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예지 기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인공지능(AI) 리더 엔비디아(NVIDIA)와 손잡고 반도체 제조 혁신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3D 시뮬레이션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 팹(Smart Fab) 전환을 가속화하며, 현장 중심의 실행력까지 갖춘 디지털 전환 전략을 펼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글로벌 반도체 컨퍼런스 세미콘 웨스트 2025(SEMICON West 2025)에서 진 림(Jin Lim)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엔비디아, ASML 관계자들과 함께 주요 연사로 나선다. 림 부사장은 오는 7일 오후 1시부터 열리는 엔비디아 후원 런치 세션 '생태계 기반 디지털 트윈: 엔비디아 옴디버스로 구현하는 반도체 팹의 혁신(Ecosystem-Connected Digital Twins: Transforming Semiconductor Fabs with NVIDIA Omnivers)'에 발표자로 참여한다. 이 세션에서는 디지털 트윈과 오픈 협업 플랫폼이 반도체 제조 산업에 가져올 변화와 함께, 옴니버스를 중심으로 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공정 최적화 △예지 정비(Predictive Maintenance) 등 실질적인 제조 혁신 사례가 다뤄질 예정이다.
진 림 부사장은 지난 2018년 SK하이닉스에 합류해 차세대 메모리 중심 데이터 플랫폼을 위한 산학협력 기반의 연구 프로젝트를 이끌어왔다. 현재는 SK그룹 미국 법인 주도로 진행 중인 AI 이니셔티브를 이끌며, AI 데이터센터 솔루션과 스마트 제조 분야에서 그룹 전체의 전략 방향을 주도하고 있다. 이번 세미콘 발표 역시 이러한 AI-제조 융합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글로벌 무대 참여에 앞서, 기술 내재화를 위한 실무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7월 엔비디아 엘리트 파트너 리더스시스템즈는 자사 하남 본사에서 SK하이닉스 임직원을 대상으로 옴니버스 기반 디지털 트윈 개발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에 참여한 SK하이닉스 실무진은 실제 반도체 제조 환경에서 디지털 트윈 기술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옴니버스 플랫폼이 제공하는 시뮬레이션 및 협업 기능을 어떻게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집중 학습했다. 실습 중심의 커리큘럼으로 진행된 이번 교육은 현업에 바로 활용 가능한 내용이 중심이 되어,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옴니버스는 생성형 AI와 물리 기반 시뮬레이션 기술을 접목한 실시간 3D 협업 플랫폼으로, 복잡한 산업용 워크플로우를 통합하고 현실과 유사한 가상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제조사는 제품 설계부터 생산, 품질관리,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옴니버스를 통해 제조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단순한 개념 도입을 넘어 실무 중심의 실행과 조직 내 역량 강화로 이어지는 디지털 전환 전략을 실현 중이다.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스마트 팹 구축을 본격화하면서,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