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글라스, 인도네시아 정부 지원 미흡 '공개 질타'

"산업용 가스 MMBtu당 6달러 약속했지만 9.5달러 계약"
정부는 ‘성공 사례’ 홍보했지만…항만 지연·지원 차질에 불만

[더구루=정예린 기자] KCC글라스가 인도네시아 정부의 약속 불이행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저렴한 산업용 가스 가격과 물류 인프라 제공 등 초기 투자 유치시 제시된 지원책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이행을 촉구했다. 

 

23일 인도네시아 티르토, 포조크바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린토코 우토모 KCC글라스 인도네시아법인 대외협력 담당 디렉터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산업단지 협회(HKI)' 행사에서 "정부는 산업용 가스를 MMBtu(100만BTU 열량 단위)당 최대 6.5달러에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며 "하지만 실제론 작년 9.5달러에 계약을 체결했고, 이는 약속한 가격보다 50%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2020년 투자를 결정했을 당시 △80년간의 토지 임대 △완비된 산업단지 시설 △MMBtu당 6달러 수준의 산업용 천연가스 요금 보장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며 "처음엔 굉장히 매력적인 투자 제안처럼 보였지만, 실제 계약 과정에서는 마치 '협박당한 기분'이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KCC글라스는 정부가 수출 중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한정 적용하는 '특정 산업용 저가 천연가스 요금(HGBT)' 혜택을 받지 못했다. HGBT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보장하는 정책 요금으로, MMBtu당 6.5달러 수준이다.

 

KCC글라스는 이후 단 2개월간 HGBT를 한시적으로 적용받은 뒤, 투자부·산업부·에너지광물자원부(ESDM) 간 협의 끝에 2025년부터 향후 5년간 HGBT 적용을 확정받았다. 현재는 약속된 MMBtu당 약 6달러의 요금이 적용되고 있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KCC글라스를 HGBT 적용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홍보해 왔다. 수출 중심 제조업체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저가 가스 적용을 받은 사례로 부각시키며 외국인 투자 친화 정책의 상징처럼 활용한 바 있다. <본보 2025년 2월 9일 참고 KCC글라스, 인도네시아 HGBT 적용 대표사례 꼽혀>

 

변종오 KCC글라스 사장도 지난 4월 메르데카 대통령궁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주최로 열린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HGBT 적용 확대를 요청한 바 있다. 향후 예정된 증설 투자에 대비해 가스 수급 조건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본보 2025년 4월 29일 참고 KCC글라스, 인니 정부에 '공장 증설 대비' 산업용 천연가스 지원 요청>

 

가스 가격뿐 아니라 물류 인프라 문제도 지적했다. 당초 2023년 12월 완공 예정이었던 바탕항(Batang Port)이 아직도 운영되지 않고 있어 KCC글라스는 공장에서 불과 2km 떨어진 항구 대신, 70km 거리의 세마랑 탄중 마스 항구를 이용해 원자재를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우토모 디렉터의 설명이다. 

 

우토모 디렉터는 "바탕항을 완공해 물류 문제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지원해 달라"며 "우리가 증설을 결정한 것은 인도네시아 제조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는 뜻이며, 현재 불거진 문제들을 조속하게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실제 KCC글라스는 불만을 제기하면서도 인도네시아 현지 투자 철회 없이 지속적인 사업 확대를 예고했다. 회사는 바탕 유리 공장의 2단계 증설을 추진 중으로, 약 10조 루피아(약 8380억원)를 투입해 자동차용과 생활가전용 유리 생산 설비를 신설할 예정이다. 목표 가동 시점은 2027년 4월이다.

 

KCC글라스는 지난 2021년 약 3억 달러를 투자해 중부 자바 바탕산업단지에 46만㎡(약 14만 평) 크기의 유리 공장을 착공했다. 작년 10월 완공하고 용융로에 첫 불씨를 넣는 화입식 행사를 개최했다. 용융로 가열 기간 등을 거쳐 같은해 12월부터 본격적인 판유리 상업 생산에 돌입했다. 현재 1개 생산라인을 가동 중이다. 

 

인도네시아 공장은 KCC글라스의 KCC글라스의 첫 해외 거점기지다. 연간 약 44만 톤(t)의 건축용 판유리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루 최대 생산량은 1200t에 달한다. KCC글라스는 단계적으로 추가 투자를 단행해 공장을 증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종합 유리 클러스터'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