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포스코그룹이 재정난으로 파산 보호 절차를 진행 중인 유럽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Northvolt)의 사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빈 자리를 차지했다. 공급 공백을 활용해 유럽 내 폐배터리 공급망 장악에 나선다. 현지 리사이클링 전문 기업 하이드로볼트(Hydrovolt)와 손잡고 핵심 원료 블랙매스(Black Mass)를 확보하며 재편되는 유럽 자원 순환 체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13일 하이드로볼트 등에 따르면 포스코HY클린메탈은 일본 미쓰이물산과 함께 하이드로볼트 폐배터리 재활용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포스코는 하이드로볼트가 노르웨이 프레드릭스타드 공장에서 생산하는 대량의 블랙매스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됐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포스코홀딩스와 화유코발트, GS에너지 등이 합작해 설립한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전문 기업이다.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블랙매스를 습식 제련하여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핵심 광물을 고순도로 회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현재 전남 광양에 연간 1만2000톤 규모의 블랙매스 처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하이드로볼트의 주요 파트너였던 노스볼트가 파산하며 지분을 전량 매각한 이후 이뤄진 협력이다. 당초 하이드로볼트의 생산 물량은 노스볼트의 스웨덴 공장에 우선 공급될 계획이었으나, 노스볼트의 사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원료 공급 공백을 포스코가 확보한 것이다.
이로써 포스코그룹은 지난 2022년 준공한 폴란드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 PLSC에 이어 노르웨이 중심의 북유럽 공급망까지 확장하게 됐다. 유럽에서 수거된 폐배터리 스크랩은 하이드로볼트와 PLSC에서 블랙매스로 가공된 뒤, 전남 광양의 포스코HY클린메탈에서 배터리 소재 금속으로 재활용된다.
포스코의 이번 행보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와의 협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SK온과 2만5000톤 규모의 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의 협력을 논의한 바 있다.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 글로벌 규제 대응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현지 블랙매스를 활용한 소재 생산은 고객사의 공급망 다변화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 하이드로볼트에서 회수된 자원이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생산 공정에 투입됨에 따라, 북미·유럽 시장을 겨냥한 안정적인 원료 수급 체계가 공고해질 전망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최근 리사이클링을 포함한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그룹의 성장 동력인 넥스트 코어(Next Core)로 지목했다. 하이드로볼트는 폐배터리에서 최대 95%의 물질을 회수할 수 있는 높은 회수율을 갖춘 공정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리튬 30만 톤, 니켈 22만 톤 생산 체제를 구축해 배터리 소재 매출 4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협약은 아르헨티나 염호 리튬 등 직접 채굴과 더불어 리사이클링을 통한 원료 주권 확보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