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폴란드 오르카 사업 정조준…'기술 이전·조선소 투자도 가능'

정승균 특수선해외사업단장, 폴란드 군사전문지 '포탈 오브러니'와 인터뷰
나우타 조선소 MRO 센터화 추진, 발트 3국 수출 교두보 마련
G2G 협력으로 안정적 수주 기대…"新정부 출범시 재정 지원 확대 기대"

[더구루=정예린 기자] 한화오션이 폴란드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획득 사업인 '오르카(ORKA)' 수주를 위해 기술 이전과 현지 투자 등을 제안하며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반기 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며 8조 원 규모의 대형 방산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 간 치열한 경쟁 속에 한화오션이 승기를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폴란드 군사전문지 '포탈 오브러니(Portal Obronny)'에 따르면 정승균 한화오션 특수선해외사업단장(부사장)은 최근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오르카 사업과 관련해 "한화오션은 단순히 잠수함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폴란드와 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정 부사장은 "이미 1억 달러 규모 해양산업 발전 펀드를 조성했고, 일부는 나우타(Nauta) 조선소에 투자해 인프라와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나머지는 포메라니아주 산업체와 대학과 협력해 해양산업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오션은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PGZ 그룹과 협력해 나우타 조선소를 오르카 사업의 MRO(유지·보수) 센터 후보지로 검토 중이다. 정 부사장은 "나우타를 여러 차례 방문해 현대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유지보수를 넘어 공동 건조와 발트 3국 등 인근 국가로의 수출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부사장은 한화오션이 보유한 조선 기술을 폴란드에 적극 이전할 계획임을 밝혔다. 아울러 폴란드 해군의 요구에 맞춘 '폴란드형 KSS-III' 잠수함을 기반으로 한 첨단 전투함의 현지 공동 개발도 추진할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한화오션은 설계 기술부터 공정 매뉴얼, 교육 프로그램까지 전반적 기술 이전을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며 "폴란드 조선소가 민간과 군용 선박을 독자 생산할 역량을 갖추도록 협력하고 자재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납기 일정에 대해선 "한화오션은 KSS-III 잠수함 건조에서 뛰어난 경험을 갖고 있으며, 계약 체결 후 6년 내 첫 선박을 인도할 수 있다"며 "두 번째, 세 번째 선박은 1년 간격으로 납품할 예정이며 최종적으로 2033년까지 3척을 완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재정 지원 측면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2월 한국은 폴란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수출입은행 법정 자본금을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늘렸고, 국내 시중은행과 공동 대출도 추진 중이다. 민간과 금융권 모두 폴란드 정부의 재정 요청에 대응해 공식 금융 지원 신청을 마쳤다.

 

정 부사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공동 참여하는데 연내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오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거쳐 새 정부가 출범하면 재정 지원 의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르카 사업은 폴란드 해군이 추진 중인 차세대 잠수함 확보 프로젝트로, 노후화된 콜린급과 212A급 잠수함을 대체할 신형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 3척 이상을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사업은 단순한 장비 도입을 넘어 해상 전력 강화, 나토 작전 역량 확대, 폴란드 방산 산업의 기술 자립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오는 9월 최종 계약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기술이전과 현지 생산, 유지·보수 인프라 구축 등 산업 협력 방안이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작용하는 만큼, 각국 주요 방산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을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방산 계열사들과 함께 이번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주요 국방 전문 기자들을 초청해 언론 간담회인 '프레스 런치'를 공동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오르카 사업 제안의 핵심 내용을 공식 공개하며, 한화그룹이 폴란드의 신뢰받는 장기 국방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본보 2025년 4월 11일 참고 한화 방산 3사 폴란드서 미디어데이 개최…잠수함 수주전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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