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미국 해상운임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류 병목 현상이 완화된데다 인플레이션으로 소비 트렌드가 바뀐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9일 물류 화물 예약 결제 플랫폼 프레이토스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아시아발 미주 서안 노선 운임은 1FEU(길이 12m 컨테이너)당 1016달러로 전주 대비 12달러, 전년 대비 1만5139달러(94%) 떨어졌다.
미주 동안 노선 운임은 1FEU당 2123달러로 전주 대비 75달러, 전년 대비 1만6105달러(88%) 하락했다. 동안 노선의 운임 하락은 42주째 이어지고 있다.
컨테이너 운임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지난 25일 908.35로 전주 대비 1.37포인트 떨어졌다. SCFI는 물류 병목 현상이 극에 달했던 2022년 초 사상 최고치인 5109.6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17주 연속 하락했다.
SCFI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와 2월 세 번째 주에 반짝 반등한 것을 제외하면 계속해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미국 해상운임 하락 요인으로 물류 병목 현상 완화를 지목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류가 정상화되자 유통업체들의 오버스톡(재고과잉) 현상이 줄어들면서 물동량도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소비 트렌드가 바뀐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생필품 위주로 소비 트렌드가 변하면서 유통사별 적체 재고가 늘어났고, 이를 감당하기 위해 발주량을 줄이자 물동량도 감소했다는 지적이다.
컨테이너 운임 분석업체 제네타에 따르면 물류 수요가 줄면서 단기 운임은 팬데믹 이전에 비해 약 90% 가까이 떨어졌으며 장기 계약 운임은 단기 운임보다 668달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계속해서 둔화하는 상황에서 물동량 저하는 예견된 수순인 만큼 운임 약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