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국내 바이오 산업을 이끄는 주요 기업 수장들이 내년 1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총출동한다. 삼성과 롯데가 나란히 글로벌 무대에 오르며, K-바이오의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운 수주전을 본격화한다. 이번 행사가 한국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28일 JP모건에 따르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오는 2026년 1월 12일부터 나흘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 수뇌부와 투자자들이 대거 집결하는 자리로, K-바이오 수장들이 줄줄이 출격해 해외 파트너십 확대와 신규 수주에 나선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7년 이후 10년 연속 콘퍼런스에 참석한다. 존림 대표는 대표 취임 이후 6년 연속 현장을 찾는다. 메인 무대에서 직접 발표도 나선다. 그는 생산능력,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등을 축으로 한 중장기 CDMO 성장 전략을 제시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32년 제2바이오캠퍼스 완공을 통해 총 132만4000ℓ 규모 초대형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항체·ADC(항체약물접합체)·오가노이드 등으로 모달리티를 다각화하며 초격차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인적분할을 통해 순수 CDMO 체제를 확립한 점도 글로벌 고객사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롯데그룹 역시 바이오 사업 존재감을 키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4년 연속 JP모건 콘퍼런스에 참가, 제임스 박 대표와 장준영 글로벌 BD 부문장 등 경영진이 총출동한다. 여기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도 동행해 직접 글로벌 기업, 투자 기관들과 실무 미팅을 이어갈 예정이다. 롯데는 최근 신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하며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신 부사장은 지난해 참관 성격의 참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올해는 대표 자격으로 글로벌 바이오 산업 동향과 파트너십 기회를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그룹 차원에서 CDMO를 핵심 신성장 동력으로 본격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행보로 해석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와 오는 2027년 가동 예정인 송도 바이오 캠퍼스를 잇는 듀얼 사이트 전략을 앞세운다. 미국 리쇼어링 기조 속에서 공급망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점과, ADC 개발부터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생산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역량을 집중 부각하겠다는 목표다.
업계에선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삼성과 롯데가 각기 다른 강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빅파마와 접점을 넓힐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압도적인 생산 규모와 실적을 앞세운 신뢰의 CDMO를, 롯데는 미국·한국 이원화 생산과 차세대 ADC 역량을 내세운 대안적 파트너 전략을 구사하는 구도다.
K-바이오가 단순 참가를 넘어 수장급이 직접 나서 전략을 설명하는 단계로 진입한 만큼, 내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한국 CDMO 산업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