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배터리 부족에 완성차 공장 잇달아 '스톱'…車산업 주도권 넘어가나

폭스바겐, 반도체 이어 "배터리셀 부족"
기술장벽 높은 반도체·배터리…대체 파트너사 물색 불가능

 

[더구루=정예린 기자]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줄줄이 생산 중단을 선언하고 나선 가운데 배터리셀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이 완성차업체에서 핵심 부품을 담당하는 전장업체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車업체, 반도체·배터리 부족으로 감산 착수

 

25일 업계에 따르면 베른트 오스테를로 독일 폭스바겐 최고노무책임자는 최근 현지 자동차 전문지 '아토모빌보헤(Automobilwoche)'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도 부족하지만 모든 주문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배터리셀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8세대 골프의 하이브리드 모델 생산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이미 이달 초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구체적인 감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일 폭스바겐은 독일 카셀과 브룬스윅 공장의 교대 근무 감축을 공식화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라며 "반도체의 공급 상황에 따라 향후 몇 주간 차량 및 부품 생산에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도 본사가 위치한 볼프스부르크 공장의 조업을 단축했다. <본보 2021년 2월 1일 참고 폭스바겐, 반도체 재고 부족에 감산 착수…"몇 주간 이어질 듯">

 

상황은 다른 완성차업체들도 다르지 않다.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혼다 등은 이미 생산 감축을 했거나 하고 있다. 문제는 병목현상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반도체 공급 차질이 오는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 전망하고, 올 1분기에만 전 세계에서 약 67만2000대의 자동차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미국, 독일 등 각국 정부까지 대만에 공식 서한을 보내 반도체 공급 부족 완화에 힘써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배터리셀 수급도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를 배터리셀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일부 완성차업체들은 배터리 공급 차질로 공장이 멈춰선 바 있다. 아우디는 지난해 1월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셀 공급 부족으로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트론'의 생산량을 조절했다. <본보 2020년 1월 29일 참고 "LG 배터리 부족" 아우디 'e-트론' 올해도 생산 감축>

 

◇점점 커지는 부품사 영향력…헤게모니 이동

 

높은 전기차 수요로 공장을 풀가동해도 모자란 때에 반도체, 배터리셀 부족으로 감산을 해야하자 '고객사'인 완성차업체들과 '협력사'인 부품업체들 간 관계 설정의 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더이상 고객사가 '갑'이기만 하고 파트너사가 '을'이기만 한 시대가 아닌 것이다. 오히려 완성차업체들이 원활한 부품 수급을 위해 파트너사에 '읍소'하는 상황이 됐다. 

 

과거에 자동차 공장이 멈춰선 사례를 보면 대부분 자연재해나 노조 파업 문제 때문이었다. 계약을 맺은 파트너사와 부품조달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대체 협력사를 찾으면 됐다. 

 

그러나 내연기관 차량을 주로 생산해 대체사를 찾는 게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기술 장벽이 높은 반도체와 배터리셀이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았다. 반도체 공정 미세화가 가속화되면서 자동차업체들이 주문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반도체기업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배터리사와는 최소 3년 이상의 장기간 계약을 맺고 개발 단계부터 협력해 사실상 다른 기업과 손잡는 것이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반도체와 배터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져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자동차 기업들도 새로운 전략을 구상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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