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로봇은 쓰임부터”…AI 로보틱스, 제조 현장 투입 로드맵 공개

보스턴다이내믹스·구글 딥마인드 협업 본격화…로봇 상용화·양산에 초점
아틀라스, 시퀀싱 작업부터 투입…2028년 공장 적용·2030년 최종 조립 확대
엔비디아와 디지털 트윈·파운데이션 모델 협력 확대…제조 혁신과 연계
현대모비스, 휴머노이드 액추에이터 맡아…로봇 핵심 부품 내재화 추진
보스턴다이내믹스 IPO 논의는 '시기상조'…'상용화'가 우선

[더구루 라스베이거스(미국)=정예린 기자] "우리가 로봇을 어디에 쓰겠다는 규정을 먼저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 미디어데이 이후 Q&A 간담회에서 AI 로보틱스를 이번 CES 핵심 주제로 선택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을 개념 검증이나 시연 단계에 두는 데서 벗어나 제조 현장에 실제 투입해 상용화와 대량 생산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공식화했다.

 

장 부회장은 생성형 AI에서 에이전트 AI, 피지컬 AI로 이어지는 기술 흐름을 언급하며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나아가 에어모빌리티까지 AI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미래 방향과 맞물려 로보틱스를 그룹 차원에서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지속적으로 고민해 왔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로드맵의 핵심은 로봇 활용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이를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장 부회장은 "어떤 애플리케이션에서 로봇을 쓰고 이를 어떻게 확장할지가 중요하다"며 "보스턴다이나믹스와 외부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본격화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IPO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며 "상용화와 대량 생산, 그리고 어떤 애플리케이션에서 이니셔티브를 확보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발표된 구글 딥마인드와의 협업은 이미 실무 단계에 돌입한 캐롤리나 파라다 구글 딥마인드 시니어 디렉터는 "제미나이와 제미나이 로보틱스를 보스턴다이나믹스 로봇과 결합해 적용 범위를 넓히는 것이 목표"라며 "양사의 기술이 결합될 수 있는 영역은 매우 넓다"고 말했다.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나믹스 최고경영자(CEO)도 "이미 기술 교환과 협력이 진행 중이며 합의된 부분도 있다"며 "AI와 로보틱스, 제조 현장 적용이 동시에 맞물려야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으며, 현대차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고품질 로봇을 보다 합리적인 비용 구조로 제공하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기술 성숙도를 앞세웠다. 플레이터 CEO는 "우리는 후발 주자가 아니다”며 “다른 경쟁사들이 프로토타입이나 파일럿 단계에 머무르는 동안 우리는 이미 수천 대의 로봇을 고객 현장에 공급하고 플릿 단위로 운영하고 있으며, 상용화된 애플리케이션 관점에서 보면 훨씬 앞선 위치에 있다"고 자신했다.

 

아틀라스의 차별화 요소로는 넓은 동작 범위와 구조적 유연성이 꼽혔다. 인간보다 강력한 구동력과 다양한 모션 수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으며, 모듈화된 구조를 바탕으로 작업 유형에 따라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제시됐다. 현대차그룹은 스팟을 실제 현장에서 운용하며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소프트웨어 적응력과 내구성에서 경쟁 로봇과의 차별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제조 원가 측면에서는 그룹 차원의 소싱·구매 역량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단계적으로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틀라스의 제조 현장 투입 일정도 제시됐다. 플레이터 CEO는 "초기에는 시퀀싱 작업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현대차 공장에서 시퀀싱 공정에 아틀라스가 활용되는 시점은 2028년, 2030년에는 최종 조립 공정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를 위한 기반으로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로봇 애플리케이션 개발센터(RMAC)를 구축한다. RMAC은 공장 투입 전 로봇 작업을 정의하고, 행동을 개발·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텔레오퍼레이션을 통한 기본 동작 생성, 시뮬레이션을 통한 정교화, 실제 환경과 동일한 조건에서의 반복 훈련을 거쳐 완성도와 안전성을 검증한 뒤 현장에 적용하는 구조다. 초기 적용 분야는 물류 작업이다.

 

로봇 사업에서 현대모비스의 역할도 구체화됐다. 차별화 기술의 내재화와 양산 체계 구축에 집중하는 방침이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휴머노이드용 액추에이터를 중심으로 로봇 사업에 기여할 것"이라며 "액추에이터를 시작으로 센서 모듈, 제어기, 배터리 시스템 등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와의 협업 역시 로보틱스와 제조 혁신을 중심으로 확대된다. 로봇 단일 프로젝트가 아니라 제조 혁신과 생태계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장 부회장은 "GPU 조달을 넘어 디지털 트윈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며 "자율주행과 로봇 모두에서 스케일링 전략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로보틱스가 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할 비중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장 부회장은 "아직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라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기는 어렵다"며 "시장 생성 속도와 적용 범위를 보며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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