 서울에서 개막한 SDD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도킹은 세계적인 지뢰 제거 시스템 전문 기업으로, 한국에 장비를 수출 중이며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도킹은 자사의 링크드인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우리의) 로봇무인시스템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노하우와 LIG넥스원의 한국군 내 첨단 기술 및 시험 역량을 결합하는 전략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의는 지난 4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진행된 첫 기술 교류의 후속 조치다. 당시 외교부, 코트라(KOTRA), LIG넥스원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단은 도킹 본사를 방문해 지뢰 제거 시스템을 직접 점검하며 협력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이후 양사는 △무인화 기술 △로봇 시스템 △인도주의적 지뢰 제거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타진해 왔다. 이반 아누시치(Ivan Anušić) 크로아티아 국방장관은 SDD 기조연설에서 도킹을 한-크로아티아 방산 협력의 대표 사례로 소개하며 "방산 산업은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고 밝혔다. 또한 "크로아티아와 한국은 지역 안보의 핵심 국가로서 협력을 통해 글로벌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크로아티아 양국은 이번 SDD를 계기로 첫 국방장관 회담도 열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아누시치 장관은 고위급 방산 교류 확대와 국방협력 MOU 체결 협의를 공식 개시했으며, 드론·무인기 등 미래 방산 분야 협력 방안도 집중 논의했다. 지뢰 제거 분야는 우크라이나 재건과 맞물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토 약 25%가 지뢰 및 불발탄으로 오염된 가운데, 도킹은 지난해 말까지 MV-4, MV-10 등 지뢰 제거 로봇 67대를 공급했다. 한국도 금속 탐지기, 보호 장비 등 관련 장비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더구루=김은비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이민 당국 단속으로 구금됐던 우리 근로자들이 귀국길에 올랐다는 소식에 “안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미 이민 당국의 대대적인 단속 이후 정 회장의 첫 공개 발언이다. 특히 정 회장은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가 협력해 더 나은 비자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오토모티브뉴스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오토모티브뉴스 콩그레스에서 “수백 명의 구금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감을 느꼈다”며 이 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정 회장에 더 나은 비자 제도를 마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회장은 또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는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함께 더 나은 (비자) 제도를 만들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사장)도 “이번 일은 (공장 건설) 최소 2~3개월의 지연을 일으킬 것”이라며 “그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 4일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불법 체류 및 고용 단속을 실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을 포함해 총 475명을 긴급 체포·구금했다. 이들은 미리 준비된 전세버스를 타고 애틀랜타 국제공항으로 이동한 뒤 대기 중이던 대한항공 전세기에 탑승해 한국을 향해 출발했다.
[더구루=길소연 기자] 삼성중공업이 도크 부족으로 중국 조선소에 주던 선박 건조 하도급을 국내 중견조선소에도 맡긴다. 그리스 선사 뉴쉬핑(New Shipping)으로부터 수주한 유조선을 HSG성동조선에 위탁해 건조한다. '통(統)하청'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외주 조선소를 활용해 생산 유연화에 나서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뉴쉬핑과 15만 8000DWT 수에즈막스급(수에즈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크기 선박) 유조선 확정분 2척에 대한 건조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계약에는 확정 물량 외 옵션 물량 2척도 포함돼 있어 수주가 확정될 경우 수주잔량은 4척으로 확대된다. 신조선 인도 시기는 2028년으로 예정됐다. 삼성중공업은 뉴쉬핑에서 수주한 유조선을 HSG성동조선에 넘겨 건조한다. 수주량이 증가함에 따라 중국 조선소에 하청을 맡겨 건조해왔지만 동반성장 상생의 의미로 국내 조선소를 활용해 주문량을 처리한다. <본보 2025년 4월 15일 참고 삼성중공업, 中 '통하청' 전략 강화…유조선 4척 또 맡겨> HSG성동조선과는 유조선 건조를 위한 전략적 업무 협약(MOU)도 맺었다. HSG성동조선은 그동안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에 블록을 만들어 공급해 왔다. 