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이 중국에서 현대차그룹, 금호석유화학, ,싱가포르 스태츠칩팩 등 국내외 파트너사와 전략적 동맹 결실을 맺고 있다. 차세대 메모리부터 배터리까지 신성장동력 사업을 위한 주요 특허를 잇따라 확보하며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며 미래 산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는 모습이다.
4일 중국 국가지식산권국(CNIPA)에 따르면 CNIPA는 지난 5월 한 달간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메디슨 등이 2019년부터 올 2월까지 출원한 특허 787건을 승인했다. 작년 동월(735건) 대비 약 7%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314건을 확보하며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디스플레이(266건) △삼성전기(89건) △삼성SDI(115건) △삼성물산(1건) △삼성메디슨(1건) △삼성생명공익재단(1건) 순이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전체 승인 특허의 약 70% 이상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패키징, 자성 메모리, AI 회로, 차량 데이터 보안 등 미래 산업을 겨냥한 기술을 다수 확보했다. 해외 파트너사는 물론 국내외 대학교와 손잡고 공동 개발을 추진하며 산학계 간 동맹 전선을 확인했다. 핵심 부품과 기술의 국산화와 공급망 내재화를 동시에 추진, 안정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싱가포르 '스태츠칩팩(STATS ChipPAC)'과는 반도체 패키지 관련 특허를 3건 이상 공동 출원하며 긴밀한 협력 관계를 드러냈다. 스태츠칩팩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전문 기업이다. 2015년 중국 국유기업인 JCET에 인수된 뒤 중국 내 후공정 핵심 업체로 자리잡았다. 스태츠칩팩은 삼성전자의 ‘최우수 공급업체'와 ‘에코 파트너'로 인증받는 등 주요 파트너로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스태츠칩팩은 '반도체 패키징 및 그 제조 방법(특허번호 CN120015721A)'이라는 제목의 특허를 승인받았다. 이 특허는 칩과 기판을 연결하는 중간 인터포저 구조와 접합 공정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중간재와 반도체 칩 사이에 상·하부 UBM(하부 금속 배선) 패드 및 연결 구조물이 포함되고 연결 구조물이 중간재 측면까지 접촉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고속 신호 전달과 안정적인 열 제어가 가능,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고성능 패키징에 활용될 수 있다.
양사는 △보강 부재를 포함하는 반도체 패키지(특허번호 CN120015729A) △반도체 패키지(특허번호 CN119993948A)도 확보했다. 전자는 패키지 구조 내부에 기계적 안정성을 높이는 보강층을 삽입, 고집적화와 박형화가 동시에 요구되는 차세대 칩 설계에 유용한 구조를 제시한다. 후자는 인쇄회로기판(PCB) 위에 설치되는 반도체 칩 보호용 상부 패키지와 몰딩층, PCB 가장자리와 접촉해 내구성을 강화하는 강화재 구조에 대한 특허로, 이는 반도체의 신호 전달과 열 관리를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삼성전자는 자성 메모리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스탠퍼드대학교와 공동으로 '양방향 스핀 궤도 토크 기반 M램(MRAM) 및 그 제조 방법(특허번호 CN120019747A)' 특허도 출원했다. 자성층 사이에 흐르는 스핀 전류를 활용해 읽기와 쓰기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로, AI 반도체 등 저전력 고속 연산이 필요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스핀-궤도 토크 자기저항 메모리(SOT-MRAM)의 설계와 제조 방법을 다루며, 빠른 속도와 낮은 전력 소비를 가능케 해 차세대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를 승인받으며 상용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주요 파트너사인 현대·기아차, 금호석유화학과 공동 개발 특허 결과물이 공개되며 협력 시너지가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SDI와 현대·기아차가 함께 지난 2023년 출원한 '고체 전해질 및 그 제조 방법(특허번호 CN119948665A)'이라는 제목의 특허는 고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전고체 배터리 셀 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양사는 작년 3월에도 CNIPA로부터 고체 전해질에 대한 특허를 승인받은 바 있다. 당시 삼성SDI와 현대차그룹 간 기술 개발 파트너십 현황이 처음으로 확인됐었다. 두 특허 모두 2023년에 출원했지만 당국의 승인 시점에서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본보 2024년 5월 8일 참고 [단독] 이재용·정의선 '배터리 동맹' 결과물, 中서 첫 공개>
금호석유화학과 공동 개발한 '고체 전해질막, 그 제조 방법 및 이를 포함하는 전고체 이차전지(특허번호 CN120015904A)'라는 제목의 특허에 대한 소유권도 확보했다. 이 특허는 고체 전해질막의 이온 전도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신소재 배합 기술을 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삼성SDI까지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들과 손잡고 배터리 소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본보 2024년 8월 2일 참고 [단독] LG엔솔·금호석화 공동개발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 특허 중국서 공개>
삼성디스플레이는 국내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업체 '이엔에프(ENF) 테크놀로지(이하 이엔에프)'와 공동 연구개발 성과를 냈다. 양사가 출원한 '스트리퍼 조성물 및 스트리퍼 조성물을 이용한 패턴 형성 방법(특허번호 CN119937261A)'이라는 제목의 특허는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포토레지스트(감광막)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박리제 조성물과 이를 이용한 패턴 형성 방법을 담고 있다. 이 조성물은 아민 화합물, 다이올 화합물, 특정 부식 억제제 등을 포함해 하부막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우수한 제거 성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엔에프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론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BOE, 샤프 등 국내외 글로벌 전자 기업들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OLED 라인에 다양한 화학 소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은(Ag) 에천트를 납품하며 삼성디스플레이의 공급망 국산화에 일조했다.
이밖에 삼성디스플레이는 △발광 디스플레이 장치(특허번호 CN120051153A) △디스플레이 장치, 그 제조 방법 및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특허번호 CN120076598A) 등 증강현실(XR)용 디스플레이 기술을 포함한 특허를 확보했다. 삼성전기는 △탄탈 콘덴서(특허번호 CN120072528A)’, △다층 전자부품(특허번호 CN120032995A) △카메라 모듈 및 조리개 모듈(특허번호 CN120044735A) 등을 승인받으며 중국 내 탄탄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