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HD현대일렉트릭이 러시아 데이터센터 업계 주요 파트너들을 한국에 초청해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러시아 내 전력 인프라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에 대비해 대러 사업 재개의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16일 HD현대일렉트릭에 따르면 러시아 데이터센터 협회 임원진·주요 기업 관계자들로 구성된 대표단이 지난달 20일부터 27일까지 방한해 HD현대일렉트릭의 울산·안성·성남 등 주요 생산 기지와 청주 신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봤다. 이번 방문은 HD현대일렉트릭의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현지 유통사인 HD일렉트릭 루스가 함께 동행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러시아 데이터센터 대표단을 초청한 것은 러시아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따른 당사 공장 및 제품 소개와 기술 교류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단은 먼저 울산에서 HD현대중공업 조선소와 전시관을 방문, HD현대의 뿌리와 산업적 기반을 살펴봤다. 공식 환영 행사에는 이창호 HD현대일렉트릭 배전사업본부 부사장이 직접 참석해 러시아 시장의 기술 수요와 HD현대일렉트릭의 대응 전략에 대해 상호 의견을 교환했다.
울산 공장에서는 개폐기 프레젠테이션과 다기능 쇼룸, 전력 변압기 생산 라인 및 출하 전 시험 과정을 직접 살펴봤다. 안성 공장에서는 몰드·공기·진공 차단기 등 개폐기 전 제품군의 자동화된 생산 및 품질 관리 프로세스를 확인했다.
오는 10월 준공을 앞둔 청주 배전기기 스마트팩토리도 일정에 포함됐다. 청주 공장은 현재 건축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조만간 주요 생산설비 설치가 시작될 예정이다. 대표단은 현장에서 설계 기준과 준공 절차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작년 9월 청주 배전기기 스마트팩토리를 착공했다. 이 곳에서는 전력 부하 발생시 추가 전력 유입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중저압차단기가 생산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청주 공장 가동을 계기로 2030년까지 중저압차단기 생산능력을 현재의 2배 수준인 1300만 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표단은 방한 마지막 날 경기 성남에 위치한 HD현대일렉트릭 본사와 연구개발(R&D)센터를 방문해 기술 전략과 글로벌 사업 전개 방향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들은 핵심 기술 개발 현황과 부문 간 협업 체계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HD현대일렉트릭의 중장기 성장 비전과 러시아 시장에서의 잠재적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러시아를 다시 주목하고 있다. 특히 HD일렉트릭 루스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현지 전력기기 전시회 ‘일렉트로 2025’에 참가하는 한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고객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