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길소연 기자] 장금상선이 중고 벌크선 7척을 매각한다. 장금상선은 유조선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벌크 선단을 축소한다. 미국을 비롯해 주요국 원유 소비량이 늘고 러·우크라이나 전쟁과 홍해 사태 등으로 장거리 운송 수요가 증가하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자 장금상선도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30일 노르웨이 해운전문지 '트레이드윈즈(Trade Winds)'에 따르면 장금상선은 중국 선박 금융계 큰손인 중국교통은행(中國交通銀行) 산하 뱅크 오브 커뮤니케이션 파이낸셜 리징(Bank of Communications Financial Leasing, BoComFL)에서 임대한 4척을 포함해 7척의 벌크선을 매물로 내놓았다.
선박을 매각하면 장금상선의 벌크선 선단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파나막스급 시장 점유율이 크게 감소한다.
장금상선의 벌크선 서비스는 우량 화주와의 장기운송계약과 재무건전성, 적극적인 시장 개척의 노력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했다. 세계 최초로 유조선을 광석 전용선으로 개조해 만재선적 수송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장금상선은 유조선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벌크선 선단을 축소한다. 장금상선은 홍해 사태와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 여파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수요가 늘자 유조선 선대를 확충하고 있다. <본보 2024년 4월 9일 참고 장금상선, '귀한 몸' 유조선 선대 확충>
장금상선은 작년 초 노르웨이 선사 프론트라인(Frontline)으로부터 선령 14 ·15년인 VLCC 5척을 2억5800만 달러(약 3700억원)에 매입했다. 이어 그해 4월 벨기에 선사 유로나브(Euronav)로부터 4척도 구매하며 VLCC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작년 초 기준 대서양 항로에 투입되며 단기 계약으로 용선할 수 있는 글로벌 VLCC 선박 28척 중 12척이 장금상선 소유였다.
장금상선은 원자재 거래 대기업 트라피규어(Trafigure)와 협력해 유조선 운영 규모도 늘린다. 트라피규어와 합작사 '럭키 마린타임(Lucky Maritime)' 출범해 VLCC 시장에 가세한다. <본보 2025년 4월 23일 참고 [단독] 장금상선·트라피구라 합작사 '럭키 마린타임' 공식 출범...VLCC 운영 통합>
장금상선은 그동안 VLCC 등 탱커 신조 발주와 중고선 매입 후 계열사인 △장금마리타임 △시노코페트로케미컬 △흥아해운 등을 통해 유조선을 운용해왔다. 이번 합작사 출범을 계기로 트라피구라와 VLCC 사업에 폭넓게 협의하며 VLCC 활용을 확대하고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