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필리조선소 인수' 美 LNG 밸류체인 완성...MRO 진출도 구체화

한화, 필리조선소와 주식매매계약 체결
LNG 운송은 물론 미 군함 MRO 사업에도 진출

 

[더구루=길소연 기자]한화그룹의 미국 내 액화천연가스(LNG)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이 완성됐다. 미국 조선소 인수로 LNG 운송은 물론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미 군함 유지·보수(MRO) 사업 진출이 가능해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20일(현지시간) 미국 필리조선소(옛 에어커 필라델피아조선소)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번 거래로 인해 필리조선소는 1억 달러(약 1400억원)의 현금 대가를 받고 사업 전체를 한화에 매각하게 된다.

 

거래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승인과 기타 규제 승인을 획득하고 필리조선소와 관련해 중대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등 특정 관례적 조건을 충족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모든 거래 종결 조건이 충족되면 양사는 올 4분기에 인수 거래를 마무리한다. 

 

필리조선소 이사회도 증권사의 거래 공정성 의견을 받아 지분 매각을 승인했다. 이사회는 거래 완료 후 수익금 사용 대안을 포함해 회사의 미래 전략과 구조를 정의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크리스티안 몬센 뢰케(Kristian Røkke) 필리조선소 전 회장은 "20년간의 경영 끝에 소유권을 한화로 이전하게 됐다"며 "한화는 필리조선소가 직원들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풍부한 조선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펜실베니아 필라델피아에 있는 조선소이다. 미 해군 함정 건조와 MRO 사업을 진행하고, 상선과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WTIV) 등을 건조한다. 연초 HD현대중공업과 미국 정부가 발주하는 함정·관공선에 대한 신조, MRO 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지만 한화에 인수되면서 한화의 MRO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한화는 필리조선소 인수로 군함 MRO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낸다. 미국은 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20년 제정한 존스법(Jones Act·연안무역법)을 통해 미국 내에서 건조한 선박만 미국 내 운항을 허용하고 있다. 군함 MRO에도 존스법을 적용하고 있다.

 

한화는 필리조선소를 통해 LNG 밸류체인도 완성했다. 한화는 국제해사기구(IMO) 등 온실가스 규제 강화에 따라 LNG가 탈탄소화를 위한 중간연료로서 역할이 증대될 것으로 보고 LNG 운송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LNG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조선소 외 미국 LNG 개발업체 넥스트디케이드에 총 36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3.7%를 확보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806억원을 들여 지분 6.83%를 취득하고, 한화오션도 미국 법인을 통해 동일한 규모의 넥스트디케이드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들의 투자가 완료되면 한화그룹은 넥스트디케이드의 최대주주가 된다. 한화임팩트가 미국 내 투자 자회사 HGC NEXT INV를 통해 우선 취득한 지분 9.07%도 보유하고 있다. 

 

넥스트디케이드는 미국 텍사스주에 본사를 둔 에너지 회사로 지속 가능한 액화천연가스(LNG) 및 탄소 포집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텍사스 브라운스빌에 세계에서 가장 큰 LNG 수출 시설인 리오그란데 LNG 터미널을 건설 중이다. 터미널은 오는 2027년부터 연간 2700만톤(t)의 LNG를 생산할 예정이다.

 

한화는 이곳에서 생산한 LNG를 한화오션의 LNG 운반선을 이용해 유럽으로 공급한다.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LNG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산 LNG 수입 물량을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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