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HD한국조선해양이 인도 최대 국영조선소 '코친조선소'와 나렌드라 모디 총리 주최 해양 행사에서 굳건한 동맹을 재확인했다. 지난 7월 체결한 파트너십에 대해 공식 세리머니를 진행하며 포괄적인 조선 협력을 다졌다. 모디 총리의 인도 조선 자립 전략에 적극 참여하고 핵심 동반자로서 자리매김한다.
24일 인도 항만해운수로부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일(현지시간) 구자라트주 바브나가르에서 열린 '바다로부터 번영을- 인도 해양 부문 혁신(Samudra se Samriddhi – Transforming India’s Maritime Sector)' 행사에서 코친조선소와 장기적인 조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정창인 HD한국조선해양 사업개발·지원 부문장(상무)과 마두 나이르(Madhu Nair) 코친조선소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양사는 지난 7월 MOU에 서명했으나 모디 총리가 주도한 행사에서 공식적으로 체결식을 진행하며 상징성을 더했다. 기술과 인력 등에서 포괄적인 협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모디 총리의 조선업 로드맵을 지원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모디 총리는 이날 인도는 역사적인 해양 강국이었다고 강조하며 조선업 재건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50년 전만 해도 자국 선박을 활용했으며 수출입의 40% 이상이 이를 통해 이뤄졌다"며 "훗날 해운 부문이 잘못된 정책의 희생양이 되며 조선 생태계가 붕괴되고 외국 선박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역에서 인도 선박 비중은 40%에서 5%로 떨어졌으며 이는 국가에 상당한 손실을 초래한다"며 "2047년까지 선진국이 되려면 자립해야 하고, 자립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는 수년 동안 7000억 루피(약 11조원) 상당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조선 부문의 금융 지원과 첨단 기술 도입, 설계·품질 개선에 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인도 정부는 지난 2021년 '인도 해양산업 비전 2030', 2023년 '해양산업 암릿 칼(황금기) 비전 2047' 등 장기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해양 강국으로 도약하고자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면서 코친조선소도 힘을 보태고 있다. 코친조선소는 이날 행사에서 타밀나두 주정부와 조선소 투자에 대한 MOU를 맺었다. 또 370억 루피(약 5800억원) 상당 투자 계획도 공유했다. 기존 조선소가 있는 코친 내 약 80에이커(약 32만 ㎡) 부지를 활용해 블록 공장을 짓는다.
인도는 세계 조선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에도 협력을 요청해왔다. 나이르 CEO와 알 락슈마난 항만해운수로부 차관보 등 인도 정부 대표단은 작년 말 HD현대중공업 조선소를 방문해 투자를 주문했다. 지난 5월에는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해양위원회에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현지 설비 투자 제안서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