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탈탄소 핵심 'WBG 반도체' 주목

반도체 공급망 심층평가 보고서에서 집중적으로 다뤄
WBG 반도체 투자·관련 고급 패키징 연구 제안
LG이노텍·포스코·SK실트론 등 국내 업계 협력 이목

 

[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정부가 전기차 등에 쓰이는 광대역갭(WBG)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힘을 쏟는다. 원료부터 패키지까지 위험 요소를 평가하고 전방위적인 투자를 준비하며 LG이노텍과 포스코, SK실트론 등 국내 업체들의 진출에도 이목이 쏠린다.

 

27일 코트라 실리콘밸리무역관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DOE)는 지난달 24일 발표한 반도체 공급망 심층평가 보고서에서 WBG 반도체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WBG 반도체는 전기차 등에 쓰여 미국이 탈탄소화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핵심 부품이다.

 

DOE는 △원료 △가공재료 △최종제품 △조립 테스트·패키징 등 네 분야로 나눠 평가를 진행했다.

 

원료의 경우 갈륨의 수급 차질이 가장 크게 우려됐다. 미국에서 사용되는 갈륨은 모두 수입산이며 중국산이 90% 이상이다. 흑연도 공급망 위험도가 큰 품목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생산 증가로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에서 생산되는 흑연은 전무하다. 실리콘은 미국에서 제조사 6곳이 있지만 무분별한 채굴에 따른 환경 피해와 노동 착취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관련 규제가 생기면 실리콘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공재료 부문을 보면, DBC 절연체 기판을 공급하는 미국 업체는 단 3곳뿐이다. 실리콘웨이퍼 상 질화갈륨(GaN) 공급사는 울프스피드(Wolfspeed) 한 곳으로 공급이 제한적이다.

 

최종 제품에 있어서도 WBG 반도체 시장은 대만과 유럽이 장악하고 있다고 DOE는 평가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이탈리아 회사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약 6억 달러(약 7310억원)에 달하는 WBG 전력 장치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저전력 개별 전력 장치 패키징은 해외에서 독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울프스피드와 파워렉스(Powerex), GE애비션(GE Aviation)이 고전력·고전압 모듈 패키지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나 생산능력은 떨어진다.

 

DOE는 미국이 WBG 반도체 부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SiC 기판 생산능력을 보유하며 울프스피드와 투식스(Ⅱ-Ⅵ)에서 시설 확장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울프스피드는 2024년까지 SiC 관련 생산설비를 현재의 30배 수준으로 증설하고 GaN 사업에 10억 달러(약 1조2100억원)를 쏟겠다고 발표했었다.

 

다만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높은 성능과 효율을 갖춘 WBG 전력 전자 장치를 생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급망 구축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며 에너지 효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고급 패키지 분야의 연구도 강조했다.

 

미국이 WBG 반도체에 상당한 관심을 쏟으며 국내 업계와의 협업에도 이목이 쏠린다. 국내에서는 LG이노텍, 포스코, SK실트론 등이 SiC 웨이퍼를 개발하고 있다. 전기연구원을 비롯해 정부출연 연구원을 중심으로 R&D도 지원하고 있다.

 

홍정민 UC 버클리 디바이스 그룹 및 화중과기대(HUST) 반도체 대학교수는 "국내 WBG 반도체 기술은 미국, 유럽, 일본 등과 비교해 조금 부족하지만 에피 성장에 필요한 화학품, 공정재료, 패키징에 초점을 맞추고 협력을 한다면 초기 시장 진입이 용이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