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로템, 세계 최대 화물철도 프로젝트 참여 전망…키르기스스탄 '러브콜'

주한 키르기스스탄 대사, 철도 현대화·신규 노선 개발 협력 제안
현대로템, 실사단 파견 의사 밝혀…중앙아시아 공략 가속화
‘중·키·우 철도’ 이어 수도 이전 따른 인프라 재편 가능성도 부각

[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로템이 키르기스스탄 정부와 철도 분야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키르기스스탄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철도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현대로템의 중앙아시아 시장 공략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주한 키르기스스탄 대사관에 따르면 아이다 이스마일로바 주한 키르기스스탄 대사는 지난 21일 현대로템 창원 공장을 방문해 고속철·철도 인프라 관련 생산시설을 시찰하고, 철도 현대화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대사는 이 자리에서 키르기스스탄 철도 시스템의 노후화 문제와 확장 필요성을 설명하며 공동 프로젝트 추진을 제안했다.

 

이스마일로바 대사는 "키르기스스탄 철도 부문의 현황과 향후 발전 전망에 대해 설명했고, 우리 철도 산업이 현대화와 확장 측면에서 높은 잠재력을 갖추고 있음을 강조했다"며 "현대로템 측은 키르기스스탄과의 협력 확대에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현대로템은 해당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향후 협력 구체화를 위해 실사단을 파견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동을 통해 현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동시에 구체적 수주 기회를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현대로템이 고속철·철도 인프라 분야에서 쌓은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키르기스스탄 정부가 중국,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전략적으로 추진 중인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총 연장 523km에 달하는 이 노선은 중국 신장 카슈가르에서 출발해 키르기스스탄을 관통, 우즈베키스탄 안디잔까지 연결되며 러시아를 우회하는 새로운 국제 물류 루트로 주목받고 있다. 사업 규모는 80억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착공식이 열렸으며,개통은 2030년으로 예정돼 있다.

 

최근 키르기스스탄 의회가 제안한 행정수도 이전 계획에 따른 철도망 재구축 논의도 현대로템의 현지 진출을 견인할 수 있는 요소로 평가된다. 당국은 교통체증과 대기오염 해소를 위해 행정수도를 이스쿨 인근 신도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기존 비슈케크 철도 재배치와 신규 우회도로 건설 등 대규모 교통 인프라 개편을 추진할 전망이다. 철도망 전반에 걸친 재설계가 이뤄질 경우 현대로템의 도시철도, 중거리 열차, 통합 운용 시스템 등 다양한 기술과 제품의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현대로템과 키르기스스탄 간 협력 논의는 단순한 차량 납품을 넘어 철도 인프라 현대화와 중장기 공동 프로젝트 발굴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로템이 보유한 맞춤형 설계 역량과 디지털 전환, 정비 체계 구축 등 통합형 수출 모델이 적용될 경우, 키르기스스탄을 중심으로 한 중앙아시아 철도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현대로템은 우즈베키스탄을 통해 중앙아시아 내 사업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지난해 6월 우즈베키스탄 철도청과 약 27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시속 250km급 고속열차 6편성(총 42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한국 고속철 기술의 첫 해외 수출 사례로, 현지 지형과 운행 조건을 고려한 맞춤형 설계는 물론, 납품 이후 정비 교육과 유지보수까지 포함하는 패키지형 수출이 적용됐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