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동빈의 결단' 롯데, 베트남 랜드마크 판다…1.5조+α 현금화

롯데센터 하노이·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순차 매각 추진
매각 자문사 결정, 주관사도 곧 선정...유동성 확보 차원 분석

[더구루=김명은 기자] 롯데그룹이 베트남 랜드마크 부동산 매각을 추진한다. 지난해 말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이후 그룹 차원에서 '총자산 183조원, 연매출 80조원'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신용등급 하향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등의 우려가 여전하자 해외 자산 매각 카드를 추가로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베트남에 있는 롯데센터 하노이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자산 매각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이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신 부사장이 앞으로 롯데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만큼 전략적 리밸런싱에 직접 나서는 것은 당연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미국에 본사를 둔 매각 자문사 선정은 마쳤다. 매각 자문사가 결정된 만큼, 매각 주관사 선정도 곧 이뤄질 전망이다. 롯데센터 하노이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매각될 경우 각각 6000억원과 1조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롯데의 부지가 베트남 하노이의 '알짜배기' 땅으로 수요가 충분해 빠른 자금 확보를 위해서는 매각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롯데센터 하노이는 베트남 하노이 바딘구에 위치한 초고층 복합 빌딩으로, 하노이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꼽힌다. 지난 2010년 착공해 2014년 9월 완공됐으며, 높이는 267m, 지상 65층, 지하 5층 규모로 베트남에서 두 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지난 2019년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곳으로도 유명하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베트남 하노이 떠이호 지역에 위치한 초대형 복합 쇼핑몰로, 롯데그룹이 베트남에서 선보인 가장 큰 규모의 프로젝트 중 하나다. 연면적 약 35만4000㎡(약 10만7000평)에 달하며, 쇼핑몰,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아쿠아리움, 호텔, 키즈카페 등 다양한 시설이 집약된 공간으로, 하노이의 새로운 랜드마트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유동성 위기설에 휘말리며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핵심 계열사들의 재무 안정성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롯데케미칼이 회사채 발행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기한이익상실(EOD) 상태에 들어가면서 시장의 불안이 시작됐다.

 

또한 지난달 초 신용평가사들이 롯데건설의 부동산 PF 부실과 우발채무가 여전히 리스크라는 평가를 내놓으면서 위기설이 다시 부각되기도 했다. 롯데건설은 지난 23일 진행한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1100억원 모집에 단 한 건의 매수 주문도 받지 못했다. 이는 단순히 시장 환경 때문이라기보다 회사 자체에 대한 신뢰 부족과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투자 기피 현상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롯데센터 하노이는 과거 누적 손실이 7000억동(약 364억원)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이 낮았지만 북미 정상회담 이후 랜드마크로 우뚝 올라섰다. 임대 사업이 안정화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뚜렷한 수익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3년 9월 개장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도 초기에는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낮았지만 올해 1분기 매출이 21.9% 늘고 영업이익이 6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하는 등 성장세로 돌아섰다.


롯데센터 하노이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부동산 자산 그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의 글로벌 전략과 브랜드 정체성의 상징물처럼 작용해 왔기 때문이다. 롯데 입장에선 눈물을 머금고 '미래 가치 자산'을 내놓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롯데의 이 같은 결정은 신 회장이 강조한 '생존과 쇄신'의 핵심 키워드와 꿰를 같이한다. 신 회장은 올해 초 VCM 회의에서 "단기간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유형자산 매각, 자산 재평가 등에 나서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비핵심 사업 및 자산 매각 작업은 '현재 진행형'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전반에 걸친 재무 구조 개선과 자산 효율화의 하나로, 보유 자산에 대한 컨설팅에 착수하고 자산 효율화를 통한 재무건전성 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는 "해당 내용을 검토한 바 없으며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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