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유럽 통신망에서 인공지능(AI) 연산을 지원하는 차세대 가상화 기지국(vRAN) 네트워크 기술을 처음으로 검증했다. 미국 상용망 테스트에 이어 유럽 주요 통신사 환경에서도 동일한 서버 기반 네트워크 아키텍처의 안정적인 운용 가능성을 확인하며 글로벌 통신 장비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영국 통신사 보다폰은 최근 인텔 제온6 시스템온칩(SoC)을 적용한 vRAN 환경에서 실제 통화(퍼스트 콜)에 성공했다. 이번 테스트는 삼성 vRAN 소프트웨어와 델(Dell) 상용 서버, 윈드리버(Wind River) 클라우드 플랫폼을 결합한 구조에서 진행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에서도 동일한 인텔 제온6 기반 vRAN 솔루션을 활용해 현지 티어1 이동통신사와 실제 통화 검증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테스트는 해당 기술이 미국을 넘어 유럽 주요 통신사 네트워크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구현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본보 2026년 1월 14일 참고 삼성전자, '업계 최초' vRAN 상용망 검증 성공…AI 기반 6G 주도권 경쟁 '초격차'>
vRAN은 이동통신 기지국 기능을 전용 하드웨어가 아닌 범용 서버에서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기존 통신 장비 중심 구조에서 서버 기반 네트워크 구조로 전환함으로써 장비 의존도를 낮추고 네트워크 구축과 운영을 유연하게 할 수 있다. 테스트에 활용된 제온6는 인텔의 최신 서버용 프로세서로, 통신 신호 처리와 인공지능(AI) 연산을 동시에 지원하도록 설계돼 네트워크 운영 자동화와 AI 기반 트래픽 관리 등 차세대 네트워크 기능 구현을 가능하게 한다.
이번 통화 성공은 범용 서버 기반 구조만으로도 기존 전용 장비 수준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기술적 의미가 크다. 삼성의 AI 기반 자동화 플랫폼인 '코그니티브 네트워크 오퍼레이션 스위트(CognitiV NOS)'와 결합하면 트래픽 분석과 전력 사용 최적화 등을 자동화할 수 있어 통신망 운영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와 보다폰의 협력은 개방형 무선 접속망(오픈랜·Open RAN)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이어지고 있다. 양사는 작년 10월부터 향후 5년간 유럽 전역에 수천 개의 기지국을 구축하는 대규모 오픈랜 상용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본보 2025년 10월 15일 참고 삼성전자 5G 장비 '유럽 전역'에 깔린다…최대 규모 오픈랜 상용망 구축>
이미 독일 하노버에 첫 번째 상용 사이트를 구축했으며 올해 말 비스마르(Wismar) 시 전체를 오픈랜 네트워크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양사는 유럽에서 오픈랜 기반 네트워크 확산을 위한 협력 범위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다폰뿐 아니라 프랑스 최대 통신사 오렌지(Orange)와도 협력을 강화하며 유럽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오렌지와는 장기간 기술 실증을 거쳐 최근 상용망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로 합의하며 유럽 통신 장비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늘리고 있다. <본보 2026년 2월 26일 참고 '5년 만에 결실' 삼성전자, 佛 최대 통신사 오렌지와 vRAN·오픈랜 상용망 적용 확대>
마르코 장가니 보다폰 네트워크 전략 및 아키텍처 디렉터는 "우리는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미래에 대비한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며 "삼성과 함께 진행한 이번 테스트는 5G 어드밴스드 서비스 도입과 에너지 효율 개선, AI 기반 자동화를 통한 네트워크 운영 간소화를 가능하게 한다"고 밝혔다.
에버스 플로레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유럽 총괄 부사장은 "이번 성과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접근 방식이 네트워크를 더욱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AI 네이티브 인프라와 6G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유럽 전역에서 연결성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