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LG전자가 태양광 패널 사업을 철수하는 가운데 미국 양산 기지를 다른 주력 제품 생산라인으로 전환한다. 오는 2분기까지 패널을 생산한 뒤 단계적으로 정리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미국법인 태양광 패널 영업 책임자인 데이비드 창(David Chang)은 최근 현지 매체 '솔라 파워 월드'와의 인터뷰에서 헌츠빌 공장 매각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다른 회사가 헌츠빌 시설을 인수하는 시나리오는 없을 것"이라며 "헌츠빌 공장 내 태양광 패널 조립라인이 위치한 건물은 LG전자의 다른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용도가 변경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미국 앨라배마주 소재 헌츠빌에 4개 건물로 구성된 거점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당초 물류창고 등 지원 시설로 쓰였으나 지난 2018년 2800만 달러를 투자, 연 면적 8700㎡ 규모 건물에 2개의 태양광 패널 조립라인을 세웠다. 이듬해부터 생산에 돌입해 550MW 규모를 갖췄다. 160명의 정규직과 60명의 계약직 직원을 두고 있다.
1981년 당시 금성사(LG전자 옛 사명)는 헌츠빌에 컬러 TV 생산을 위한 공장을 준공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 생산기지를 설립한 최초 사례다. 이후 북미지역의 서비스법인으로서 기술 콜 센터와 현장 서비스 교육 센터, 부품 창고 운영 등의 역할을 수행했다.
헌츠빌 태양광 생산라인은 소비자 사후서비스(A/S) 등에 필요한 물량을 감안해 2분기까지 생산을 이어간다. 창 책임자는 "LG는 계속해서 각 제품에 대한 보증을 준수할 것이며 향후 몇 년간 고객 지원을 위한 교체용 모듈을 보유할 것"이라며 "교체 또는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 LG전자는 환불 조치 등 고객 지원 서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의 태양광 산업 육성법안(SEMA) 통과 여부에 따라 사업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창 책임자는 "LG전자가 태양광 패널 사업을 종료하고 다른 에너지 관련 사업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것은 공급망 문제와 상승하는 재료, 물류 비용 등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며 "정책 측면에서 어떤 변화가 있든 이 결정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오는 6월 30일자로 태양광 패널 사업을 종료한다고 지난달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10년 패널 사업에 뛰어든지 12년여 만이다. 중국발 저가 제품 판매로 경쟁이 심화됐고 폴리실리콘 등 원자재 비용 상승으로 사업환경이 악화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태양광 패널 사업의 빈자리는 △IT(모니터, 노트북 등) △ID(사이니지, 상업용 TV 등) △로봇 사업 등이 채운다. 전사 차원의 신사업 육성도 적극 추진해 전사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