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퓨어 스토리지'에 차세대 낸드플래시를 공급한다. 고용량·고성능·저전력 특성을 갖춘 프리미엄 낸드를 앞세워 인공지능(AI) 시대 급증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 글로벌 시장 입지를 공고히 할 전망이다.
퓨어스토리지는 27일(현지시간) 자사 고성능 플래시 저장장치 '다이렉트플래시 모듈(DirectFlash Module)'에 SK하이닉스의 QLC(쿼드레벨셀·셀당 4비트) 낸드를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가 납품하는 칩의 구체적인 용량 정보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퓨어스토리지는 기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달리 낸드 칩을 직접 제어하는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해 칩 수준에서 저장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SK하이닉스의 QLC 낸드가 더해져 저장 용량과 전력 효율이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QLC 낸드가 적용된 퓨어스토리지 다이렉트플래시 모듈은 엑사스케일급 데이터 집약적 워크로드에서도 초고속·저지연·고신뢰성의 지속적 성능 유지가 가능하다. 또 전력 소비 감소로 고객은 운영 비용 절감과 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기존 하드디스크(HDD) 대비 높은 랙 밀도와 확장성, 경쟁력 있는 총소유비용(TCO) 등을 바탕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까다로운 스토리지 수요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데이터센터 산업은 AI 학습과 추론, 대규모 스트리밍 서비스 등으로 데이터 처리량이 증가하면서 고밀도 스토리지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HDD는 속도와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한계가 뚜렷해 대체 기술로 QLC 기반 올플래시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
QLC는 셀당 4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플래시 메모리로, 높은 저장 밀도를 제공하는 반면 기존보다 낮은 내구성과 성능 이슈로 까다로운 설계가 요구된다. SK하이닉스는 기술적 제약을 극복하고, 대용량 스토리지에 최적화된 QLC를 통해 퓨어스토리지의 다이렉트플래시 모듈 설계를 지원한다.
빌 세레타 퓨어스토리지 하이퍼스케일 제너럴매니저(GM)은 "SK하이닉스와의 이번 협력은 하이퍼스케일러에 탁월한 올플래시 스토리지 기술을 제공하려는 저희의 사명을 향한 중요한 진전"이라며 "SK하이닉스의 첨단 QLC 제품과 퓨어스토리지의 아키텍처를 결합함으로써, 하이퍼스케일 운영 환경과 AI 인프라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상락 SK하이닉스 글로벌 S&M 담당은 "하이퍼스케일 고객들은 혁신의 잠재력을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데이터 스토리지 기술을 끊임없이 찾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낸드 기술은 퓨어스토리지의 강력한 플랫폼과 결합되어 성능, 효율성, 확장성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둔 데이터센터 운영자에게 강력한 옵션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한편 퓨어스토리지는 칩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작년 7월 키옥시아의 2테라비트(Tb) 용량 QLC 낸드 도입을 공식화한 데 이어 같은해 12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용 올플래시 스토리지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올 1월에는 키옥시아의 256GB급 낸드를 자사 데이터 저장장치에 적용키로 했다. <본보 2025년 1월 8일 참고 키옥시아, 美 퓨어스토리지에 차세대 낸드 공급...AI 데이터 저장 장치 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