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화그룹이 노르웨이 'REC실리콘'의 대출 만기를 지원했다. 긴급 자금을 수혈한 데 이어 만기 연장을 위한 보증자로 나서며 REC실리콘을 살리고자 애쓰고 있으나 현금흐름이 회복되려면 갈 길이 멀어 보인다.
REC실리콘은 16일(현지시간)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으로부터 5000만 달러(약 680억원)의 대출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최대 주주인 한화솔루션(약 21.34%)이 보증했고, 만기일은 2026년 6월 30일이다.
REC실리콘은 주력 사업인 폴리실리콘을 접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약 4조원에 다하는 물량을 한화솔루션 조지아 공장에 납품하려 했으나 품질 인증에서 막혔다. 폴리실리콘 출하에 실패하며 결국 미국 공장 생산을 멈췄다. 공장 폐쇄 여파로 REC실리콘은 자본잠식에 빠졌고 대출 상환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REC실리콘은 자금 조달과 함께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실란가스 사업에 역량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실란가스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등에 쓰이는 특수 가스다. REC실리콘은 워싱턴주 모지스레이크와 몬태나주 뷰트에서 연간 3만 메트릭톤(MT) 이상의 실란가스를 생산해왔다. 조달 자금을 활용해 뷰트 공장의 생산을 최적화하고,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했던 모지스레이크 공장의 재가동에 나선다.
REC실리콘이 기댈 곳은 한화가 사실상 유일하다. 한화는 ㈜한화 12%를 포함해 총 33.34%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로 REC실리콘의 정상화를 지원하고 있다. ㈜한화의 미국법인 '한화 인터내셔널'은 작년 11월 2500만 달러(약 340억원) 규모 단기 대출을 제공했다 지난달에는 한화글로벌아메리카(Hanwha Global Americas Corporation)가 추가로 1000만 달러(약 140억원) 규모 무담보 단기 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본보 2025년 5월 28일 참고 한화, '자본잠식' REC실리콘 긴급 자금 지원>
한화는 공개매수에 참여해 지분 100% 인수를 추진 중이다. 약 1270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최대주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한편, ㈜한화 글로벌부문의 특수 가스 사업과 시너지를 기대한 조치다. 하지만 당장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있어 REC실리콘의 정상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REC실리콘 측은 "대주주인 한화의 지속적인 지원이나 추가 자본 조달 없이 올해 부채 상환과 현금흐름 요건을 충족 할만한 충분한 현금을 확보할 수 없다"며 "이번 대출 연장 외에도 한화 또는 기타 자본 조달처를 통해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자금 조달 옵션을 지속 검토하고 있으나 그 시기와 실현 가능성은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