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자동차의 미국 상용 운송장비 제조법인 현대 트랜스리드가 미국에 첫 트레일러 생산거점을 구축한다.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해온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관세·통상 리스크에 대응하며 시장 경쟁력을 강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추진해온 북미 제조 현지화 전략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18일 일리노이주에 따르면 현대 트랜스리드는 윌 카운티에 약 4억5000만 달러(약 6700억원)를 투자해 트레일러 제조시설 2곳을 건설하고 약 2500개의 정규직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건설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신규 공장은 과거 캐터필러 중장비 공장 부지와 전기버스 업체 라이언 일렉트릭 공장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일리노이 주정부의 기업 유치 프로그램인 'EDGE(Economic Development for a Growing Economy)' 협약을 기반으로 추진된다. 현대 트랜스리드는 주정부와 지방정부 인센티브 협의도 진행 중이다.
현대 트랜스리드는 1989년 설립된 북미 운송장비 제조사로 건조 밴 트레일러와 냉장 밴 트레일러, 내륙용 컨테이너, 컨테이너 섀시, 컨버터 돌리 등을 생산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현대차가 100% 출자한 계열사다.
그동안 현대 트랜스리드는 멕시코 티후아나에 보유한 3개 공장에서 생산한 트레일러를 미국 시장으로 수출하는 구조를 유지해왔다. 신규 투자를 통해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하면서 북미 생산 네트워크를 멕시코 중심에서 미국 중심으로 확대하게 됐다.
현대 트랜스리드가 미국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것은 최근 미국의 통상 정책 변화와도 맞물린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멕시코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라 일정 원산지 기준을 충족할 경우 무관세 교역이 가능하지만 최근 미국 정부가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관세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멕시코 생산 의존 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 수입품에 대해 최대 25% 관세 부과 가능성을 거론하며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해왔다. 정책 적용 범위와 실제 시행 방식은 유동적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멕시코 생산분의 대미 판매 구조가 언제든 통상 변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현지 생산 확대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현대 트랜스리드는 지난해 미국 현지 경쟁업체들이 제기한 반덤핑 조사 이슈에도 이름이 오른 바 있다. 미국 트레일러 제조사 연합은 지난해 멕시코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트럭용 트레일러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요청했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관련 조사 절차에 착수했다.
션 케니 현대트랜스리드 최고경영자(CEO)는 "일리노이 진출은 수년간의 계획과 장기 성장에 대한 공동 비전을 기반으로 한 결정"이라며 "이번 투자는 제품 생산과 인력 양성, 파트너십 구축에 대한 우리의 확신과 의지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 주지사는 "현대 트랜스리드를 일리노이의 새로운 제조 기업으로 맞이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이번 투자는 윌 카운티와 인근 지역에 2500개의 일자리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장기적인 약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