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테슬라가 최신 자율주행 기능 '풀 셀프 드라이빙(Full Self-Driving, FSD) 감독형(Supervised)'을 한국에 공식 도입하며 글로벌 확장 전략의 핵심 시장으로 한국을 지목했다. 이번에 배포된 소프트웨어는 FSD 감독형의 최신 빌드 중 하나인 v14.1.4로, 올해 호주·뉴질랜드에 이어 아시아 시장에서도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최근 배터리 논란으로 흔들린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려는 '반등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IT 전문매체 테슬라라티(Teslarati) 및 국내 테슬라 차량 소유자들에 따르면 23일부터 순차적으로 FSD 감독형 기능이 v14.1.4 버전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국내 테슬라 차량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초기 배포는 모델 X 등 HW4(하드웨어 4.0) 장착 차량을 중심으로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v14.1.4는 글로벌 최신 버전은 아니지만 테슬라가 올해 여러 국가에 확대 적용 중인 주요 업데이트 버전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이번 달 기준 미국·캐나다·중국·멕시코·호주·뉴질랜드에 이어 한국까지 총 7개국에서 FSD 감독형 기능을 제공하게 됐다. 특히 유럽은 엄격한 안전 규제로 출시가 늦어지고 있으나, 테슬라는 네덜란드 차량 당국(RDW)과 협력해 인증 및 면제 절차를 병행하며 진입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FSD 감독형은 테슬라의 운전 보조 시스템 중 가장 진보된 형태로,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 2 수준의 부분 자동화에 해당한다. 차량이 스스로 △가속 △감속 △조향 △차선 변경 △경로 탐색 등 주행의 대부분을 수행하지만, 시스템의 명칭처럼 운전자는 주행 내내 전방을 지속적으로 주시해야 하며 비상시 즉시 운전대를 잡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 시스템은 완전한 자율 주행은 아니며, 법적 운전 책임은 전적으로 운전자에게 남는다.
국내에서는 FSD 감독형 도입이 테슬라의 시장 반전 전략의 중심이라는 평가다. 앞서 지난 12일 테슬라코리아는 공식 X 계정을 통해 'FSD 감독형 다음 목적지: 한국, 곧 출시'라는 영상을 공개하며 기능 도입을 사실상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서울 도심 도로에서 차선 변경·교차로 통과·주차 등을 스스로 수행하는 시연 장면까지 포함되며, 기존 '유령 옵션' 논란을 끝낼 실질적 도입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국내 시장의 환경은 녹록지 않다. 올 한 해 동안 테슬라는 BMS 오류로 인한 배터리 용량 제한 문제와 중고차 가치 하락 등 신뢰성 논란에 직면했다. 지난달 신규 등록대수는 전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고, 일부 차종은 중고 거래가 수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상황 속 FSD 감독형 도입이 기술 혁신을 통한 브랜드 신뢰 회복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완성차 업계에서는 한국을 '핸즈프리·자율주행 기술 경쟁의 시험대'로 보는 분위기다. 같은 시기 한국GM이 '슈퍼크루즈'를 국내 최초 핸즈프리 주행보조 시스템으로 출시한다고 밝히는 등 시장 경쟁도 본격화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