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카자흐스탄이 미국에 핵심 광물을 공급할 준비가 됐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풍부한 자원을 활용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본격적으로 입지를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나트 샤를라파예프 카자흐스탄 산업건설부 장관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무역사절단과의 면담에서 "카자흐스탄이 미국에 핵심 광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샤를라파예프 산업건설부 장관은 "카자흐스탄이 최근 'MSP(핵심 광물 안보 파트너십)' 정회원국으로 가입해 핵심 광물과 금속의 글로벌 공급망 보안에 기여할 준비가 됐다"며 "다양한 광물 자원과 인프라, 인적 자본, 높은 역량, 발전된 미드스트림 산업 등 필요한 모든 전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MSP는 미국이 주도하는 공급망 다자협력 파트너십으로, 리튬·흑연·니켈·희토류 등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과 다변화를 목표로 지난 2022년 6월 출범했다. 현재 유럽연합(EU)과 한국·미국·영국·일본·캐나다·스웨덴·프랑스·호주·핀란드·독일·노르웨이·이탈리아·인도·에스토니아 등 14개국이 참여 중이며, 카자흐스탄도 합류했다.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희토류 금속의 지속 가능한 채굴·탐사·개발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카자흐스탄 광업의 효율성·환경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 기술 도입 방안도 공유했다. 광업·산업 분야의 투자 기회와 인프라 프로젝트 협력 가능성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카자흐스탄은 37종의 금속 광물과 65종의 비금속 광물을 보유한 국가로,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이다. 지난 2022년 기준 석유 확인 매장량은 300억 배럴로, 세계 12위(점유율 1.7%)에 해당한다. 카자흐스탄은 멘델레예프 주기율표상의 대부분 원소를 보유하고 있어 미국과 EU의 핵심 광물 목록(KCM)에 포함된 광물 대부분을 공급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샤를라파예프 장관은 "카자흐스탄은 미국의 KCM에서 50개 중 21개의 원소, EU의 KCM 목록에서는 34개 중 19개의 광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국가가 이렇게 다양한 CMP(핵심 광물 프로그램) 목록을 다루지 못하며, 일부 국가들은 몇 가지 품목만 공급하는 데 그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은 지난 2월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과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C5+1 핵심 광물 대화'를 출범시켰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중국의 '희귀 광물 무기화'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제안한 협의체다.
최근 카자흐스탄은 전기차 배터리용 핵심 광물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EU, 영국과 핵심 광물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전기차 배터리용 광물로 수요가 증가하는 리튬과 코발트, 망간, 니켈, 흑연 등의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는 물론 지난해 재가공을 시작한 전기차 배터리용 황산망간 시장 지분 10%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