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농심과 삼양식품이 미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올해 K-라면이 수출액 10억달러를 돌파하며 최전성기를 맞은 가운데 농심 신라면·너구리,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등이 K라면 세계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농심, 삼양식품 등 국내 라면업계는 올해 '글로벌 보폭 확장'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성장 정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내수 시장의 돌파구로 해외 시장을 지목하며 해외 생산 인프라를 늘리고 수출 국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13일 뉴욕타임즈가 운영하는 전문 리뷰 사이트 와이어커터(Wirecutter)가 발표한 '최고의 인스턴트 라면' 명단에 농심 신라면·너구리,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등이 '최고의 매운맛 라면'으로 선정됐다. 와이어커터는 △맛 △식감 △편의성 등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우수 제품 명단을 작성했다.
신라면 블랙은 소와 돼지뼈 육수가 들어있어 오리지널 신라면에 비해 맛이 풍부하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소고기, 버섯, 대파 등의 건더기가 듬뿍 들어있고, 면발이 쫄깃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거론됐다. 신라면 건면은 유탕면이 들어간 다른 신라면 제품에 비해 맑은 국물과 버섯·양파·마늘 등 건더기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너구리는 '최고의 해산물 라면'으로 뽑혔다. 다시마가 들어간 너구리 국물이 해산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다른 농심 라면에 비해 굵고 쫄깃한 면발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농심 짜파게티와 조합해 조리하면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켰던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이색 라면 '짜파구리'를 즐길 수 있어 다양한 미식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삼양식품 4가지치즈불닭볶음면·짜장불닭볶음면은 '최고의 극단적 매운맛 라면' 명단에 나란히 포함됐다. 4가지치즈불닭볶음면은 치즈의 풍미가 불닭볶음면의 강력한 매운맛을 중화시켜줘 불닭볶음면 입문자가 도전할 만한 라면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짜장불닭볶음면은 매운맛을 상쇄하는 단맛과 짠맛이 어우러진 짜장의 풍미, 쫄깃한 식감의 면발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신라면·불닭볶음면 등 농심과 삼양식품 간판 라면이 연달아 미국 매체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양사 북미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음식 전문지 본 아페티(Bon Appétit)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최고의 인스턴트 라면' 순위에서 불닭볶음면은 2위, 신라면은 5위에 각각 올랐다. 특유의 매운맛, 높은 활용도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본보 2024년 9월 27일 참고 삼양식품 불닭·농심 신라면, 美 음식 전문지 선정 '글로벌 최고의 라면'>
양사는 생산역량 제고를 통한 북미 등 글로벌 사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심은 지난 2022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쿠카몽가에 제2공장을 설립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녹산 수출전용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녹산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 기존 미국(약 10억개), 중국(약 7억개)에 더해 연간 약 27억개 글로벌 라면 공급 역량을 갖추게 된다. 이를 토대로 북미에 이어 남미·유럽·아프리카·오세아니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올해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경상남도 밀양시 북부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 밀양 2공장을 세우고 있다. 연간 5억6000만개 라면 생산역량을 보유한 해당 공장을 미주 시장을 위한 생산기지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22년 밀양 1공장 완공 2년 만인 지난해 밀양 2공장 건설의 첫삽을 떴다. 중국 상하이 위성도시 자싱시 내 식품산업단지 내 현지 공장 설립 프로젝트에도 착수하며 글로벌 생산 능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오는 2027년 중국 공장 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와이어커터는 "오리지널 신라면이 인스턴트 라면의 클래식이라면 신라면 블랙은 보다 맛이 뛰어난 프리미엄 버전이며, 신라면 건면은 국물이 덜 기름지다"면서 "4가지 치즈불닭볶음면은 불닭볶음면에 호기심을 지니고 있는 경우 처음 시도해보기 좋은 제품"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