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40조' 남아공 발전사업 무산되나?… 현지 투자은행 "석탄화력 투자 못 해"

- "환경문제로 남아공 에너지 정책 전환" 분석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전력이 추진하던 630㎿급 남아프리카공화국 석탄화력발전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사업 규모가 최대 40조원에 달한다.

환경단체의 반발에 이어 자금을 조달받기로 한 남아공 대형 은행 네드뱅크(Nedbank)가 석탄화력 사업에 대한 투자를 끊겠다고 선언해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드뱅크는 최근 “더는 석탄화력 건설사업에 금융 투자하지 않겠다”라며 “남아공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남아공은 세계 10위 석탄 매장량을 보유해 석탄화력 발전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 기준 전체 발전량의 90.2%가 석탄화력에서 나왔다. 발전소의 노후화와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최근 신재생에너지로 방향을 선회했다.

 

남아공 정부는 작년 8월 장기 전력 수급계획인 통합자원계획을 통해 신재생에너지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오는 2030년 기준 에너지원별 발전설비 비중은 풍력 15%, 태양광 10%, 수력 6% 등이다. 석탄화력 비중은 46%에 그친다.

 

에너지 정책의 변화에 따라 네드뱅크는 석탄화력 사업 지원을 멈추고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이는 글로벌 은행들이 석탄화력 투자를 갈수록 줄이는 추세와도 맞닿아 있다고 네드뱅크 측은 밝혔다.

 

석탄발전사업에 투자 중단을 선언한 네드은행의 결정은 다른 글로벌 은행의 행보와 비슷하다. 

앞서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작년 4월 신규 석탄발전소에 대한 금융투자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프랑스 거대은행인 소시에떼 제너럴과 독일 대형은행 도이체 방크도 석탄화력 금융철회 선언에 동참했다.

 

네드뱅크의 투자 철회로 한전은 위기를 맞게 됐다.

한전과 일본 종합상사 마루베니가 2016년 10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남아공 사업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환경 단체가 석탄화력 건설을 반대하면서 정부와의 협상에 난항을 겪어서다. 여기에 네드뱅크의 투자마저 불투명해지며 한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두산중공업 역시 발전소 수주 기대감이 한풀 꺽일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한전은 국내 대표적 발전기기 제작업체인 두산중공업과 EPC(발전소 건설을 위한 설계·구매·건설 턴키방식)의 계약을 체결할 계획였다.

한전 관계자는 “현지 정부와 협상 단계에 있다”며 “네드뱅크가 투자를 철회하기로 했는지 여부는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남아공 석탄화력 프로젝트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북서쪽 약 300km에 위치한 타바메시 부지에 630㎿급 석탄화력 발전소를 짓는 민자발전사업(IPP)이다. IPP는 전력회사를 대신해 민자발전 사업자가 투자비를 조달하고 발전소를 건설,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사업을 뜻한다.

한전은 타바메시 발전소를 30년 동안 운영할 경우 357억달러(40조원)의 매출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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