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 흑연 공급망 재편 속 탄자니아 부상…동아프리카 신규 거점 주목

정제 단계 중국 점유율 80~90% 지속…동아프리카 흑연벨트 주목
매장량 1800만t·개발 파이프라인 확대…탄자니아 존재감 부각

[더구루=정예린 기자] 중국 중심의 배터리용 흑연 공급 체계가 고착화된 가운데 동아프리카 흑연벨트에 속한 탄자니아가 신규 천연흑연 공급지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흑연과 음극재 조달에서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공급 여건을 고려했을 때 중장기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탄자니아 등 신규 공급지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탄자니아의 천연흑연 광산 생산량은 2024년 약 9000톤(t)에서 2030년 3만t대, 2040년에는 약 4만t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흑연 매장량은 약 1800만t으로 추산돼, 중장기 생산 확대 여력을 갖춘 국가로 분류된다.

 

글로벌 흑연 공급망은 정제 단계에서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구조다. IEA는 배터리용 정제 흑연 공급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현재 90% 안팎에 달하며, 2030년 이후에도 80~9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제시했다. 광산 단계에서 천연흑연 생산이 늘어나더라도 정제·가공 역량이 특정 국가에 집중된 구조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같은 공급 구조 속에서 중국 외 천연흑연 공급원으로 동아프리카 지역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탄자니아는 모잠비크·마다가스카르와 함께 이른바 ‘동아프리카 흑연벨트(East African Graphite Belt)’에 속한 국가로, 배터리용 고품질 결정질 플레이크 흑연이 집중 분포된 지역으로 평가된다. 이들 3개국의 흑연 매장량은 약 6900만t으로 전 세계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탄자니아 주요 광상에서 확인된 흑연은 100메시(100 mesh) 이상의 굵은 입자 비중이 높은 고품위 자원으로, 전지용 정제 및 구상흑연(spherical graphite) 생산에 적합한 특성을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단순 원광 수출에 그치지 않고 배터리 소재 단계로의 확장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꼽힌다.

 

개발 파이프라인도 확대되고 있다. 탄자니아 남부와 중부를 중심으로 △마헨게(Mahenge) △린디 점보(Lindi Jumbo) △에판코(Epanko) △부뉴(Bunyu) △칠라오(Chilalo) △나추(Nachu) 등 다수의 대형 흑연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린디 점보는 상업 생산에 진입해 흑연 정광 수출을 시작했으며, 마헨게와 에판코는 중장기 공급 확대의 핵심 후보로 언급된다.

 

정책 환경 역시 공급망 재편 흐름과 맞물려 있다. 탄자니아 정부는 광업법 개정을 통해 대형 광물 프로젝트에 대해 최소 16%의 비희석 무상지분을 확보하도록 하고, 원광 위주의 수출보다는 현지 정제·가공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해 왔다. 흑연은 정부가 지정한 핵심·전략 광물에 포함돼 부가가치화 우선 검토 대상로 분류된다.

 

물류 측면에서는 다레살람 항만을 중심으로 한 수출 인프라와 표준궤철도(SGR) 건설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전력 공급 불안정과 가공 인프라 부족은 흑연 정제·소재 산업 확대 과정에서 제약 요인으로 지적된다.

 

코트라(KOTRA) 다레살람무역관 관계자는 "글로벌 흑연 공급망이 탈중국화를 가속화하는 현 시점에서 탄자니아는 한국 기업이 전략적으로 접근할 만한 신흥 공급지"라며 "다만 인프라·전력·정책 변화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프로젝트 진척도, 장기 오프테이크 구조, 정부 정책의 일관성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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