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AMD로부터 저가형 가속처리장치(A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에서 생산을 모색한다. 수율 개선을 이뤄내 잇단 고객사 유치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IT 팁스터 '레베그너스 엑스(@Tech_Reve)'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나노 공정에서 AMD의 저가형 APU '라이젠'을 생산한다. 향후 GPU '라데온'까지 협력을 확대한다. AMD는 올해 'RDNA 3+'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코드명 '스트릭스 포인트'와 '크라첸 포인트', '파이어 래인지'의 칩을 개발하고 있다. 모두 4나노 공정으로 생산되며 게임 시장을 겨냥한다. 올해와 내년 출시를 앞두며 AMD는 삼성 파운드리와 손잡았다.
AMD는 대만 TSMC와 초미세 공정의 칩 양산에 협력해왔다. 7나노 기반 PC용 중앙처리장치(CPU)와 GPU 모두 TSMC에서 제조했다. 5나노 기반 노트북용 고성능 프로세서 '라이젠 7045HX'도 마찬가지다.
TSMC에 의존하던 AMD는 작년부터 변화가 감지됐다. <본보 2023년 5월 2일 참고 삼성전자, AMD 4나노 물량 TSMC서 뺐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공급망 강화를 위해 TSMC 외 다른 제조 역량을 고려하겠다"라고 밝혔었다.
TSMC와 삼성의 수율 격차는 크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작년 4분기 4나노 공정 수율은 삼성전자 75%, TSMC 80%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2021년(50%) 대비 25%포인트나 향상시켰다.
기술력 측면에서도 삼성전자는 TSMC보다 먼저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3세대 1나노에 적용했다. GAA는 기존 핀펫(FinFET)보다 전력 효율이 더 높아 차세대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TSMC는 현재 3나노에 기존 핀펫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2025년 2나노부터 GAA를 도입한다.
수율과 기술을 대폭 끌어올리며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주문을 확보했다. 구글은 스마트폰 픽셀 8시리즈에 탑재된 텐서 G3와 9시리즈용 G4 칩을 삼성의 4나노에서 생산한다. 테슬라도 4나노 기반 5세대 자율주행차 칩 HW5.0 생산을 삼성에 맡겼다.
삼성전자는 AMD까지 잡았다. AMD는 코드명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로 알려진 '젠(Zen)5c' 서버용 칩을 삼성전자 4나노와 TSMC 3나노에서 양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을 삼성의 3나노에서 만들 수 있다는 추측도 제기됐었다.
삼성전자는 미세 공정에서 신규 수주를 확대해 TSMC를 따라잡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는 작년 4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61.2%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1.3%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