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전세계 구리 제련소의 가동률이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구리 광산 기업이 제련소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폭락한 결과다. 구리 가격의 불안정성도 심화할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지구관측 데이터 분석기업 ‘어스 아이(Earth-I)’가 발표한 ‘SAVANT 글로벌 구리 제련 지수’에 따르면, 올해 1월 전세계 제련 설비 비가동률은 14.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보다 2.5%p 증가한 수치다. 특히 1월 비가동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7년 만에 처음이다. 통상 업계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기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란 분석이다.
전 세계 제련 용량의 45%를 차지하는 중국의 비가동률은 7.5%에 불과했다. 반면, 중국을 제외한 지역의 제련 가동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0만 톤 감소해 중국 외 지역의 둔화세가 뚜렷했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의 제련 가동 물량이 전년 대비 85만 톤 이상 급감하며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필리핀의 이사벨 레이테(PASAR) 제련소 폐쇄와 인도네시아 그레식(Gresik) 및 마냐르(Manyar) 제련소의 일시 가동 중단이 주요 원인이다.
남미에서는 칠레와 살바도르 제련소의 굴뚝 붕괴 사고 여파로 10만 톤 이상의 가동 물량 감소가 발생했다. 유럽에서도 제련 가동 물량이 10만 톤 감소했다.
아프리카도 1월 비가동률이 28.4%로 치솟으며 가장 가파른 악화세를 보였다. 다만 콩고민주공화국 내 연산 50만 톤 규모의 카모아-카쿨라(Kamoa-Kakula) 제련소가 가동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 점은 긍정적이다. 이 시설이 본격 가동되면 아프리카 가동 물량은 약 145만 톤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전세계적인 구리 제련 활동 위축은 광산 기업이 제련소에 지불하는 수수료인 제련·정련 비용(TCRC)의 폭락에서 비롯됐다. 중국이 제련 설비 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선 가운데 주요 구리 광산의 생산 차질로 구리 정광 공급이 원활해지지 않게 되자 제련소 간 원료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 결과 TCRC는 톤당 마이너스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칠레 안토파가스타 구리 광산의 경우 중국 제련소와 올 연간 계약 수수료를 0달러에 계약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구리 가격 변동성은 보다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초까지 상승세를 보였던 구리 가격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12일 뉴욕 시장에서 3월 인도분 구리 가격은 전일 대비 3% 이상 하락한 톤당 1만2740달러를 기록했다. 2주 전 기록했던 고점 대비 12% 하락한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