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미국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의 상용 배치 준비를 마쳤다. 공장 현장 투입이 본격화되면 산업용 휴머노이드의 실사용 레퍼런스를 확보, 향후 기업 대상 수주 확대와 사업화 속도를 끌어올리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9일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연구용 아틀라스가 수행한 최종 성능 테스트 영상을 공개했다. 엔터프라이즈 아틀라스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가동됨에 따라 연구용 버전은 마지막으로 전신 제어와 기동성의 한계를 시험하는 역할을 맡았다.
공개된 영상에서 연구용 아틀라스는 공중제비(카트휠)와 백플립을 연속으로 수행하는 고난도 동작을 선보였다. 공중으로 도약한 뒤 회전 동작을 수행하고 착지 후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이 담겼으며, 반복 테스트 과정에서 균형을 잃고 쓰러지는 장면도 함께 공개됐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번 영상에 슬로모션 재생과 실패 사례를 포함해 연구 과정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담았다.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학습한 동작 정책이 실제 하드웨어에서 구현되는 한계를 점검하는 성격의 테스트로, 전신 제어와 동적 균형 유지 능력을 실제 기계 수준에서 검증했다는 설명이다.

최종 실험은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로보틱스 & AI 인스티튜트(Robotics & AI Institute·RAI) 간 공동 연구 결과다. 양측은 강화학습(RL)을 기반으로 시뮬레이션에서 학습한 정책을 실제 로봇에 별도의 중간 조정 없이 적용하는 ‘제로샷 전이(Zero-shot transfer)’ 방식의 전신 학습 프레임워크를 적용해 왔다.
RAI 인스티튜트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창업자인 마크 라이버트가 이끄는 로봇·인공지능 연구기관이다. 휴머노이드와 이동형 로봇을 대상으로 전신 제어, 물리 기반 학습, 시뮬레이션-현실 전이 기술을 연구하며, 이번 아틀라스의 고난도 기동성과 자연스러운 보행 시연에 적용된 학습 구조를 개발했다.
아틀라스는 2013년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주도로 개발된 연구용 휴머노이드로 출발했다. 재난 구조와 수색 임무를 염두에 둔 연구 플랫폼으로 시작해 차량 운전, 문 열기, 공구 사용, 밸브 조작 등 재난 대응 시나리오를 수행하며 전신 제어 기술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아틀라스는 점프와 회전, 백플립, 파쿠르 동작을 공개하며 동적 균형과 기동성 기술을 과시했지만, 장시간 반복 작업을 전제로 한 산업용 로봇은 아니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작년 유압식 아틀라스를 공식 퇴역시키고 완전 전동식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연구 플랫폼에서 산업용 제품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완전 전동식 아틀라스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6'에서 양산형 모델이 공개됐다. 해당 모델은 키 약 1.9m·무게 약 90kg 체형에 56자유도를 갖춘 구조로, 촉각 센서를 적용한 4지 그리퍼와 약 4시간 연속 작업이 가능한 배터리 시스템을 탑재했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기존 공정 설비에 맞춰 별도 자동화 라인을 구축하는 방식이 아니라 로봇이 인간 작업 환경에 직접 투입되는 구조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제조실행시스템(MES)과 창고관리시스템(WMS)과 연동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아틀라스를 동시에 운영하는 구조를 전제로 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아틀라스는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단계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초기에는 부품 시퀀싱 등 물류·공정 보조 작업에 적용하고 이후 조립 공정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