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최고경영자(CEO) 교체에 나섰다. 정의선 회장이 대규모 지분을 보유한 핵심 전략 자산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와 대규모 양산 전환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그룹의 로봇 사업 확대 전략과 맞물리며 리더십 재편이 이뤄지게 됐다. CEO 사임으로 경영 공백이 발생하면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업 운영 구조와 현대차그룹 내 로봇 사업 추진 체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11일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따르면 로버트 플레이터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CEO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플레이터 CEO의 마지막 근무일은 오는 27일이며, 후임 선임 전까지 아만다 맥마스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직무대행을 맡는다.
플레이터 CEO는 "보스턴다이내믹스에서의 경험은 제 인생 최고의 여정이었다"며 "지금처럼 성장한 모습은 MIT 미디어랩 지하에 있던 작은 연구실에서 처음 시작했을 때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회사는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다음 성장 단계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며 "새로운 CEO는 이러한 다음 단계에 필요한 경험과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레이터 CEO는 1994년 보스턴다이내믹스에 합류해 30년 넘게 몸담아 온 핵심 인물이다.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과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2019년 가을 CEO에 올랐다. 창업자인 마크 레이버트가 물러난 뒤 보스턴다이내믹스 역사상 두 번째 CEO로, 연구 조직 성격이 강했던 회사를 상업용 로봇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제를 이끌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플레이터 CEO 체제 하에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본격 상용화하고 물류 현장용 로봇 ‘스트레치’를 시장에 내놓으며 매출 기반을 확보했다. 스팟은 2020년 출시 이후 산업 시설 점검, 플랜트 안전 관리 등 다양한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스트레치는 DHL 서플라이체인, 갭(GAP), H&M, 머스크 계열 물류기업 퍼포먼스 팀 등 글로벌 고객사들의 관심을 받으며 상용 적용 사례를 늘려왔다.
연구용 플랫폼으로 분류되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도 작년 처음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6'에서 상용 버전을 공개했다. 아틀라스는 최근 최종 성능 테스트를 마무리하고 현대차그룹의 미국 생산기지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시작으로 산업 현장에 본격 투입될 예정이다. <본보 2025년 2월 9일 참고 보스턴다이내믹스 '엔터프라이즈 아틀라스' 가동 전환, 현대차 공장 투입 준비 완료 [영상+]>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공식 성명을 통해 "플레이터 CEO는 세계 로봇 산업의 상징적인 인물이며, 보스턴다이내믹스 전 임직원은 그의 리더십에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며 "그는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작은 연구 개발 연구소에서 모바일 로봇 분야의 세계적인 선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경영진 교체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현대차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전략적 비중을 고려할 때 그룹 차원의 로봇 사업 운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회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21.9%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기업공개(IPO) 가능성과 맞물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가 수조 원대에서 최대 수십조 원까지 거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