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러시아가 자국 최대 희토류 매장지 '톰토르(Tomtor)'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22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석유 기업 '로스네프트 PJSC(Rosneft PJSC)'가 시베리아 지역 톰토르 희토류 광산을 인수했다.
이 광산은 국방과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전략 광물 확보를 위한 러시아의 핵심 프로젝트로, 약 1억4500만 톤의 광석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모나자이트, 파이로클로르, 니오븀, 스칸듐 등 고부가가치 원소가 다량 포함돼 있으며, 희토류의 경우 100년 이상 채굴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운영은 로스네프트 자회사 '보스토크 엔지니어링(Vostok Engineering)'을 통해 이뤄진다. 로스네프트는 지난 20일 보스토크의 지분 100%를 확보했다. 로스네프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고르 세친이 이끌고 있다.
톰토르 개발은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로 기술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지연됐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개발 지연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하며 "외부 투자자 유치 또는 국가 주도로 조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앞서 러시아는 오는 2030년까지 15억 달러를 투자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희토류 생산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러시아의 희토류 매장량은 380만 톤으로, 전 세계 5위 수준이다. 러시아는 5년 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12%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평화 협상 국면에 접어들 경우, 톰토르 프로젝트가 미국과의 전략 광물 협력 기회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로스네프트의 이번 행보는 전통 석유 기업이 전략 광물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세계적 추세와 맞물려 있다. 미국 최대 석유사 '엑슨모빌(ExxonMobil)'은 자국에서 직접 리튬 추출(DLE) 기술을 활용한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미국 '셰브론(Chevron)'과 '옥시덴탈(Oxy)'도 리튬 산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인도 광물자원 기업 '베단타(Vedanta)', 중국 광산기업 '지진광업그룹(Zijin Group)' 등과 채굴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월에는 사우디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Aramco)'와 국영 광산기업 '마덴(Ma’aden)'이 리튬 생산 확대를 위한 공동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