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한아름 기자] 국내 디지털 의료 기업의 베트남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베트남 정부와 민관 상호 협력에 따라 베트남 시장 진출의 포문이 열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의료기업이 베트남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이엘케이와 웨이센 등 국내 디지털 의료 업계 관계자들이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과 한국 경제사절단으로 베트남을 찾으면서 시장 물꼬를 틔었다는 평가다.
국내 기업들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파트너사 모집'이라는 전략을 펼쳤다.
제이엘케이는 베트남 기업(VinBigData)과 인공지능(AI) 의료 솔루션 공동 개발에 나섰다. 현지 병원에 뇌졸중 진단 AI 솔루션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웨이센은 보건산업진흥원 시범사업을 통해 베트남 종합병원에 AI 기반 위·대장내시경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웨이메드 엔도)를 설치했다.
국내 업계가 베트남 디지털 의료 시장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아서다. 현재 베트남 의료 서비스는 열악한 편이다. 환자를 돌볼 의료 인력도 없는 데다 병원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다. 하노이·호찌민 같은 대도시가 아니라면 병원이 멀리 있어 제때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디지털 의료는 내원할 필요가 없는 데다 의료 비용도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에 열악한 의료 환경을 극복한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시장 전망이 밝다. 2027년 베트남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5억5220만달러. 2년 내 연평균 성장률은 29.6%에 달한다. 의료기기 시장도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4년간 베트남 의료기기 시장이 연평균 8.76%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0년부터 5년간 연평균 10.5% 성장률을 기록, 2025년엔 25억7500만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추산된다.
고품질 의료 서비스를 원하는 중산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수입이 늘어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2010년부터 9년간 베트남 1인당 의료비 지출액은 연간 9.92% 늘었다. 중산층도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 조사기관 월드데이터랩(World Data Lab)은 2030년까지 베트남에 2320만명이 중산층에 합류해 중산층 비중이 인구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 정부 또한 국내 의료·바이오 기업에 호의적인 만큼 약진에 무게감이 실린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신규 의료기기 법령 제정 △의료 부문 투자 유치 △보건의료 예산 지원 △관세율·부가가치세 감면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았다. 호찌민시도 의료기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