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추가 소송 나서나…"한국·유럽서도 피해, SK이노 태도가 관건"

"합의금에 징벌적 손해배상 포함 여부도 협상 태도에 달려"
60일 이내 합의 못하면 민사소송…패소시 배상금 6조원 달할듯

[더구루=정예린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외 한국, 유럽 등에서도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전기자동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웅재 LG에너지솔루션 법무실장 전무는 11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 이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SK이노베이션의 자사 배터리 기술 탈취 및 사용에 따른 LG에너지솔루션의 피해는 미국 지역에만 한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전무는 "유럽이나 한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한다"며 "다른 지역에서 소송을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SK이노베이션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합의 과정에서도 SK이노베이션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인정하고 '진정성'있는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ITC가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주면서 양사의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대 관건은 합의금 규모다. 사실상 미국 내 배터리 수입·판매가 금지된 SK이노베이션이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ITC의 판결을 검토하는 60일 이내에 LG에너지솔루션과 합의를 해야한다. 

 

60일 이내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 민사소송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영업비밀보호법상 연방지방법원에서 부과 가능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법적 최대 한도는 200%다. 

 

델라웨어 민사소송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승소하게 되면 SK이노베이션이 물어야 할 배상금은 6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측은 SK측에 2~3조원 수준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100%로만 적용해도 SK가 물어야 하는 배상금은 4~6조원이다. 

 

장승세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총괄 전무는 "SK이노베이션과 여러 차례 협상을 통해 대화를 시도해왔지만 합의까지 이르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SK이노베이션의 태도"라며 "다만 협상 금액에 징벌적 손해배상 포함 여부는 전적으로 SK이노베이션의 협상 태도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ITC는 이날 판결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제출한 2차 전지 관련 영업비밀 침해리스트를 확정, SK이노베이션의 일부 리튬이온배터리, 모듈, 팩 및 관련 부품과 소재의 수입·판매를 향후 10년 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다만 포드에 공급하는 배터리와 부품은 4년간, 폭스바겐에 납품하는 것은 2년간 수입을 허용했다. 미국 내 판매된 기아의 전기차 중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 수리 및 교체용 배터리와 부품 수입도 허가했다.  ITC는 기아차 관련 납품에는 유예 기간을 두지 않았다. 

 

ITC의 최종 결정은 바이든 대통령의 승인 절차만 남겨뒀다. 바이든 대통령은 60일의 검토 기간을 가지고 정책적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검토 기간이 경과하면 최종 심결 효력은 자동적으로 발휘된다. 

 

SK이노베이션은 최종심결일 또는 대통령의 검토 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법원에 항소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항소 기간에도 수입 금지 및 영업비밀 침해 효력은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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