블록 단위 외주 생산이 아닌 선박 전체를 완제품으로 건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HSG성동조선은 선박 전체를 직접 건조할 수 있는 '전선(全船) 수행 능력'을 갖춘 중견 조선소 중 하나이다. 120만㎡(약 36만평) 대형 야드와 최신 설비를 갖춘 경남 통영 사업장에서 선박을 건조한다. 법정관리 전인 성동조선해양 시절의 주력 선종은 중형탱커 부문이었다. 수년간 건조 경험과 안정된 생산 시스템, 숙련된 기술 인력을 기반으로 대형 조선소 수준의 품질과 납기 대응력을 자랑한다. HSG성동조선은 삼성중공업의 유조선 건조로 선박 건조 시장에 복귀한다. 한때 선박 수주량 세계 10위권이었던 중견 조선소였던 HSG성동조선은 조선업 불황 여파로 지난 2018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20년 조선·해양 플랜트 업체 HSG중공업에 인수된 후에는 선박 블록과 해상 풍력발전 설비를 제작해왔다. 한편, 선박 건조를 외주화하는 삼성중공업은 베트남 국영기업 페트로베트남과도 손잡고 원유운반선·석유화학제품운반선 공동 건조를 추진하고 있다. 설계·조달은 국내에서 맡고 생산은 현지에 위탁하는 혼합형 방식으로 건조한다. <본보 2025년 5월 16일 참고 [단독] 삼성중공업, 中 대신 베트남 '건조 파트너' 낙점…페트로베트남에 협력 제안>
[더구루=진유진 기자] 오리온이 러시아 세관 당국과 오랜 법정 다툼에서 승소했다. 이번 판결로 오리온은 러시아 세관으로부터 1억300만 루블(약 17억원) 이상의 초과 납부 관세를 돌려받게 됐다. 단순 기업 차원의 승리를 넘어,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 전반에 중요한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재법원은 10일(현지시간) 세관 당국이 수백 건의 통관 신고서를 수정하고 추가 납부를 요구한 조치를 무효로 판결하며 오리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러시아 연방 대법원의 기존 판례를 인용, 수입 원재료가 최종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만큼만 로열티를 관세에 포함해야 한다는 '비례 분배 원칙'을 재확인했다. 제조업체가 현지에서 원재료를 조달할 경우 전체 로열티를 관세로 부과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명문화한 것이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오리온 러시아 법인이 한국 본사에 지급하는 기술·브랜드 로열티를 관세에 포함할지 여부였다. 세관은 로열티 전액을 관세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오리온은 상당수 원재료를 현지에서 조달해 모든 로열티가 수입품과 직접 관련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실제로 오리온은 지난 2020~2022년 코코아와 탈지분유, 젤라틴 등 제과 원재료를 수입했지만, 상당 부분의 원재료와 포장은 현지에서 조달했다. 2022년 기준, 현지 조달 원재료 비중은 90%를 넘어, 로열티 대부분이 수입 원재료와 직접 관련되지 않았다. 소송은 장기화됐다. 1심에서 오리온이 승소했으나, 항소심에서는 세관이 우세했고 이후 상고심에서 사건이 다시 환송됐다. 법원은 원재료 조달 구조를 정밀 분석한 끝에 로열티 산정 시 수입품 비중을 고려하는 '비례 분배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세관은 판결이 과소 계산됐다며 상소 의사를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충분히 법리에 부합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례는 로열티와 수입 원재료를 둘러싼 분쟁에서 중요한 선례로 작용할 전망이며,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관세·로열티 관련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실질적 기준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직면할 수 있는 통상 분쟁 대응에 참고할 수 있는 중요한 선례"라며 "향후 계약 구조와 원재료 조달 전략을 수립할 때 실질적 지침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이스라엘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발렌스 세미컨덕터(Valens Semiconductor, 이하 발렌스)'와 손잡고 자동차 시스템 글로벌 표준 '미피 A-PHY(MIPI A-PHY)' 기반 칩셋 상용화를 지원사격한다. 신규 수주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영향력을 한층 공고히 하고, 차세대 첨단 차량 시스템 생태계 확산에 따른 전략적 기회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발렌스에 따르면 발렌스가 미피 A-PHY 표준으로 설계한 반도체는 삼성 파운드리의 첨단 자동차용 핀펫(FinFET) 공정으로 제조된다. 삼성전자는 엄격한 공정 관리와 첨단 지적재산권(IP)을 바탕으로 발렌스의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공식적으로 몇 나노미터(nm) 공정을 사용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핀펫 공정이 적용된 점을 고려했을 때 4나노 이상급 칩일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3나노 이하 공정에서는 핀펫이 아닌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방식을 활용한다. 