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배터리 자립 위기…브리티시볼트 파산

법정관리 신청…직원 300여 명 해고

 

[더구루=오소영 기자] 영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상징이던 브리티시볼트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 절차를 밟는다. 대규모 해고를 실시하고 모든 투자를 중단하며 영국의 전기차 공급망 구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브리티시볼트는 17일(현지시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직원 300여 명이 해고됐다. 영국 법원은 법정 관리인으로 컨설팅 업체 EY를 임명했다.

 

2019년 설립된 브리티시볼트는 영국 내 유일한 배터리 제조사로 주목받았다. 스위스 글렌코어(Glencore)를 포함해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브리티시볼트는 투자 재원을 활용해 잉글랜드 북부 노섬벌랜드에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했다. 투자비는 38억 파운드(약 5조8100억원), 연간 생산능력은 38GWh 규모다.

 

캐나다에도 투자를 모색했다. 퀘벡주에 60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해 북미 공장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자금난이 심화되며 상황은 급변했다. 노섬벌랜드 공장 공사는 중단됐고 캐나다 투자는 철회됐다. <본보 2022년 11월 29일 참고 브리티시볼트, 캐나다 배터리 공장 설립 포기> 브리티시볼트는 영국 정부에 신공장 투자에 따라 약속했던 지원금 1억 파운드(약 1530억원) 중 3000만 파운드(약 450억원)를 먼저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설상가상으로 새 투자자 찾기에도 실패했다. 브리티시볼트는 신규 투자자로 꾸려진 컨소시엄과 지분 투자를 논의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본보 2023년 1월 11일 참고 英 브리티시볼트 대주주 지분 내려놓는다…자금난 해소 묘수될까>

 

브리티시볼트가 파산하며 영국 전기차 산업은 위기에 놓였다. 전기차 보급에 따른 배터리 수요를 충당하고 유럽 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영국은 배터리 투자 확보가 중요하다. 업계는 영국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 4~6개가 필요하다고 봤다. 현재 영국에는 일본 닛산의 선덜랜드 자동차 공장 인근에 위치한 중국 소유의 배터리 생산시설이 전부다.

 

포스코케미칼과의 협력 향방에도 이목이 쏠린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브리티시볼트와 배터리 소재 개발·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유럽 진출을 타진했다.

 

포스코케미칼 측은 "(소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게 아니므로 브리티시볼트의 파산은 당사의 유럽 사업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배터리·완성차 업체 등으로 파트너사도 다각화하고 있어 유럽 진출에 전혀 타격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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