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멕시코 자동차 시장에서 합산 판매 15만대에 육박하며 판매 기준 ‘빅3’ 제조사로 올라섰다. 그룹 기준 경쟁력이 부각되며 현대자동차그룹의 중남미 핵심 시장 내 입지가 확대되고 있다.
25일 멕시코자동차딜러협회(AMDA)에 따르면 지난 1~11월 누적 기준 현대자동차그룹은 멕시코 시장에서 총 14만9625대를 판매했다. 기아가 10만779대, 현대자동차가 4만8846대를 기록하며 합산 점유율은 약 11%에 달했다.
AMDA 판매 통계는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순위를 산정한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각각 별도로 집계되지만, 동일 그룹 기준으로 합산하면 현대자동차그룹의 판매 규모는 폭스바겐그룹(12만3842대)을 웃돈다.
같은 기간 멕시코 자동차 시장 브랜드별 누적 판매 1위는 닛산으로 24만5182대를 기록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17만6645대로 뒤를 이었고, 폭스바겐은 12만3842대로 3위를 차지했다.
토요타는 11만3774대를 판매하며 4위에 올랐다.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는 기아가 상위 5위권에 포함됐고, 현대차는 중위권에 머물렀으나, 두 브랜드를 합산하면 현대차그룹은 GM·토요타와 직접 비교 가능한 판매 규모를 형성한다.
현대차그룹의 순위 상승은 단일 브랜드 성과가 아닌 이원화된 브랜드 전략의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 전략을 유지하며 수요 기반을 넓혔다. 기아는 디자인과 상품성을 앞세운 공격적인 라인업으로 판매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판매 확대 배경으로 사양 구성 변화가 함께 거론된다. 자동 긴급제동과 차로 유지 보조 등 운전자 보조 기능이 상위 트림에만 머물지 않고 중간 트림까지 적용된 차종이 늘어나면서 상품 구성에서 차별 요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차량 세팅 역시 현지 시장을 염두에 둔 설계라는 분석이 나온다. 멕시코의 도로 여건과 고온 환경을 고려해 서스펜션과 냉방 성능을 강화한 점이 실제 운행 환경에서 체감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격 전략도 경쟁 구도와 맞물려 해석된다. 중국계 브랜드처럼 최저가 경쟁에 나서기보다는 중상단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보증 조건과 기본 사양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가격 대비 상품성에 대한 인식을 관리해 왔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