발렌스는 지난 2006년 설립된 자동차·오디오·비디오용 칩 전문 팹리스 업체다. 앞서 MIPI A-PHY를 적용한 첫 칩셋인 VA7000 시리즈를 선보인 바 있다. VA7000 시리즈는 LG전자 VS사업본부의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일부인 차세대 지능형 카메라 시스템에 탑재된다. MIPI A-PHY는 차량 내 고속 센서와 디스플레이 연결을 위한 표준 기술이다. 기존 TV·스마트폰 멀티미디어 전송 기술을 자동차 환경에 맞춰 개선했다. ADAS와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이미지 센서, 카메라, 디스플레이 간 대용량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단순 파운드리 수주를 넘어 산업 표준과 상용화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발렌스가 미피 A-PHY 표준에 맞춰 칩을 설계하면, 삼성 파운드리에서 첨단 공정으로 제조함으로써 고성능·저전력·고신뢰성 칩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이는 OEM들이 요구하는 ADAS·자율주행용 칩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표준 채택 확산을 촉진한다는 게 발렌스의 설명이다. 미피 A-PHY 생태계에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현대모비스, LG이노텍 등 국내 주요 부품사와 인텔, 모빌아이, 소니스마트리드 등 글로벌 OEM을 포함해 29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차세대 ADAS 차량에 미피 A-PHY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송태중 삼성전자 파운드리 전략마케팅실 담당임원(상무)은 "OEM들은 ADAS 및 자율주행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연결 솔루션을 요구하고 있으며, 미피 A-PHY는 이를 실현할 핵심 기술적 혁신을 제공한다"며 "삼성의 자동차용 핀펫 기술은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며, 우리는 발렌스와 함께 첨단 자동차용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드온 벤 즈비 발렌스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의 미피 A-PHY 지원은 이 표준이 자동차 연결의 미래임을 확실히 보여준다"며 "삼성전자와 함께 차세대 A-PHY 제품 개발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로템이 방한한 이반 아누쉬치(Ivan Anušić) 크로아티아 부총리 겸 국방장관과 만나 방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과 크로아티아 간 첫 국방장관 회담과 맞물려 현대로템이 양국 방산 교류 확대와 협력 심화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수행, 유럽 방산 시장에서 전략적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크로아티아 국방부에 따르면 아누쉬치 장관은 지난 9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열린 제 14회 서울안보대화(SDD) 기간 중 방종관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사업본부 자문, 김승언 현대로템 유라시아영업팀장과 회동했다. 양측은 현대로템 소개한 방위 분야 주요 프로젝트와 기술적 해법을 바탕으로 한국과 크로아티아 간 방산 협력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구체적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K2 전차의 크로아티아군 현대화 사업 적용 가능성 △차륜형 장갑차 및 전술차량 공동개발 △무인화·자동화 기술 협력 △드론·무인기 기반의 감시정찰 및 공격체계 도입 △현지 조립·생산을 통한 산업 협력 모델 △군수지원·훈련 프로그램 패키지 제공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안보대화와 양국 국방장관 회담에서 드론·무인기 등 미래 방산 분야 협력이 별도로 강조된 점을 고려했을 때 무인체계 연계 논의가 비중 있게 다뤄졌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만남은 크로아티아의 국방비 증액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크로아티아는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기준에 맞춘 전력 증강을 추진하고 있어 한국의 무기체계와 기술 협력이 유럽·NATO 내 상호운용성을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현대로템을 포함한 국내 방산업계는 이를 계기로 유럽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정부 차원의 국방협력 양해각서(MOU) 논의와 연계해 구체적인 협력 모델을 모색할 전망이다. 한편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아누쉬치 장관은 지난 9일 서울 소공동에서 열린 회담에서 양국 최초로 국방장관 회담을 갖고 고위급 교류 확대, 군사 교육·훈련 교류, 방산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양측은 국방협력 MO 체결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특히 드론·무인기 등 미래 방산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다뤘다.
