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인텔과 협력해 가상화 무선접속망(vRAN)을 단일 서버에서 구현, 상용망 기준 인공지능(AI) 기반 차세대 네트워크 구조를 처음으로 입증했다. 네트워크 장비 구성을 단순화하고 AI 적용 여건을 넓히면서 삼성전자는 6G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가게 됐다.
14일 삼성전자 미국법인에 따르면 인텔 제온 6 시스템온칩(SoC) '6700P-B' 시리즈를 적용한 vRAN 솔루션으로 미국 티어1 이동통신사의 상용 네트워크에서 실제 통화에 성공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실험실 환경이 아닌 상용망에서 단일 서버 기반 vRAN 통화를 검증한 것은 '업계 최초'다.
삼성전자는 이번 테스트를 통해 기존 기지국에서 분산 운용되던 무선접속망(RAN) 기능과 코어 연동, 보안, AI 연산을 하나의 범용 서버로 통합했다. 기지국마다 다수의 장비를 설치·운영해야 했던 구조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중심의 네트워크 운용이 가능해져 통신사들은 통신사들은 서버 수 감소에 따른 전력 소비 절감과 설비 투자비, 운영비 축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향후 6G로 전환될 때 대규모 하드웨어 교체 없이 네트워크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중심으로 진화시킬 수 있음을 상용 환경에서 확인한 사례로 해석된다. AI 활용이 기본 전제가 되는 6G 네트워크 구조를 5G 상용망에서 미리 구현해 본 셈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내 티어1 이동통신사의 상용 네트워크에서 인텔의 최신 제온 6 SoC을 적용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vRAN을 운용했다. 최대 72코어를 지원하는 제온 6 SoC에는 통신 특화 가속 기능인 'vRAN 부스트(vRAN Boost)'와 AI 연산을 지원하는 AMX(Advanced Matrix Extensions)가 포함돼 실시간 무선 신호 처리와 AI 연산을 범용 서버 환경에서 병행할 수 있다. 해당 vRAN은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의 상용 서버 한 대와 윈드리버(Wind River)의 클라우드 플랫폼 위에서 운용됐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오랜 협력을 통해 vRAN 기술을 단계적으로 상용화해 왔다. 지난 2024년에는 인텔 기반 vRAN 환경에서 엔드투엔드 통화를 구현한 바 있다. 이번에는 이를 상용망으로 확장해 단일 서버 기반 구조까지 검증했다는 점에서 기술 성숙도가 한 단계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번 테스트에 참여한 미국 통신사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주요 미국 vRAN 고객사인 버라이즌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버라이즌과 미국 전역 5G 네트워크 구축을 포함한 대규모 RAN·vRAN 협력을 이어오고 있으며, 버라이즌은 세계 최대 규모의 vRAN 상용망을 운영 중인 통신사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버라이즌 주도로 운영되는 '6G 혁신 포럼'에 참여하며 AI와 차세대 무선 기술을 결합한 네트워크 구조 논의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용 테스트가 6G 기술 자체를 구현한 것은 아니지만, 6G에서 요구되는 AI 네이티브·소프트웨어 중심 네트워크 운용 방식을 상용망에서 선제적으로 검증한 사례로 보고 있다.
문준 삼성전자 네트워크 개발팀장(부사장)은 "이번 테스트는 단일 서버 vRAN 구축만으로도 주요 통신 사업자들이 요구하는 엄격한 성능 및 안정성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엔드투엔드 소프트웨어 기반 네트워크 솔루션을 통해 AI 기능을 더욱 손쉽게 활용하고 6G 시대를 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인텔과의 협력과 병행해 엔비디아와도 AI-RAN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중앙처리장치(CPU) 기반의 현실적인 상용 배치 모델과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고성능 AI-RAN 모델을 함께 제시하며, 통신사 환경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기술 옵션을 넓히고 있다. <본보 2025년 3월 13일 참고 삼성전자 vRAN, 엔비디아 CPU·GPU와 통합 'AI-RAN 생태계' 강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