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캐나다 베팅 '성공'…수산화리튬 샘플 테스트 통과

시모어 광산서 채굴한 스포듀민 활용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독자 가공 기술로 고순도 수산화리튬 생산
수산화리튬 합작공장 건설 '탄력'

 

[더구루=오소영 기자]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호주 '그린테크놀로지메탈스(Green Technology Metals, 이하 GTM)'와 샘플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캐나다 시모어(Seymour) 광산에서 채굴한 스포듀민(리튬 함유 광석)을 활용해 고순도의 수산화리튬을 얻었다. 합작 생산시설 설립을 추진하며 북미 공급망을 확장하고 미국의 중국산 소재 배제 움직임에 대응한다.


8일 GTM에 따르면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배터리 등급 수산화리튬 시험 생산에 성공했다. 이는 대량의 샘플 채취부터 농축, 시험 생산까지 약 1년에 걸친 협력의 결과다.

 

GTM은 샘플 채굴을,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리튬 소재 가공을 맡았다. 먼저 GTM은 온타리이오주 시모어 광산에서 채굴한 스포듀민 약 600kg을 에코프로이노베이션에 공급했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이를 포항캠퍼스 내 파일럿 시설에서 독자 기술을 접목해 가공했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스포듀민을 고온에서 가열해 리튬 추출이 용이한 구조로 바꾸고 황산을 첨가해 리튬 황산염으로 변환시켰다. 이후 불순물 제거 과정을 거쳐 순도 56.5%의 수산화리튬을 얻었다. 최종 수산화리튬에 함유된 불순물은 ㎏당 나트륨 14mg, 황 9mg에 불과했으며, 철과 아연, 크롬 등은 검출되지 않았다.

 

리튬 회수율도 높았다. 소성(고온에서 스포듀민을 가열하는 단계) 공정에서 온도가 1000℃ 이상으로 오르면 리튬 회수율은 97%를 넘었다. 전 공정에서 평균 94% 이상의 회수율을 달성했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GTM과 후속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온도와 압력 등 가공 조건과 시약 투입량을 최적화하고 제품 품질 기준을 구체화한다. 시험 생산을 통해 얻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산화리튬 공장 건설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PFS)도 개발한다. GTM이 제공하는 스포듀민을 수산화리튬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살피는 차원에서 나아가 합작공장에서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고품질의 소재를 확보할 수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00만 호주달러(약 72억원)를 투자해 GTM의 지분 약 16.6%(6400만 주)를 취득했다. 이어 기본협약을 맺고 합작사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합작공장은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GTM이 각각 지분 60%와 40%를 보유할 것으로 추정되며,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GTM과의 협업을 통해 수산화리튬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배터리 고객사의 탈(脫)중국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중국 배터리 산업을 견제하며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입법 과제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률(One Big Beautiful Bill·OBBB)'에 배터리 생산에 쓰이는 광물·부품 중 일정 비율 이상을 비(非)중국산으로 조달해야 한다는 조항을 담았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미국의 규제를 충족할 수 있는 소수 업체로 분류되며 배터리 기업들로부터 구애를 받고 있다. 지난해 삼성SDI와 2033년까지 15만4000톤(t) 규모의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에는 SK온과 연말까지 최대 6000t의 수산화리튬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