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대한항공이 델타항공의 정비 자회사 델타 테크옵스(Delta TechOps)와 차세대 단거리 기종 보잉 737 맥스(MAX)의 CFMI LEAP-1B 엔진 정비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항공기 유지보수 협력을 강화했다. 이번 계약은 대한항공의 엔진 운영 안정성을 높이고, 차세대 항공기 운항 효율성을 확보하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인천 영종도 운북지구에 초대형 엔진 정비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한편 싱가포르 ST엔지니어링에 이어 이번 델타 테크옵스까지, 해외 파트너가 보유한 고도의 엔진 정비 능력까지 확보하고 있는 모습이다.
10일 델타항공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델타 테크옵스가 대한항공 737 맥스 기단에 장착된 LEAP-1B 엔진을 대상으로 수행하는 첫 번째 제3자 정비 계약이다. 델타 테크옵스는 △엔진 점검 △수리 △성능 복구 등 전반적인 MRO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한항공으로서는 올해 초 ST엔지니어링과 맺은 LEAP-1B 엔진 관리 MRO에 이어 다양한 파트너와의 안정적인 엔진 유지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대한항공이 자체 MRO 사업을 확대하고 있음에도 ST엔지니어링에 이어 델타 테크옵스와 협력하는 이유는 아직 LEAP-1B 엔진에 대한 정비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항공기 정비 경험이 풍부한 전문 기업과 협력의 틀을 넓히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대한항공은 △PW의 PW4000 시리즈·GTF 엔 △CFMI의 CFM56 엔진 △제너럴일렉트릭(GE)의 GE90-115B 엔진 등 총 6종에 대한 분해조립(오버홀) 정비를 수행하고 있다. 향후 GE의 GEnx 시리즈와 CFMI의 LEAP-1B를 포함해 정비 가능한 엔진 모델을 총 9종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델타 테크옵스는 CFM 인터내셔널이 인증한 전 세계 6곳의 LEAP 엔진 프리미어 MRO 중 하나다. 북미 지역에서는 최초로 독점적인 지위를 획득해 차세대 엔진 지원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유종석 대한항공 안전보건 총괄 겸 오퍼레이션 부문 부사장은 "델타 테크옵스의 세계적 수준의 기술 전문성과 정비 품질을 높이 신뢰하며, 이번 계약을 통해 MRO 전 영역에서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을 기대한다"며 "LEAP-1B 엔진 계약은 차세대 항공기 운항 안전성에서 최고 수준을 달성하겠다는 양사의 공통 목표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또한 LEAP-1B 엔진 MRO 계약은 대한항공 그룹과 델타 테크옵스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지난 2022년 델타 테크옵스는 당시 인수·합병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던 아시아나항공의 보잉 747 및 767 기종에 사용되는 CF6-80C2 엔진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처럼 델타 테크옵스는 35년 이상의 CF6-80C2 엔진 정비 이력을 보유하는 등 이미 한국 항공사와의 정비 경험을 통해 협력 기반을 다졌다.
한편 대한항공은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MRO 사업을 핵심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인천 영종도 신규 부지에 차세대 항공기 정비 시설을 집적하여 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인천 MRO 클러스터 구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국내 정비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 유수 기업과의 기술 제휴도 활발히 확대하고 있다. 미국 프랫앤드휘트니(P&W) 등 글로벌 엔진 제조사들과 부품 정비 MRO 네트워크에 참여·협력을 확대하는 등 차세대 엔진 MRO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