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려는 일본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다. 기관 투자자 비중이 높은 미국 IPO(기업공개) 시장 상황과 함께 새로운 기술에 개방적인 분위기 등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스타트업들은 닛케이 주가 지수가 수십 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일본보다 미국 상장을 선호하고 있다.
일본 프롭테크(Prop-Tech) 스타트업 SYLA는 나스닥 IPO를 통해 1500만 달러(약 195억 원)를 모금했다. SYLA의 시가총액은 현재 1억7500만 달러(약 2280억 원)로 도쿄증권거래소(TSE) 스타트업 성장 시장에 상장된 530개 업체 중 80위를 기록 중이다.
SYLA 관계자는 “미국 투자자들은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데 높은 이해력과 개방성을 갖고 있다”며 “반면 일본 투자자들은 우리의 새로운 기술에 대해 좋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여전히 일본에서 자본을 조달하지 못할 위험에 처해 있다”며 “미국에서는 신생 기업에 초점을 맞춘 투자 펀드가 우리가 원하는 바를 잘 듣고 지원해준다”고 덧붙였다.
IPO 시장 환경도 일본 스타트업들이 미국을 찾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일본 노무라 리서치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미국 IPO 시장 거래에서 70%는 기관 투자자들에 의해 이뤄진다. 반면 일본 IPO 시장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으며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은 낮은 상황이다.
일본 내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일본의 IPO 중개 기업들은 더 많은 개인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IPO 가격을 낮추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가격이 공정하게 설정됐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며 상장을 원하는 스타트업들에게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국내 스타트업들의 미국 상장 러시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쿠팡이 있다. 쿠팡은 지난 2021년 3월 IPO를 통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야놀자도 지난해 상장을 추진한 바 있지만 IPO 시장이 경색되면서 상장 시점을 조율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