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정유기업들, 러시아 윤활유 수출 급증…유럽 정유사 철수 '반사이익'

약 1년새 러시아향 윤활유 월 수출액 급증
"쉘·토탈·BP 등 시장 철수에 따른 수혜 입어"
GS칼텍스·SK엔무브 "이익 늘었지만 군용 제품 아냐"

[더구루=정예린 기자] GS칼텍스와 SK엔무브가 서방 기업들이 철수한 러시아 정유 시장에서 상당한 수익을 얻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윤활유 공급량을 늘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우회적으로 지원했다는 비판이다. 

 

1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매체는 지난 8일(현지시간) GS칼텍스와 SK엔무브의 러시아향 윤활유 수출 규모가 지난 12개월 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탱크, 장갑차 등 군용차에 사용 가능한 제품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우리 정부가 공식 발표한 수출 통계 자료 등을 인용·분석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한국의 작년 대러시아 윤활유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116.7% 증가한 2억2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SK엔무브와 GS칼텍스의 러시아향 윤활유 월 수출액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발발하기 전 대비 약 10배 뛰었다. 작년 1월 약 280만 달러였던 수출액은 올 3월 약 2800만 달러로 급증했다. 현재 SK엔무브와 GS칼텍스의 라시아 윤활유 수입 점유율은 각각 6.5%와 5%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양사는 로얄더치쉘(이하 쉘), 토탈, BP 등 글로벌 주요 에너지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현지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한 데 따른 수혜를 입었다는 게 파이낸셜타임스의 지적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 각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강도 높은 경제적 제재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은 미국의 대러 윤활유 수출 통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전쟁으로 윤활유 사용량이 늘어난데다 경쟁사들까지 사라져 판매가 급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GS칼텍스와 SK엔무브는 러시아 윤활유 수출이 확대된 것은 인정하면서도 판매된 제품이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했다. 현지 파트너사에 공급한 윤활유의 군용 사용을 금지하는 지침을 내리는 등 예방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GS칼텍스는 "러시아 민간 회사와의 계약에 우리 상품의 재판매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포함하고 있어 자사 제품이 러시아에서 군용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SK엔무브는 “경쟁사의 철수로 러시아의 총 판매량이 확대돼 이익이 늘어난 것은 맞다"면서도 "우리의 엔진 오일 상품은 주로 프리미엄 자동차 고객을 위한 고가 제품이며, 군용 윤활유는 대부분 안전한 공급을 위해 현지 제조에 의존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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