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사실상 메르세데스-벤츠의 모든 차량에 한국 기업의 기술이 탑재돼 있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미래 전략 간담회'에서 "주요 파트너사인 삼성과 LG의 기술이 벤츠 자동차 라인업에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각 분야 최고 파트너와 협력해 고객에 월드클래스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삼성와 LG는 기술에 있어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고 혁신도 깊이 있는 내공 가진 회사들"이라고 평가하며 "(어제 양사 관계자를 만나) '다음은 무엇인가(What’s next)'를 주제로 다음 혁신과 기술이 무엇인지, 어떻게 한계 지평 넘어가며 미래 도약할 것인가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3~4년 이후 계획들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반영하듯 메르세데스-벤츠는 아시아 시장과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1월 1일 서울에 아시아 지역의 구매·공급사 품질과 사업 개발을 총괄하는 거점을 설립한다. 독일에서 축적한 경험을 국내 고객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차량 설계 단계에서 현지 고객 특성을 적극 반영하는 전략적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칼레니우스 CEO는 "25년 전 한국에 공급 서플라이 네트워크를 처음 구축한 이후 서플라이 체계가 성숙 단계에 이르렀다"며 "독일 연구개발(R&D) 및 구매팀과 한국 팀이 통합돼 한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글로벌 수준의 구매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모두가 선망하는 자동차(The world’s most desirable cars)'를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오는 2027년까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40종 이상의 신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순수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동화 기반 내연기관 차량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포함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신차를 출시하고 새로운 기술을 선보인다.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서의 기술 협력과 맞춤형 경험은 이러한 글로벌 전략을 더욱 강화하는 배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칼레니우스 CEO는 "내년에는 기술과 혁신, 신제품 론칭에 집중할 것"이라며 "2026년은 창사 이래 가장 많은 차종을 선보이는 한 해가 될 예정이며, 향후 2~3년 동안 대대적인 신제품 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미래 전기차 라인업 일환으로 4종의 신차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디 올-뉴 일렉트릭 GLC △디 올-뉴 일렉트릭 CLA 등 양산 차량 2종과 △콘셉트 AMG GT XX △비전 V 등 콘셉트카 2종이다.
디 올-뉴 일렉트릭 GLC는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 MB.EA를 적용하고 넓은 실내 공간과 심리스 MBUX 하이퍼스크린을 갖춰 중형 세그먼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디 올-뉴 CLA는 MB.OS를 기반으로 생성형 AI를 적용, 순수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로 출시된다.
콘셉트 AMG GT XX는 AMG 전기 아키텍처 기반 4도어 고성능 스포츠카로, 3축 자속 모터와 F1 영감 배터리를 탑재해 성능과 내구성을 강화했다. 비전 V는 ‘프라이빗 라운지’ 콘셉트의 쇼퍼 드리븐 리무진으로, 밴 전기 아키텍처(VAN.EA) 기반의 미래 플래그십 리무진을 제시하며 디지털 경험과 안락함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칼레니우스 CEO는 전날 삼성, LG, HS효성 등 국내 전략 파트너사 주요 경영진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미래 모빌리티 분야 파트너십을 논의했다. 배터리, 인포테인먼트 등 기존 공급 협력에 이어 새로운 협력 방안에 대한 기대감도 공유됐다.
방한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를 방문해 LG 주요 계열사 CEO들과 만났다. 조주완 LG전자 CEO,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문혁수 LG이노텍 CEO 등 자동차 주요 부품 사업을 담당하는 경영진이 참석했다. 양측은 전동화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구현과 디지털화, 자동화를 통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구축 방안을 논의하고, 배터리·디스플레이·전장 부품 등 분야에서 기술 협력 확대에 뜻을 모았다.
한남동 승지원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주선 삼성SDI 최주선 대표이사 사장, 크리스티안 소보트카 하만인터내셔널 사장 겸 CEO와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양사는 차량용 OLED 디스플레이, 뒷좌석용 태블릿 디바이스 등 핵심 분야에서 차세대 자동차 개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강남구 압구정에 문을 연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을 찾아 딜러 파트너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안성훈 HS효성 대표이사, 노재봉 HS효성더클래스 대표이사 등이 참석해 한국 고객 대상 개인화된 리테일 전략과 미래 비즈니스 협력 방향을 점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