[더구루 타이페이(대만)=오소영 기자] LG전자가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타이완'에 등판했다. 현지 유통사를 통해 반도체 기판용 레이저 다이렉트 이미징(LDI) 노광 장비 4종을 선보였다. 세계적인 파운드리 제조사 TSMC를 비롯해 대만 반도체 고객들을 겨냥한 행보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빠르게 성장하는 반도체 장비를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조주완 LG전자 사장의 밑그림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생산기술원(이하 LG생기원)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5'에서 반도체 기판용 LDI 노광장비를 선보였다. 대만 유통사 '타이탄세미(Titan Semi)'의 부스에서 LDI 장비 포트폴리오를 소개하고 잠재 고객사를 대상으로 홍보에 나섰다. LDI 노광장비는 반도체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 패턴을 새기는 데 필요한 장비다. 초미세 회로 구현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LG생기원은 디스플레이 패널 제작에 쓰던 LDI 노광장비를 반도체 시장을 겨냥해 상용화했다. LG생기원이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인 장비는 총 4종이다. △1.5마이크로미터(㎛) 해상도의 'UHQ-1' △2.0㎛ 해상도의 'UHQ-4K'와 'UHA' △3.0㎛ 해상도의 'HQ-3'다. 이들 장비는 초고정밀·초고해상도의 광학 기술로 미세한 패턴을 기판 위에 정확히 투사하고 진동이나 충격에도 흔들림이 없다는 장점을 지녔다. 노광 공정에서 생긴 오류나 왜곡을 실시간으로 보정 가능하다. LG생기원은 응용처로 디스플레이, 인쇄회로기판(PCB), 실리콘 인포터저 위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여러 칩을 하나로 패키징하는 2.5D 패키징 등을 들었다. LG생기원은 LDI 장비 4종을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반도체 장비 시장을 공략한다. 특히 반도체 강국인 대만에 진출해 TSMC의 공급망 진입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반도체 장비를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AI의 확산으로 첨단 반도체 패키징 장비 시장이 커지고 있어서다. LG전자가 잘하는 냉난방공조(HVAC) 솔루션에 반도체 장비까지 묶어 'AI 붐'에 올라타겠다는 전략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최근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을 통해 반도체 장비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미국발 냉각 솔루션 수주 소식을 전하며 "AI의 급속한 확장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장비 등 핵심 인프라에 대한 수요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과 차세대 반도체 장비 등 2가지 분야에서 새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LG생기원의 주도로 반도체 장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LDI 노광 장비와 함께 반도체 유리기판용 글라스관통전극(TGV) 레이저 및 검사 장비, HBM용 검사 장비, 기판 및 HBM 접합 장비(본더)를 연구 중이다.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이브리드 본더 장비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더구루=김은비 기자] 현대자동차가 인도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 인도 전역 주요 고속도로와 대도시 등을 중심으로 119곳에 달하는 급속 충전소를 확보했다. 현대차는 향후 수년 내로 600곳까지 늘려 현지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HMIL)은 지난달 기준 △델리-찬디가르 △델리-자이푸르 △뭄바이-푸네 △하이데라바드-비자야와다 등 주요 노선과 구루그람·뭄바이·벵갈루루·첸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급속 충전소 119곳을 구축했다. 이들 충전소의 가동률은 97%을 웃돌고 있다. . 현대차는 지금까지 18만건 이상 충전 세션을 달성, 230만㎾h 이상의 전력을 공급했다. 이는 내연기관차 운행 대비 약 1600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 셈이다. 현대차는 앱 ‘마이현대(myHyundai)’로 2만여 개 파트너 충전소를 통합 관리해 검색·예약·결제를 지원하고, 차량 내 ‘현대 페이(Hyundai Pay)’ 인카 결제 기능을 도입, 편의성도 높였다. 또 7.4㎾·11㎾ 가정용 충전기 보급과 충전소 편의시설·현장 지원 인력을 통해 이용 환경을 개선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 비전 아래 전기차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타밀나두 지역에만 100기의 급속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으로, 현재 16기가 운영 중이며 연말까지 30기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향후 수년 내 인도 전역에 총 600기 급속 충전기를 마련한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지난달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584대를 판매, 중국 BYD를 제치고 4위를 차지했다. 1위는 7080대를 판매한 타타모터스(점유율 40.9%)가 기록했다. MG와 마힌드라가 각각 2위(4759대·27.5%)와 3위(3495대·20.2%)를 차지, 로컬 브랜드가 '톱3'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인도법인이 공격적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면서 전기차 수요와 브랜드 신뢰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며 “정부의 전기차 보급 정책과 맞물려 향후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구루=진유진 기자] 쿠팡이 미국 뉴욕 연방법원에서 기업공개(IPO)와 관련해 제기된 주주 집단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법적 문제를 털어낸 쿠팡은 이제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며 글로벌 시장 확장에만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10일(현지시간) 원고 측이 제기한 사기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쿠팡의 손을 들어줬다. 