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한항공, 이집트 항공기 정비 협력 추진…중동·아프리카 MRO 진출 '기대'

정비 자립 노리는 이집트, 기술 파트너로 대한항공 낙점
이집트, 아시아나·인천공항공사도 회동…韓 항공업계와 전방위 협력

[더구루=정예린 기자] 대한항공이 이집트 민간항공부와 유지·보수·정비(MRO) 분야의 기술 협력을 추진한다. 대한항공이 40여 년간 축적한 정비 노하우와 글로벌 MRO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정비사업 입지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이집트 민간항공부에 따르면 사메흐 엘 헤프니(Sameh El‑Hefny) 장관은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인천에서 열린 '2025 국제항공협력콘퍼런스(CIAT 2025)'에 참석해 대한항공 고위 임원들과 회동했다. 양측은 항공기 정비와 교육·기술운영 역량 공유, 교육 협력 등을 포함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번 만남은 이집트 정부의 항공산업 현대화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과의 기술 교류를 통해 항공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한항공 측에서는 최정호 영업 총괄 부사장, 고광호 여객사업본부장(전무) 등이 참석했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협력 방식은 공동 정비 프로그램 개발, 기술자 훈련, 장비·자재 조달 협조 등으로 다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한항공이 보유한 글로벌 정비 인프라와 기술력은 이집트가 역내 항공 정비 허브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집트는 지리적으로 중동, 아프리카, 유럽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해 안정적인 정비 능력 확보는 곧 항공 네트워크 경쟁력 제고로 직결된다. 하지만 현재 이집트는 정비 역량 대부분을 외국 MRO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기술력이 검증된 파트너와 협력해 자국 내 정비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번 대한항공과의 협력 논의는 단순한 기술 자문을 넘어 항공 안전성과 자립 역량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기술 파트너십으로 해석된다.

 

대한항공은 1976년 보잉 707 엔진 정비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약 5000대의 항공기 엔진을 정비해왔다. 2004년부터는 외항사 정비 물량까지 수주하며 MRO 사업을 본격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보잉과 에어버스 등 글로벌 항공기 제작사(OEM)로부터 '최우수 협력업체'로 여러 차례 선정됐고, 미국 FAA, 유럽 EASA, 중국 CAAC, 호주 CASA 등 13개국 항공당국으로부터 정비조직 인증을 받아 품질 신뢰성을 입증했다. 이러한 기술력과 실적은 대한항공이 다양한 글로벌 항공사들과의 MRO 계약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해주는 기반이 되고 있다.

 

이집트 민간항공부는 대한항공뿐 아니라 아시아나항공, 인천국제공항공사와도 각각 회동을 갖고 공항 운영, 디지털 전환, 여객 서비스 고도화 등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측과는 최신 공항 운영 표준과 스마트 공항 구축 전략에 대한 경험 공유도 오갔다.

 

CIAT는 국토교통부가 주최로 3년마다 열리는 항공 분야 국제행사로, 글로벌 항공 정책, 안전, 환경, 디지털 기술 등 주요 의제를 다룬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이집트·말라위 등 주요국 항공 장·차관과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ACI(국제공항협의회) 등 국제기구 대표자, 국내외 항공 산업계 관계자 등 약 680여 명이 참석했다.

 

헤프니 장관은 "이집트 민간항공부는 글로벌 항공 산업 리더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첨단·지속가능한 항공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며 "이번 회담들은 기술 및 운영 분야 전문가들과 심도 깊은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밝혔다.

 

이어 "이집트는 우호 국가들과의 협력 확대를 통해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실현하고, 국제 항공 운송의 안전성과 운영 효율성 제고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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