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원전 책임자, 두코바니 신규 원전 추가 검토…두산·한수원 '새 기회'

에흘레르 차관 "규모 키울수록 입찰 조건 체코에 유리"
두코바니·테멜린 각각 2기 유력
"한수원·웨스팅하우스 원전 소송 해결 호소"

 

[더구루=오소영 기자] 체코가 연내 원전 추가 건설에 시동을 건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의 해외 원전 수주에 활기가 돌 전망이다. 

 

27일 경제 저널(Ekonomický deník)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토마쉬 에흘레르(Tomas Ehler) 체코 산업통상부 원자력에너지 담당 차관은 25일(현지시간) 체코전력산업계연합(CPIA)이 주관한 세미나에서 "연말까지 추가 원전을 짓기 위한 정부 문서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 규모가 클수록 더 나은 조건으로 입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체코는 현재 두코바니 지역에 1200㎿ 이하급 가압 경수로 원전 1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까지 우선 협상자를 선정하고 2029년 착공, 2036년 상업 운전에 돌입할 계획이다.

 

추가 원전에 대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두코바니에 2기, 테멜린에 2기를 짓는 방안이다. 요젭 시켈라(Jozef Sikela) 장관도 올해 초 체코 매체 세즈남 즈프라비(Seznam Zprávy)에서 "하나의 대형 원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빠른 속도로 2~4기를 건설해야 한다"고 밝혔었다. <본보 2023년 1월 7일 참고 체코 산업부 장관 "원전 4기 필요,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한수원 기대감↑>

 

대형 원전과 함께 SMR도 도입한다. 에흘레르 차관은 SMR 건설을 촉진하기 위한 원자력법 개정을 주문했다.

 

체코가 원전 확대에 나서며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의 수혜가 예상된다. 한수원은 작년 말 두코바니 원전 사업에 대한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프랑스 EDF,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경합 중이다. 두코바니 사업을 따내면 남은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SMR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한수원은 작년 8월 체코 국영 원자력연구소(UJV Rez), 체코 국영 원자력연구센터(CV Rez)와 SMR 공동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수원과 함께 '팀코리아'를 꾸려 체코 원전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원자로, 발전터빈 등 원전 주기기를 공급하며 두코바니 사업을 계기로 체코에서 수주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일한 걸림돌은 웨스팅하우스와의 소송이다. 웨스팅하우스는 작년 10월 한수원의 한국형 원전 수출을 제한해달라며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한국형 원전 'APR1400'에 웨스팅하우스의 기술이 적용돼 이를 수출하려면 자사와 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웨스팅하우스와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수원은 지난 1월 미국 정부로부터 체코 원전 수출 신고도 반려당했다.

 

이날 세미나에도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의 소송 이슈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에흘레르 차관은 "분쟁을 우호적으로 해결하도록 양사에 호소했다"고 강조했다. 페트르 자보츠키(Petr Zavodsky) EDU II(Elektrárna Dukovany II) 최고경영자(CEO)는 "한수원이 입찰 참여를 사수하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EDU II는 체코전력공사(CEZ)의 자회사로 신규 원전 사업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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