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가 호주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를 완전 추월했다. 다음 타깃을 일본 토요타로 삼고 현지 시장 1위를 노리고 있다.
6일 호주자동차산업위원회(The Federal Chamber of Automotive Industries·FCAI)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들어 9월 까지 호주 시장에서 총 6만200대를 판매했다. 이는 같은 기간 현대차(5만8103대)보다 2097대 높은 수치다. 현대차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판매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기아는 지난 2월과 7월을 제외하고 모두 현대차의 월간 판매량을 앞섰다. 과거 월별 기준으로 간혹 기아가 현대차를 추월한 적은 있으나 장기간 추월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현지 시장 진출 최초로 연간 판매량 기준 현대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만 해도 기아는 현대차 판매량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2012년 기준 기아의 연간 판매량은 3만758대로 현대차(9만1536대)에 크게 뒤졌었다. 하지만 현대차가 8년 연속 판매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기아의 경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간 연간 판매량 격차가 좁혀진 것은 2020년부터다. 당시 기아는 5만6076대, 현대차는 6만4807대를 판매했다. 특히 기아는 당해 3월 사상 처음으로 월간 판매량에서 현대차를 앞서며 주목을 받았다.
특히 기아는 사명을 변경한 지난해 5월부터 7월까지 4개월 연속 현대차를 상대로 월간 판매 우위를 점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연말 역전극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으나 반도체 쇼티지(부족현상) 등 여파로 현대차를 넘지 못했다. 다만 판매 격차는 5000대 수준으로 줄였다. 현대차는 7만2872대, 기아는 6만7964대를 판매했다.
기아는 현대차에 이어 호주 시장 1위인 일본 토요타를 제치고 왕좌를 노린다. 토요타는 9월 한달 동안 전년 대비 26.5% 하락한 1만4852대를 판매,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기아(7290대·41.4%↑)가 기록했다.
이어 마쯔다(7259대)와 미쓰비시(6784대), 포드(6635대), 현대차 (6501대), 테슬라 (5969대), 폭스바겐(3698대), MG(3261대), 스바루(3167대)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기아 판매량은 현지 시장 2위인 마쯔다를 웃돈다"며 "기아는 그룹내 형님격인 현대차를 따돌린 만큼 토요타 경쟁 상대로 삼고 호주 시장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각각 지난 1986년과 1992년에 호주 시장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