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윤진웅 기자] 테슬라가 '모델Y' 중국 판매 가격을 추가 인하하고 기아 전기차 'EV5' 견제에 나섰다. 기아가 업계 전망치 보다 EV5 현지 가격을 낮게 책정한데 따른 것이다.
31일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4일 모델Y 중국 판매 가격을 26만3000위안(한화 약 4770만 원)으로 책정했다. 올해 들어 두 번째 가격을 인하한 것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잇딴 신규 전기차 출시에 따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특히 기아 EV5를 견제하기 위해 한차례 가격을 더 낮춘 것으로 업계는 봤다. 당시 기아 EV5 중국 판매 가격이 4만 달러(약 5112만 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실제 EV5 현지 판매 가격은 15만9800~22만9800위안(약 2898만~4167만 원)으로 모델Y를 크게 압도했다. 테슬라가 모델Y 추가 가격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가격 인하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상태이다. 그는 지난달 실적 컨퍼런스를 통해 "이윤(마진)을 희생해서라도 생산 차량 수를 늘리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총력을 다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EV5는 모델Y와 비교해 전장이 약간 짧지만 전고는 3인치 이상 높다"며 "소형과 중형으로 구분하는 데 크게 차이가 없어 동급으로 봐도 무방해 직접적인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판매 가격에 따라 수요가 크게 좌지우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V5 현지 판매가 오는 11월부터 시작되는 만큼 내달 중 현지 판매 가격 수정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기아를 비롯한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역시 전기차 판매 가격 인하에 동참하고 있다는 점에서 모델Y 판매 가격 수정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중국 지리차그룹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최근 전기차 판매 가격을 3만7000위안(약 680만원)을 내렸고 폭스바겐, 링파오, 체리, 창정자동차 등 10개 이상의 업체 역시 큰 폭으로 차량 가격을 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