쿠팡과 IPO 주관사들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 직후 주주들은 쿠팡이 IPO 신고서에 노동 환경과 물류센터 안전 문제 등 핵심 정보를 의도적으로 누락하거나 허위 기재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사기 의도'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원고 측 주장이 추측에 불과하며, 쿠팡이 IPO 당시 투자자들에게 제공한 정보가 연방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특히 이번 판결은 원고들이 같은 사안으로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는 '재소 불가(with prejudice)' 결정을 포함했다. 이번 판결로 쿠팡은 IPO와 관련한 최대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게 됐다. 이는 향후 쿠팡의 주가 안정성과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소송에 함께 휘말렸던 IPO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 등도 법적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더구루= 길소연 기자] 한국 조선소가 유럽 최대 천연가스 공급업체인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노르의 1조 3800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유력 건조사로 떠올랐다. 에퀴노르가 한국 조선소 2곳과 중국 조선소 1곳을 최종 후보로 선정하면서 수주를 놓고 경쟁한다. 11일 노르웨이 해운전문지 '트레이드윈즈(Trade Winds)'에 따르면 에퀴노르는 17만4000㎥급 LNG 운반선 최대 4척의 신조 입찰을 추진한다. 공식 입찰을 위해 선주사에 확정 물량 2척과 옵션 2척의 선박 건조를 위한 입찰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신조 발주는 에퀴노르가 직접 발주하지는 않고 신조 슬롯을 예약한 뒤 탱커를 운영할 선사를 지정하는 방식으로 주문한다. 신조선가는 척당 2억 5000만 달러(약 3400억원)로, 4척의 총 수주 금액은 10억 달러(약 1조 3800억원)로 추정된다. 신조선 인도 시점은 조선소의 도크 가용성을 고려할 때 2028년이 될 전망이다. 에퀴노르는 장기 용선 계약 만료를 앞둔 노후 선박을 교체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 조선소를 상대로 신조 발주를 검토해왔다. 노후 톤수를 대체하고 성장하는 LNG 포트폴리오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본보 2025년 7월 4일 참고 유럽 최대 가스업체 에퀴노르, LNG 운반선 4척 건조 사업자 물색> 신조 발주 배경에는 미국산 LNG 운송 수요 확대에 따른 이유도 있다. 에퀴노르는 미국 체니에르에너지(Cheniere Energy)와 장기 LNG 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에퀴노르는 2027년부터 15년간 연간 175만 톤의 LNG를 공급받는다. 업계는 한국 조선소가 중국과의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대중국 제재를 강화하고 있어 선주사들이 중국 대신이 아닌 우리나라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하고 있어서다. 에퀴노르는 한국 조선소에 쇄빙 유조선 발주도 검토하고 있다. 에퀴노르는 특수기능을 갖춘 15만6000DWT급 쇄빙 유조선 2척(확정 1척+옵션 1척) 발주를 추진하고 있다. 선박 인도일은 2027~2028년을 희망하고 있다. <본보 2025년 2월 28일 참고 韓 조선 빅3, 노르웨이발 쇄빙 유조선 2척 수주 유력 후보군> 에퀴노르는 노르웨이 대륙붕에서 공급선, 대기선, 앵커 취급선, 유조선을 포함해 170척이 넘는 대규모 선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4년 국내에 진출해 선박사업을 시작으로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더구루=김예지 기자] 중국 전기차(EV) 시장이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출혈 경쟁의 늪에 빠지면서, 중국 정부가 시장 안정과 질서 회복을 위해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반내권(反内卷)' 정책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소비자 유치를 위해 대규모 할인과 프로모션을 쏟내며 단기적인 판매량 확대에만 집중했지만, 이 과정에서 수익성 악화와 산업 구조 불균형 문제가 심화됐다. 중국 정부는 시장의 과열을 경고하고, 기업들의 무분별한 할인 경쟁을 제한하며 장기적 산업 안정화를 유도하고 있다.
[더구루=김예지 기자] 호주의 차세대 핵추진 잠수함 도입 사업인 '오커스(AUKUS)'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호주 현지 방산 기업들이 세력을 결집하고 있다. 호주 자본의 독립 기업들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원자력 기술의 자립화를 꾀하면서, 영미권 국가에 대한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호주 주도의 독자적인 안보 역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27일 호주 군사전문잡지 아시아 퍼시픽 디펜스 리포터(Asia Pacific Defence Reporter)에 따르면, 호주의 미션 시스템 통합 전문 기업인 '노바 시스템즈(Nova Systems)'와 원자력 기술 컨설팅 기업 '뉴클리에이트(Nucleate)'가 AUKUS 협정에 따른 핵추진 잠수함 사업 지원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은 호주 정부가 핵잠수함이라는 고도의 복합 무기 체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독자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기술적·제도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노바 시스템즈는 복잡한 방위 시스템 및 품질 보증 분야에서 규모와 심도 있는 전문성을 갖춘 호주의 대표적 임무 시스템 통합업체로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전문적인 핵 역량과 기술 노하우를 보유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